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마트 실패’ 딛고 14년 만의 재도전…김홍국이 그리는 ‘식품·물류 제국’ [더게이트 포커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사진=NS홈쇼핑)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사진=NS홈쇼핑)

[더게이트]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SSM(기업형 슈퍼마켓) 시장을 향해 14년 만의 재도전장을 던졌다. 계열사 NS홈쇼핑을 앞세워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를 최종 마무리하면서다.

업계는 이번 거래를 식품 제조와 물류 역량을 소비자 접점까지 연결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분석한다. 곡물과 사료, 축산, 식품 제조, 해운 물류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온 하림에게 부족했던 유일한 퍼즐인 '전국 단위 오프라인 유통망' 공백을 메우기 위한 최후의 승부수이자, 김 회장이 구상해온 식품·물류 밸류체인 구축 전략의 핵심 연결고리다.

14년 만의 SSM 재도전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학동역점 전경(사진=홈플러스)홈플러스 익스프레스 학동역점 전경(사진=홈플러스)

하림의 유통 사업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NS홈쇼핑은 지난 2006년 ‘700마켓’을 출범시키며 SSM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후 NS마트로 이름을 바꿔 사업을 확장했지만 점포 확보와 규제 문제, 대형 유통업체와의 경쟁에 부딪히며 결국 2012년 이마트에 사업을 매각하고 시장에서 철수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전국에 걸친 주거 밀집 지역에 자리잡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286개 점포를 일괄 확보했기 때문이다. 출점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간과 비용, 규제 부담을 덜어냈다는 점에서 과거 실패 경험을 반면교사 삼은 전략적 선택이라는 평가다.

제조에서 소비자 문 앞까지

하림의 익산공장 내부에 설치된 닭 조형물(사진=하림푸드)하림의 익산공장 내부에 설치된 닭 조형물(사진=하림푸드)

김 회장이 그리는 청사진의 핵심은 제조와 물류, 유통을 연결하는 수직계열화다. 하림은 최근 ‘더미식’을 중심으로 종합식품기업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부재가 한계로 지적돼 왔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점포망은 이 같은 약점을 지우는 해결책이 됐다.

향후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장들은 신선식품과 가공식품의 판매 거점이자 근거리 배송을 위한 소형 물류 거점이 될 전망이다. 특히 하림이 추진 중인 서울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가 대규모 물류 허브 역할을 맡고, 익스프레스 점포들이 지역 단위 배송 거점으로 연계되면 제조부터 배송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이 완성된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기업결합 심사 과정에서 하림 계열사의 축산·육가공 생산망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유통망이 연결되는 수직결합 효과를 주요하게 들여다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NS홈쇼핑과의 시너지도 기대 요소다. 식품 판매 비중이 높은 NS홈쇼핑의 상품 기획 역량과 익스프레스의 오프라인 판매망이 결합해 옴니채널 유통 전략을 꾀할 수 있다.

포화된 SSM 시장, 남은 숙제

조항목 NS홈쇼핑·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대표이사가 6월 23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임직원들에게 환영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모습(사진=NS홈쇼핑)조항목 NS홈쇼핑·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대표이사가 6월 23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임직원들에게 환영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모습(사진=NS홈쇼핑)

다만 김 회장의 청사진이 제대로 안착하기까지 넘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현재 SSM 시장은 온라인 장보기와 새벽배송, 퀵커머스 확대로 과거와 같은 고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하림이 품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역시 고정비 부담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결국 이번 인수의 성패는 하림이 보유한 식품 제조 경쟁력과 물류 역량을 오프라인 유통망에 얼마나 정교하게 이식하느냐에 달렸다. 대규모유통업법 등 오프라인 채널 운영에 따르는 법적 규제라는 장벽을 넘는 것도 과제다.

하림은 조항목 NS홈쇼핑 대표를 신설법인 대표로 겸직 선임하며 PMI(인수 후 통합)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14년 전 뼈아픈 철수를 경험했던 하림이 전국 오프라인 거점을 발판으로 새로운 성공 공식을 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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