“AI보다 전화국 부지”…박윤영의 KT, ‘AICT 전환’ 왜 이리 더딜까 [더게이트 포커스]
박윤영 KT 대표(작은 사진)와 KT 광화문 이스트 사옥(사진=KT)박윤영 KT 대표(작은 사진)와 KT 광화문 이스트 사옥(사진=KT)

[더게이트]

KT가 ‘AICT’(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 기업 전환을 미래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지만 실적에서는 AI 사업의 가시적 성과보다 기존 부동산 자산의 기여가 더 부각되며 본업 경쟁력에 경고등이 켜졌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아온 B2B(기업간거래) 사업은 역성장한 반면, 부동산 개발과 호텔 사업을 담당하는 KT에스테이트가 실적 방어에 힘을 보태면서 수익 구조 재편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AI 데이터센터(AIDC)를 중심으로 가시적인 실적 성장을 입증하면서 KT를 향한 증권가의 시선이 차갑게 식고 있다.

이로써 조직 슬림화와 사업 재정비를 목표로 새롭게 출범한 박윤영 대표 체제가 AICT 전략의 실효성을 실적으로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본업 부진 속 빛바랜 AICT

한때 AICT 혁신기술을 선보였던 KT ‘월드 IT쇼 2024’ 부스 조감도(사진=KT)한때 AICT 혁신기술을 선보였던 KT ‘월드 IT쇼 2024’ 부스 조감도(사진=KT)

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6조7784억원, 영업이익은 482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9.9%나 감소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무엇보다 AI와 IT 서비스가 포함된 핵심 B2B 사업 부문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해당 부문 매출은 87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다. 대형 인프라 구축 사업 종료와 저수익 사업 구조조정의 여파가 반영된 수치다.

KT는 MS(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력, AX(AI 전환) 사업 확대 등을 통해 AICT 기업 전환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단기 수주를 넘어 실질적인 매출과 이익 기여로 이어지는 본격적인 수익 창출 단계에는 진입조차 못한 게 현실이다.

‘실적 방어막’ 된 부동산 자산

둔산 엘리프 더센트럴 투시도(사진=KT)둔산 엘리프 더센트럴 투시도(사진=KT)

본업의 부진을 일부 만회한 것은 과거 한국전기통신공사 시절부터 확보해온 전국 주요 전화국 부지 등 유휴 부동산 자산이었다.

KT에스테이트는 대전 KT인재개발원 부지 개발 사업인 ‘둔산 엘리프 더센트럴’의 분양 수익 인식과 호텔 사업 호조에 힘입어 1분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72.9% 증가한 237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나증권 분석에 따르면, 대전 인재원 분양 관련 영업이익 기여 규모는 약 380억원 수준에 달했다.

이처럼 부동산 사업이 그룹 전체 실적 하락폭을 일부 완화하는 역할을 했지만 통신과 AI 등 본연의 사업 수익성 둔화를 상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결국 1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AI 사업의 성과보다 부동산 자산의 기여가 더 두드러졌다. AICT 전략이 아직 본격적인 수익 구조 변화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AI 경쟁력 입증, 새 리더십 시험대

KT 로고(사진=KT)KT 로고(사진=KT)

이제 업계의 이목은 이제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박 대표의 행보에 쏠리고 있다.

박 대표는 취임 이후 조직 슬림화와 사업 우선순위 재정비 작업에 착수하며 체질 개선을 예고했다. 최근 KT는 AI·기술 부문 일부 핵심 임원이 회사를 떠나고 조직 개편이 진행되는 등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물론 현재까지 KT가 AICT 전략을 공식적으로 수정하거나 폐기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나, AICT 기조 자체보다는 사업 우선순위와 실행 방식에 심상치 않은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경쟁사들의 발 빠른 행보는 KT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SK텔레콤은 1분기 AIDC 사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9.3% 증가한 1314억원을 기록했고, LG유플러스 역시 31.0% 늘어난 1144억원의 AIDC 매출을 달성하며 AI 인프라 사업의 성장성을 숫자로 입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은 더 이상 비전 선포가 아닌 실제 재무적 성과를 요구하고 있다”며 “박 대표 체제 아래서 AICT 전환이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수익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가시적 성과를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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