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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왼쪽)과 그의 차녀 서호정 씨(사진=대한화장품협회·아모레퍼시픽)[더게이트]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차녀 서호정 씨가 화촉을 밝히면서 그룹 내 오너가 3세 승계 구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녀 서민정 씨의 휴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차녀인 서호정 씨가 핵심 계열사 실무와 대규모 지분 증여를 거치며 그룹 내 존재감을 빠르게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서호정 씨는 지난 21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비공개 결혼식을 올렸다. 신랑은 외국계 투자·경영 컨설팅 업계에 재직 중인 동갑내기 직장인으로 파악된다.
오너가 자녀의 결혼 자체가 곧바로 승계 구도 재편과 직결되는 건 아니지만 최근 서호정 씨의 경영 참여 및 지분 확보 행보가 뚜렷해지면서 향후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배구조와 맞물린 전망이 쏟아지는 분위기다.
장녀 공백 속 차녀 부상
오설록 제주 티뮤지엄(사진=아모레퍼시픽)1995년생인 서호정 씨는 미국 코넬대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지난해 7월 아모레퍼시픽그룹 계열사인 오설록에 전격 입사했다.
현재 오설록 PD(제품 개발)팀에서 제품 개발과 마케팅 실무를 맡고 있다. 그룹의 주력 사업인 화장품 부문이 아닌 티 브랜드에서 독자적인 경영 수업을 쌓고 있다는 점에서 특기할 만하다는 평가다.
반면 오랫동안 유력한 후계자로 꼽혔던 장녀 서민정 씨는 지난 2023년 7월부터 장기 휴직에 들어간 상태다. 서민정 씨 역시 미국 코넬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베인앤컴퍼니를 거쳐 아모레퍼시픽 핵심 부서에서 경영 수업을 받았다.
한때 재계에서는 장녀를 사실상 차기 후계자로 낙점하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으나, 3년 가까이 휴직이 길어지면서 후계를 둘러싼 무게추가 차녀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0억 증여, 달라진 존재감
서경배 회장의 장녀 서민정 씨(사진=아모레퍼시픽)지분 구조의 변화 역시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서경배 회장은 올해 초 서호정 씨에게 아모레퍼시픽 보통주 19만주를 증여했다. 당시 종가 기준으로 약 3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로써 서호정 씨는 지주사(아모레퍼시픽홀딩스)에 이어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보통주까지 확보하게 됐다. 특히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지주사 우선주 기준 지분율은 12.77%에 달한다. 반면 서민정 씨가 보유한 지주사 보통주 지분율은 3.16% 수준이다.
물론 표면적인 지분율만으로 승계 구도를 예단하기는 이르다. 아모레퍼시픽 측 역시 올해 초 지분 증여 당시 “증여세 재원 마련 차원”이라며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에는 선을 그은 바 있다.
여전히 안갯 속인 후계 구도
아모레퍼시픽 본사 전경(사진=아모레퍼시픽)재계에서도 섣부른 판단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서민정 씨가 여전히 지주사 주요 지분을 쥐고 있는 데다, 공식적인 경영 복귀 창구가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서호정 씨 역시 오설록 입사 후 실무 경험을 쌓은 기간이 1년 남짓에 불과해 당장 경영 전면에 나서기에는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장녀의 공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차녀가 경영 실무와 지분을 동시에 축적하는 궤적은 그룹 내 지배구조의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한 재계 관계자는 “결혼 자체보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서호정 씨의 행보가 더 관심사”라며 “아모레퍼시픽 3세 승계 구도가 결정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차녀의 존재감이 이전보다 커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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