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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가운데)과 임주현 부회장,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가 2일 서울 송파구 한미 C&C 스퀘어에서 열린 임성기 선대회장의 동판 조형물 제막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한미그룹 제공)[더게이트]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차남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가 결국 모친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누나 임주현 부회장 편에 섰다. 이로써 2024년부터 이어져 온 한미약품그룹 오너가 갈등이 사실 종결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 대표가 보유 지분 절반인 2.5%를 우호 FI(재무적투자자)인 나우IB 펀드에 넘기면서 이른바 ‘캐스팅보트’ 역할은 사실상 사라졌다. 한미 오너가와 대립각을 세워왔던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추가 지분 확보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현실적 선택지도 크게 제한됐다.
지분 2.5% 매각…캐스팅보트 소멸
한미그룹 본사 전경(사진=한미약품 제공)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임 대표는 자신이 보유 중인 한미사이언스 지분 170만9788주(2.50%)를 나우IB 22호 펀드에 약 820억원 규모로 장외 매각한다. 해당 거래가 완료되면 임 대표의 지분율은 기존 5.09%에서 2.59%로 낮아진다.
이번 거래는 단순한 지분 매각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임 대표는 별도 입장문을 통해 “어머니와 누님과 함께 ‘제약보국’이라는 아버님의 꿈을 이어가기 위해, 회사의 발전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모녀 측과의 재결집 의사를 공식화한 셈이다.
그동안 임 대표는 경영권 분쟁 구도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였다. 신 회장 측은 임 대표가 보유한 지분 5.09% 전량 인수를 검토하며 3000억원 규모 자금 조달 방안까지 모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임 대표가 신 회장이 아닌 나우IB 펀드를 선택하면서 신 회장 측의 지분 확대 시나리오는 동력을 잃게 됐다.
오너가 재결집에 지배구도 요동
라데팡스 파트너스 로고(사진=라데팡스)지분 구도는 모녀 측에 유리하게 재편됐다. 신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29.83% 수준인 반면 송 회장과 임 부회장, 임 대표 등 오너 일가 지분은 31%를 넘어선다. 여기에 라데팡스파트너스 보유 지분 9.81%까지 더하면 우호 지분은 40%대를 웃도는 것으로 평가된다.
라데팡스 역시 단기 차익 실현이나 경영권 개입보다 기업가치 제고와 거버넌스 안정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임 대표의 지분 이동이 단순한 블록딜이 아니라 한미 오너가의 재결집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보고 있다. 경영권 경쟁 과정에서 벌어졌던 오너가 내부 균열이 일정 부분 봉합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임 대표는 한미 경영권 분쟁에서 가장 중요한 캐스팅보트였다”며 “이번 거래는 단순한 지분 매각이 아니라 오너 일가가 다시 한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고 말했다.
고립된 신동국, 추가 지분 확보 ‘난항’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사진=한양정밀 홈페이지 캡처)신 회장 측이 추가 지분 확보를 통해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선택지는 많지 않은 상황이다. 시장에 유통되는 대규모 매물은 사실상 사라졌고 공개 매수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장내 매수 역시 단기간 내 의미 있는 지분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다.
물론 경영권 분쟁이 완전히 종료됐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나온다. 신 회장과 오너가 간 공동 의결권 행사를 골자로 한 주주간 계약이 아직 남아 있고, 일부 현안을 둘러싼 갈등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미약품그룹의 반포동 개발 사업 무산과 관련한 600억원 규모 위약벌 소송도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임 대표의 이번 ‘선택’으로 한미약품그룹을 둘러싼 최대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제거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경영권 경쟁의 중심에 있었던 캐스팅보트가 사라지면서 오너 일가의 지배구조 안정화 작업 역시 한층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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