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 신화’ 김정수의 다음 과제…삼양식품 3세 승계 속도내나 [더게이트 유통]
’삼양1963’ 출시 발표회장에서 신제품을 소개 중인 김정수 당시 부회장(사진=삼양식품) ’삼양1963’ 출시 발표회장에서 신제품을 소개 중인 김정수 당시 부회장(사진=삼양식품)

[더게이트]

‘불닭볶음면’ 신화를 이끌며 지난 1일 총수에 오른 김정수 삼양식품 회장이 보유 주식 20만주를 두 자녀에게 증여하면서 3세 경영 체제 전환에 속도를 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경영 전면에 나선 장남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총괄(CSO) 전무에게 증여 물량의 85%가 집중되면서 삼양식품그룹의 후계 구도가 한층 선명해졌다는 평가다.

이번 증여는 단순한 지분 이전을 넘어 김 회장의 800억원 규모 주식담보대출 채무를 함께 넘기는 ‘부담부 증여’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삼양식품이 글로벌 시장 확대를 통해 기업가치를 크게 높인 시점에 단행됐다는 점에서 시장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회장 취임 직후에 단행

전병우 삼양식품 전무가 지난해 6월 밀양 제2공장 준공식에서 해외 바이어들을 만나고 있는 모습(사진=삼양라운드스퀘어)전병우 삼양식품 전무가 지난해 6월 밀양 제2공장 준공식에서 해외 바이어들을 만나고 있는 모습(사진=삼양라운드스퀘어)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 회장은 다음 달 6일 보유 중인 삼양식품 주식 20만 주를 자녀들에게 증여할 예정이다. 전체 증여 물량 가운데 17만1500주는 장남인 전 전무에게, 나머지 2만8500주는 딸 전하영 씨에게 이전된다.

증여가 완료되면 김 회장의 지분율은 기존 28만3488주(3.76%)에서 8만3488주(1.11%)로 줄어든다. 반면 전 전무의 보유 지분은 4만4750주(0.59%)에서 21만6250주(2.87%)로 크게 오른다.

이에 따라 전 전무는 부친인 전인장 전 삼양식품 회장(3.13%)에 이어 오너 일가 내 두 번째로 높은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전하영 씨 지분도 4000주(0.05%)에서 3만 2500주(0.43%)로 소폭 늘어난다.

업계에서는 증여 규모 자체보다 장남에게 물량 대부분이 집중됐다는 점에 주목한다. 현재 전 전무는 지주사인 삼양라운드스퀘어에서 전략총괄을 맡아 그룹의 중장기 성장 전략과 글로벌 사업 확대를 주도 중이다.

전 전무는 지난 2019년 삼양식품 입사 후 해외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이후 1년 만인 2020년 이사로 승진하며 임원에 오른 데 이어 2023년과 지난해 각각 상무와 전무로 초고속 승진했다.

부담부 증여에 담긴 의미

삼양식품 명동 신사옥(사진=삼양식품 제공)삼양식품 명동 신사옥(사진=삼양식품 제공)

증여 방식 측면에서도 ‘부담부 증여’를 택한 점이 눈길을 끈다. 김 회장은 보유 주식을 담보로 IBK투자증권과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조달한 800억원 규모의 채무를 자녀들에게 함께 넘기기로 했다.

부담부 증여는 증여 재산과 채무를 동시에 이전하는 구조다. 채무액을 제외한 순재산을 기준으로 증여세가 부과되기 때문에 일반 증여보다 세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방법으로 활용된다.

대기업 오너 일가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부담부 증여를 활용한 사례가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때문에 이번 결정 역시 승계 전략의 일환일 가능성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경영 전면에 나선 전 전무가 단숨에 2%대 지분을 확보한 만큼, 향후 그룹 내 지배력을 얼마나 키우느냐가 승계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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