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물의 딛고 SK㈜ 복귀한 ‘창업주 장손’ 최영근…왜 하필 ‘헤리티지’였나 [더게이트 포커스]
SK그룹의 창업주 장손으로 알려진 최영근 SK㈜ 팀장(사진출처=최영근 SNS 계정)SK그룹의 창업주 장손으로 알려진 최영근 SK㈜ 팀장(사진출처=최영근 SNS 계정)

[더게이트]

고(故) 최종건 SK그룹 창업회장의 장손인 최영근 씨가 마약 혐의로 회사를 떠났다가 그룹 지주사인 SK㈜로 복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2019년 변종 대마 상습 흡연 혐의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오너가 3세가 그룹의 최상위 지배회사에서 근무 중이라는 점 자체만으로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주목할 것은 ‘복귀 시점’보다 ‘복귀한 자리’다. 최씨는 현재 그룹의 역사와 정체성을 다루는 헤리티지 부서에서 팀장으로 실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계 수업의 정석으로 불리는 전략·투자 부문이 아닌 헤리티지 조직을 택했다는 점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5년 만에 지주사로 복귀

SK 로고(사진=SK)SK 로고(사진=SK)

최씨는 최종건 창업회장의 장남인 고(故) 최윤원 전 SK케미칼 회장의 아들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5촌 조카다. 지난 2014년부터 SK디스커버리에서 근무했지만 2019년 이른바 ‘재벌가 3세 마약 스캔들’에 연루되며 회사를 떠났다.

당시 수사 결과 최씨는 2018년 3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텔레그램 등을 통해 마약 공급책과 접촉해 액상 대마, 대마 쿠키 등 변종 마약류를 상습적으로 구매한 뒤 흡연한 혐의가 드러났다.

경찰에 체포돼 구속기소 된 최씨는 1심과 2심 재판부로부터 모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보호관찰 및 약물 치료 강의 수강 등도 함께 명령받았다.

이 여파로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모습을 감췄던 그는 지난해 9월 SK㈜에 합류해 현재 헤리티지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최근에서야 확인된 것이다.

창업주 장손이 쥔 ‘헤리티지’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사진=SK이노베이션)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사진=SK이노베이션)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배경에는 헤리티지 팀이 갖는 상징성이 자리한다.

헤리티지는 기업의 역사와 철학, 문화 자산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대내외에 전달하는 활동을 아우른다. SK그룹 역시 창업주 관련 공간과 문화·예술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그룹의 정체성을 계승하는 작업을 이어오는 중이다.

일반적으로 대기업 오너가의 후계 수업은 전략이나 재무, 투자 부문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다수다. 반면 최씨는 그룹의 역사와 문화를 직접 다루는 조직 전면에 배치됐다.

이를 두고 엇갈린 해석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미국 파슨스디자인스쿨을 졸업한 최씨의 전공과 경력을 고려한 실무형 맞춤 배치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창업주 장손에게 그룹의 정체성을 다루는 직무를 맡긴 것은 다른 의도가 다분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지분 확대 행보에 쏠리는 시선

SK디스커버리 개인 주주 지분율 상위 5명SK디스커버리 개인 주주 지분율 상위 5명

사실 최씨의 업무 복귀보다 지분 매입 행보에 더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다.

최씨는 최근 SK디스커버리 지분을 점진적으로 늘려왔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그의 SK디스커버리 지분율은 6.30%에 달해 최대주주인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43.93%)에 이어 개인 주주로는 두 번째로 높다.

SK㈜ 지분율 또한 최태원 회장(17.90%),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6.66%) 등에 비할 수준은 아니나, 약 0.2%로 주요 특수관계인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물론 당장 경영 전면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 SK그룹은 현재 최태원 회장이 그룹 전반을 이끌고 있으며, SK디스커버리는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확고한 지배력을 행사 중이다.

그럼에도 재계가 최씨의 행보를 예의주시하는 이유는 창업주 장손이라는 묵직한 타이틀 때문이다. 마약 사건 이후 일선에서 물러났던 오너 3세가 그룹 지주사로 직행했고, 그 출발점이 그룹의 정체성을 다루는 조직이라는 점은 상당한 여운을 남긴다는 평가다.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