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보다 주주환원…외국계가 KT&G를 담는 이유 [더게이트 포커스]
KT&G 방경만 사장 (사진=KT&G)KT&G 방경만 사장 (사진=KT&G)

[더게이트]

글로벌 자본이 KT&G로 몰려들고 있다. 해외 담배 사업의 구조적 성장과 전자담배(NGP) 경쟁력 강화, 여기에 국내 최고 수준의 주주환원 정책이 맞물리며 KT&G가 단순한 내수 담배회사를 넘어 ‘글로벌 소비재 기업’으로 재평가받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국계 자산운용사 캐피털그룹은 KT&G 보유 지분을 8.22%까지 끌어올렸다. 이를 포함한 KT&G의 외국인 지분율은 보통주 기준 51.32%다. 증권가 역시 KT&G가 글로벌 담배기업들과의 밸류에이션 격차를 빠르게 좁혀가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담뱃값 인상 넘어선 펀더멘털 주목

서울 강서구의 한 전자담배 전문 매장에 전시된 액상형 전자담배 제품들(사진=더게이트 DB)서울 강서구의 한 전자담배 전문 매장에 전시된 액상형 전자담배 제품들(사진=더게이트 DB)

보건복지부는 최근 전자담배, 합성니코틴 등을 포함한 종합적인 가격 정책에 대해 검토할 뜻을 내비쳤다. 2015년 이후 11년째 동결된 국내 담뱃값의 인상 명분은 충분하지만 제품 가격이 오른다고 제조사인 KT&G의 실적이 자동으로 개선되는 구조는 아니다. 가격 인상분의 상당 부분이 세금으로 흡수되는 데다, 가격 저항에 따른 소비 감소 우려도 공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5년 담뱃값 인상 당시에는 판매량 급감으로 실적이 악화됐고, 2015년에는 제조사 몫이 상대적으로 보전되며 수익성이 개선되는 등 상반된 결과가 나타났다. 결국 관건은 담뱃값의 절대 규모가 아니라 인상분 가운데 제조사에 얼마나 이익이 남느냐에 달린 것이다.

그런데 외국계 자금이 주목하는 것 역시 담뱃값 인상에 따른 단기 수혜가 아니다. 국내 NGP 시장 점유율 확대와 해외 궐련 판매 증가로 본업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이를 바탕으로 창출한 현금을 배당과 자사주 소각으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본업 경쟁력이 이끄는 현금창출력

KT&G 본사 전경(사진=KT&G)KT&G 본사 전경(사진=KT&G)

이뿐 아니라 글로벌 투자자들이 가장 높게 평가하는 것은 탄탄한 본업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이다. 캐피털그룹은 물론 퍼스트이글, 블랙록, 싱가포르투자청(GIC) 등 장기 투자 성향의 글로벌 기관들이 주요 주주로 포진하며 외국인 지분율 51% 돌파를 이끈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의 투자 근거는 국내외를 아우르는 견조한 실적이다. 교보증권은 지난 7일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KT&G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을 1조7000억원, 영업이익을 4025억원으로 추정하며 시장 기대치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에서는 ‘릴 에이블’ 신제품 효과에 힘입어 NGP 스틱 판매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고, 해외에서는 유라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평균판매단가(ASP) 상승과 판매량 증가가 맞물리며 역대 최대 수준의 매출이 기대된다. 특히 해외 궐련 매출 비중이 국내를 넘어선 점은 매력적인 투자처로 각광받는 또 하나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주주환원 선순환…‘글로벌 소비재’ 리레이팅

‘KT&G 기업가치 제고계획’ 발표자료(사진=KT&G)‘KT&G 기업가치 제고계획’ 발표자료(사진=KT&G)

본업에서 벌어들인 현금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주주에게 돌려주느냐도 글로벌 자금 유입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KT&G는 올해 발행주식의 9.5%에 달하는 자사주 1100만주를 전량 소각했다. 누적 자사주 소각률은 이미 22%를 넘어섰으며, 2024~2027년 총주주환원(TSR) 규모도 3조7000억원으로 확대했다.

해외 공장 증설 등 주요 설비투자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향후 잉여현금흐름(FCF)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확대된 현금이 배당 확대와 추가 자사주 소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KT&G는 탄탄한 본업 실적에 더해 국내 최고 수준의 주주환원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며 “글로벌 담배기업들과의 밸류에이션 차이가 좁혀지는 구간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외국인 지분율이 올해 초 42% 수준에서 51.32% 수준으로 확대된 것도 이러한 리레이팅 가능성을 반영하는 흐름”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글로벌 투자자들이 KT&G를 바라보는 기준은 더 이상 담뱃값이 아니다. 본업 성장과 해외 사업 확대를 통해 안정적으로 현금을 창출하고, 이를 배당과 자사주 소각으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춘 기업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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