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억 못 막은 JTBC…중앙그룹 ‘확장 전략’의 후폭풍 [더게이트 포커스]
워크아웃 관련 긴급 회견에 나선 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사진=YTN 뉴스 캡처)워크아웃 관련 긴급 회견에 나선 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사진=YTN 뉴스 캡처)

[더게이트]

그룹 모태인 중앙일보가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을 선언한 데 이어 법원이 기업회생을 신청한 JTBC 등 중앙그룹 5개 핵심 계열사의 자산과 채권을 전면 동결했다. 앞서 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은 1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시장의 이목은 왜 JTBC가 불과 206억원을 막지 못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졌는지, 그 구조적 배경에 쏠린다. 이번 사태를 단순한 유동성 위기가 아니라 방송·콘텐츠·극장 사업을 중심으로 외형 확장에 나섰던 중앙그룹 성장 전략의 실패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메가박스에서 시작된 균열

최근 리뉴얼한 메가박스 코엑스점(사진=메가박스중앙)최근 리뉴얼한 메가박스 코엑스점(사진=메가박스중앙)

중앙그룹은 지난 10여년간 JTBC를 중심으로 미디어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해왔다.

JTBC는 2011년 종합편성채널으로 출범한 뒤 드라마와 예능 경쟁력을 앞세워 영향력을 키웠고, 그룹은 콘텐츠 제작과 영화 사업까지 영역을 넓혔다. 콘텐트리중앙은 드라마·영화 제작 역량을 강화했고 메가박스중앙은 국내 멀티플렉스 시장의 주요 사업자로 성장했다.

이런 와중에 코로나19 이후 극장 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관객 수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고 OTT 확산으로 영화 소비 패턴도 급변했다. 메가박스를 비롯한 극장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그룹 전체 재무 부담도 커지기 시작했다.

콘텐츠 사업 역시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 OTT 플랫폼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제작비는 급등했지만 수익성은 악화했다. 과거 성장 동력이었던 콘텐츠 사업이 오히려 재무 부담으로 작용했다.

계열사 보증이 키운 위기

JTBC 스튜디오 일산(사진=JTBC)JTBC 스튜디오 일산(사진=JTBC)

실적 부진 속에서도 중앙그룹은 차입을 통해 사업을 유지해왔다.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앙그룹 주요 계열사의 전체 차입금은 약 3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중앙홀딩스의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4500%를 웃돌고, JTBC와 콘텐트리중앙 역시 높은 부채비율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계열사 간 복잡하게 얽힌 자금 지원 구조였다.중앙일보는 중앙홀딩스에 운영자금을 빌려줬고, 중앙홀딩스는 다시 JTBC와 계열사 차입에 대해 보증을 제공했다. 중앙일보 역시 JTBC 등에 대한 채무보증을 서며 그룹 내부 자금줄 역할을 맡았다.

결국 한 계열사의 유동성 위기가 다른 계열사로 번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졌고, JTBC의 디폴트는 그룹 전체 위기로 확산했다.

회생 신청이 드러낸 한계

JTBC 로고(사진=JTBC)JTBC 로고(사진=JTBC)

이번 사태는 특정 기업의 실패라기보다 국내 미디어 산업이 직면한 구조적 위기를 보여준다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전통 방송 광고 시장은 위축되고 OTT 중심의 콘텐츠 소비 환경은 더욱 강화하고 있다. 극장 산업 역시 관객 감소와 콘텐츠 공급 축소라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다.

실제로 JTBC는 최근 신용등급이 최하위인 D등급으로 강등됐고, 콘텐트리중앙과 메가박스중앙 등 주요 계열사의 신용등급도 잇따라 하향 조정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회생 절차가 단순한 유동성 확보를 넘어 중앙그룹의 사업 구조와 재무 구조를 전면 재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JTBC가 발행한 회사채와 전자단기사채의 판매 과정에서 투자자 대상 위험 고지가 적절하게 이뤄졌는지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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