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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전경.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더게이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1분기 매출 1조2571억원을 달성하며 역대급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창사 이래 첫 전면 파업이라는 중대 위기에 봉착했다.
5공장 가동 확대와 미국 록빌 공장 인수를 통한 ‘송도·미국 이원화 생산체계’ 구축으로 외형 성장은 가속화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사상 초유의 파업 국면에 진입하면서 실적의 온기가 반감되는 모양새다.
특히 인천지방법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노조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하며 바이오 산업 사상 처음으로 ‘제품 변질 방지 작업(노조법 제38조 2항)’의 유지 의무를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측의 즉시 항고와 노조의 파업 강행 의지가 충돌하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사태로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의 핵심인 생산 안정성과 글로벌 공급망 신뢰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리스크 관리 역량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빛 성적표’ 삼킨 노조의 파업 결의
2026년 임단협 교섭 결렬에 관한 노동조합 공식 입장문 중 일부(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 홈페이지 캡처)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조2571억원, 영업이익은 58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8%, 35% 증가했다. 생산능력 확대에 따른 가동률 상승이 실적을 견인한 가운데, 지난 3월 인수를 완료한 미국 메릴랜드주 록빌 공장의 매출이 하반기부터 반영될 예정이어서 성장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실적보다 노사 갈등의 파급력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노조는 5월 1일부터 5일까지 1차 파업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한 상태다. 일단 법원 판단에 따라 일부 핵심 공정은 파업이 제한돼 나머지 공정을 중심으로 쟁의행위가 진행될 전망이다.
CDMO 산업 특성상 예기치 못한 생산 일정 지연은 글로벌 고객사와의 계약 이행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파업 갈등을 둘러싼 파장의 확산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법원 ‘일부 공정 제한’ 판결로 첨예한 법리 쟁점 부상
인천지방법원 전경(사진=인천지방법원)이번 사안의 핵심 변수는 노동조합법 제38조 2항 적용 여부다. 인천지방법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기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해 △농축 및 버퍼 교환(UFDF) △원액 충전(DS Filling) △이와 연관된 버퍼 제조·공급 등 3개 공정에 대해 쟁의행위를 제한했다. 해당 공정이 중단될 경우 제품 변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고려된 판단으로, 이는 바이오 산업에서 ‘부패 방지 작업 유지 의무’가 법원에 의해 인정된 최초의 사례다.
반면 플라스크 및 배양기 배양, 배지 제조·공급 등 배양 항목과 크로마토그래피·바이러스여과 등 정제의 6개 항목에 대한 가처분 신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이들 공정에 대해 “적극적으로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생산 활동”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생산 공정 전반에 대한 파업 제한 여부를 둘러싼 법리 해석이 향후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 공정 간 연속성을 이유로 기각된 부분에 대해 즉시 항고를 제기했으며, 노조는 이를 대화나 협상의 의지가 부족한 것으로 판단하고 파업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실적과 엇갈린 노사 갈등…‘신뢰 기반’ CDMO 구조 흔들리나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이 4공장 배양기를 점검 중인 모습(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이처럼 첨예한 갈등의 배경에는 임금 협상뿐 아니라 조직 내부 신뢰 문제도 자리잡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노조는 평균 14% 수준의 임금 인상과 성과 보상 외에도 인사·징계 제도 개선을 요구하며 경영 전반에 대한 협의 구조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2025년 11월 발생한 개인정보 및 연봉 자료 유출 사건 이후 노사 간 신뢰가 급격히 약화됐다는 지적이다.
사측은 평균 6.2%의 임금 인상안을 제시했지만 인사·제도 및 경영권 관련 요구에 대해서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단순 노사 갈등을 넘어 CDMO 산업의 구조적 리스크로 보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와의 계약을 기반으로 하는 CDMO 사업은 생산 안정성과 일정 준수가 핵심 경쟁력인 탓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약 64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산한다. 결국 외형 성장과 내부 안정성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마주하게 됐다. 실적 측면에서는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경쟁력 약화와 매출 하락이라는 겹악재로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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