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위기는 현재진행형…김범수 리스크·로그아웃데이·주가 하락 ‘삼중고’ [더게이트 포커스]
카카오 판교 아지트(사진=카카오)카카오 판교 아지트(사진=카카오)

[더게이트]

카카오의 여름나기가 녹록지 않아 보인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의 사법리스크가 항소심 국면으로 접어들었고, 창사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집단행동이 현실화됐다. 여기에 반년 새 45% 가까이 빠진 주가까지 겹치면서 카카오를 둘러싼 위기감은 한층 커지고 있다.

개별 악재만 놓고 보면 모두 일시적인 변수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위기를 단순한 ‘삼중고’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나온다. 창업자 리스크와 노사 갈등, 시장의 냉정한 평가가 동시에 표면화되면서 카카오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들이 한꺼번에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김범수 리스크’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사진=카카오)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사진=카카오)

카카오를 둘러싼 불확실성의 중심에는 김범수 위원장의 항소심 재판이 있다.

서울고법은 지난 24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위원장 등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을 진행했다. 김 위원장은 2023년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저지하기 위해 시세를 조종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카카오와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약 1100억원을 투입해 300회 이상 고가 매수와 물량 소진 방식으로 시세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렸다고 보고 있다.

1심 재판부는 시세 조종 의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지만 검찰은 항소심에서 공모 정황과 자금 집행 과정 등을 추가로 제시하며 유죄 입증에 주력하고 있다. 재판부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 등 4명을 증인으로 채택한 상태다.

카카오 입장에서는 1심 무죄에도 불구하고 창업자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이 부담이다. 경영진 교체와 쇄신 작업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번 항소심은 향후 기업 이미지와 투자 심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변수로 평가된다.

‘로그아웃데이’가 보여준 내부 불만

카카오 크루유니언(사진=카카오 크루유니언)카카오 크루유니언(사진=카카오 크루유니언)

내부 분위기도 녹록지 않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지난 29일 하루 동안 업무를 중단하는 ‘로그아웃데이’를 단행했다. 지난 10일 4시간 부분 파업 이후 진행된 두 번째 집단행동이다.

이번 로그아웃데이에는 카카오 본사를 비롯해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이 참여했다. 노조는 약 2100명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한 반면 카카오는 본사 기준 실제 참여 인원을 약 800명 수준으로 추산했다.

카카오 노사 갈등의 핵심은 성과급 체계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3~15% 수준을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측은 경영 부담을 이유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는 대부분 서비스가 자동화 시스템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만큼 직접적인 서비스 장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만 창사 이후 처음으로 본격적인 노사 갈등 국면이 형성됐다는 점 자체가 내부 불만이 상당 수준까지 누적됐음을 보여준다.

반년 새 45% 추락한 주가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가 지난해 9월 경기도 용인시 카카오AI캠퍼스에서 열린 ‘이프(if) 카카오’ 콘퍼런스에서 카카오톡 업데이트와 관련한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카카오)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가 지난해 9월 경기도 용인시 카카오AI캠퍼스에서 열린 ‘이프(if) 카카오’ 콘퍼런스에서 카카오톡 업데이트와 관련한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카카오)

시장 역시 카카오에 냉정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카카오 주가는 지난해 12월 말 6만100원 수준에서 지난 26일 3만3150원까지 내려앉으며 반년 만에 약 45% 하락했다. 30일 기준 장중 3만5000원 안팎까 반등했으나, 투자심리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카카오는 조직 개편을 통해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홍민택 최고제품책임자(CPO)의 사의 이후 카카오는 기존 프로덕트 조직을 카카오톡과 비즈니스 부문으로 재편하고 정신아 대표 직속 체계로 개편했다. 사용자 의견을 반영하는 ‘유저 퍼스트 TF’를 신설했고, 분산돼 있던 디자인 조직도 통합했다.

다만 카카오톡 경쟁력 회복의 핵심 역할을 맡게 될 ‘톡 부문 성과리더’ 자리는 여전히 공석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카카오가 맞닥뜨린 위기는 단순히 사법리스크와 파업, 주가 하락이라는 개별 악재의 합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창업자 리스크와 보상 체계 갈등, 본업 경쟁력 회복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동시에 표면화되면서 카카오가 구축해온 성장 서사 자체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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