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만에 또 캐나다행…강훈식 특사단 띄워 60조 잠수함 수주 총력전 [더게이트 이슈]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달 31일 전략경제협력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캐나다를 방문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는 모습(사진=강훈식 비서실장 페이스북)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달 31일 전략경제협력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캐나다를 방문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는 모습(사진=강훈식 비서실장 페이스북)

[더게이트]

정부가 약 60조원 규모로 평가되는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 수주를 위해 전방위 총력 지원에 나섰다. 강훈식 청와 비서실장이 전략경제협력 특사 자격으로 캐나다를 방문한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와 방위사업청까지 가세하며 막판 지원전에 화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특히 강 실장이 지난 1월에 이어 약 4개월 만에 다시 캐나다행 비행기에 오르면서 이번 사업을 둘러싼 정부 차원의 지원 강도 역시 정점을 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전이 단순한 잠수함 도입 계약을 넘어 대한민국 방위산업의 북미 시장 진출 여부를 가를 치열한 상징적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캐나다 잠수함 사업은 지난해부터 국내 방산업계가 가장 공을 들여온 해외 수주전이다. 캐나다 정부는 노후화된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대체하기 위해 차세대 잠수함 도입을 추진해왔으며, 지난해 한국과 독일을 최종 후보군으로 압축했다. 지난 4월 최종 제안서 제출까지 마무리지으면서 현재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둔 막바지 단계에 진입했다.

실전 검증 마친 K-잠수함

정승균 한화오션 특수선해외사업단장 부사장(왼쪽)이 빅터 피델리 온타리오주 경제개발부 장관에게 최신예 잠수함인 KSS-III 모델을 소개하고 있다.(사진=한화오션)정승균 한화오션 특수선해외사업단장 부사장(왼쪽)이 빅터 피델리 온타리오주 경제개발부 장관에게 최신예 잠수함인 KSS-III 모델을 소개하고 있다.(사진=한화오션)

2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캐나다는 최대 12척 규모의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을 진행 중이다. 잠수함 건조와 향후 수십 년간 이어질 유지·보수·정비(MRO)를 포함한 총사업비는 최대 60조원 수준에 달한다.

현재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으로 구성된 ‘팀 코리아’는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와 외나무다리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단 한국이 기술 경쟁력과 사업 수행 능력 측면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국은 해군이 실전 운용하며 신뢰성을 입증한 장보고-Ⅲ(KSS-Ⅲ) 기반 잠수함을 제안했다. 최근에는 3000톤급 도산안창호함이 태평양을 횡단해 캐나다 해군기지에 입항하며 장거리 작전 능력을 시각적으로 증명하기도 했다.

여기에 한국 측은 2035년까지 4척을 우선 인도하고 이후 순차적으로 물량을 공급하는 파격적인 납기 계획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독일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라는 전통적 유대를 내세우고 있으나, 실전 검증과 적기 납품 능력 면에서는 한국의 경쟁력이 한발 앞서 있는 상황이다.

승부처 된 산업협력 패키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캐나다 데이비조선소 오타와 사무소를 방문한 박용열 HD현대중공업 함정사업본부장(오른쪽)과 제임스 데이비스 데이비조선소 최고경영자(CEO)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HD현대중공업)지난달 26일(현지시간) 캐나다 데이비조선소 오타와 사무소를 방문한 박용열 HD현대중공업 함정사업본부장(오른쪽)과 제임스 데이비스 데이비조선소 최고경영자(CEO)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HD현대중공업)

다만 이번 수주전은 단품 무기의 성능 경쟁을 넘어 파격적인 산업 협력 패키지 대결 양상으로 확산되는 흐름이다.

캐나다 정부는 잠수함 자체의 작전 성능뿐 아니라 자국 경제 기여도와 산업적 파급효과를 핵심 평가 요소로 설정했다. 실제로 사업 초기부터 현지 산업 참여율과 일자리 창출 효과를 입증하라고 한국 측에 요구해왔다.

이에 따라 한국은 잠수함 기술 이전을 넘어 우주·방산·수소·에너지 분야까지 망라하는 전방위 협력 패키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한화오션은 조선·방산·자동차·에너지·우주항공 분야에서 100개 이상의 캐나다 현지 기업 및 기관과 촘촘한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또한 현지 생산과 공급망 참여, 인력 양성을 포함한 구체적인 청사진도 캐나다 정부에 제출된 상태다.

이번 특사단 방문 과정에서도 양국은 위성통신과 발사장, 방산차량 분야를 중심으로 우주·방산 관련 업무협약(MOU) 3건을 체결했다. 1일(현지시간) 진행된 현지 행사에는 한화, 현대자동차 등도 동행해 실질적인 협력 확대 방안을 도출했다.

결국 남은 건 외교전

장보고 III Batch-2 잠수함(사진=한화오션)장보고 III Batch-2 잠수함(사진=한화오션)

강 비서실장은 지난 1월에 이어 두 번째로 캐나다를 찾았다. 연초 방문이 에너지·자원·공급망 협력의 초석을 다지는 자리였다면, 이번 일정은 잠수함 사업 결과 발표를 코앞에 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무게감이 확연히 다르다.

대통령실과 산업부, 방사청이 단일 대오로 움직이며 정부 차원의 외교 수위도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캐나다 잠수함 사업이 단순한 방산 수출 계약을 넘어 양국 간 경제안보와 첨단산업 동맹을 아우르는 국가적 대형 프로젝트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일의 막판 추격도 예사롭지 않다. 독일은 NATO 회원국이라는 강력한 지정학적 이점을 활용해 캐나다와의 대서양 안보 동맹을 전면에 부각하고 있다. 최근에는 독일 국방장관까지 직접 캐나다를 방문해 외교적 압박 수위를 높이는 등 만만치 않은 세를 과시 중이다.

결국 이번 수주전은 순수한 무기 성능만으로 승패를 가르기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국이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한 산업협력 및 외교·안보 관련 제안이 캐나다 정부의 최종 선택으로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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