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 분석 90% 줄이고 연 52억4천만원 절감”…현대차그룹, 전사 AX 성과 공개
(사진=현대차그룹 제공)(사진=현대차그룹 제공)

[더게이트]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 2019년부터 구축해온 디지털 전환(DX)을 기반으로 인공지능 전환(AX)을 연구개발과 제조, 정비, 고객서비스 등 그룹 전반에 적용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12일 서울 양재 본사에서 ‘현대차그룹 AX 성과 발표회’를 열고 전사 DX·AX 추진 과정과 주요 성과, 향후 계획을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은 AI 기술이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이전부터 데이터와 디지털 업무환경 구축에 투자해왔다. 지난 2019년부터 단계적으로 DX를 추진했으며 이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와 업무 인프라를 토대로 AI를 조직 전반에 내재화하는 AX를 확대하고 있다.

진은숙 현대차·기아 ICT담당 사장은 “AI는 중요한 기술이지만 결국 기업이 활용해야 하는 도구”라며 “기술 자체가 아니라 AI를 비롯한 새로운 기술을 얼마나 빠르게 이해하고 업무와 사업에 적용해 조직 경쟁력으로 내재화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디지털 전환은 2018년 정의선 회장이 “IT 기업보다 더 IT 기업 같은 회사가 되겠다”고 강조한 이후 본격화됐다.

글로벌 협업 방식과 데이터 체계를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춰 2022년부터 지라(JIRA), 두레이(Dooray), 컨플루언스(Confluence) 등 업무·지식공유 플랫폼을 도입했다. 같은 해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기반 협업 플랫폼 ‘Microsoft 365(M365)’도 적용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사업장과 임직원이 동일한 환경에서 협업할 수 있도록 했으며, 그룹 내 데이터는 ‘글로벌 원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통해 표준화하고 연결했다.

이 같은 DX 기반은 생성형 AI를 빠르게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토대가 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현대차그룹의 생성형 AI 플랫폼 ‘H Chat Pro’다.

H Chat Pro는 보안이 확보된 환경에서 임직원이 챗지피티(ChatGPT)와 제미나이(Gemini), 클로드(Claude) 등 다양한 외부 생성형 AI 모델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는 사내 전용 플랫폼이다.

지난 2025년부터 일반 임직원에게 개방됐으며 올해 7월 기준 이용자는 3만 명을 넘어섰다. 현대차·기아 일반·연구직 임직원의 약 80%가 활용하고 있는 수준이다.

임직원들은 문서 작성과 정보 탐색, 데이터 분석, 코드 개발 등 실제 업무에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다.

특히 개발자가 아닌 일반 임직원도 AI 모델을 활용해 자신의 업무에 필요한 AI 에이전트를 직접 제작하면서 AI 활용 방식도 확대되고 있다.

실제 업무 효율 개선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연구개발 분야에서는 ‘충돌안전 AI 어시스턴트’를 도입해 기존에 흩어져 있던 충돌 시험 데이터와 연구 자료를 통합 검색하고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엔지니어들이 과거 사례를 찾고 분석 자료를 검토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약 90% 단축했다.

제조 현장에서는 AI를 활용한 비용 절감과 생산성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AI 자동화 인식 서비스’는 차량 식별번호(VIN)를 AI 이미지 인식 기술로 자동 판독한 뒤 시스템 정보와 실시간으로 비교하는 방식이다.

현재 국내외 약 70개 생산거점에 적용됐으며 연간 52억4000만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뒀다.

부품 공급 과정에도 AI가 활용된다. ‘대차 정렬 최적화 기술’은 생산라인에 부품을 공급하는 경로를 AI가 자동으로 최적화해 불필요한 생산 중단 시간을 약 86% 줄였다.

제조 특화 AI 플랫폼 ‘E-FOREST: POLARIS’에서는 현업 엔지니어들이 직접 AI 에이전트를 생성하고 운영할 수 있다.

개인이 보유하고 있던 제조 경험과 업무 노하우를 AI에 축적해 조직 전체가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차량 정비 분야에서도 AI가 시간을 줄이고 있다.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 ‘정비 지원 AI 서비스’를 통해 정비사가 매뉴얼과 기술 자료를 빠르게 검색할 수 있게 되면서 정비 대응 시간은 약 42% 단축됐다.

고객 리뷰 대응에는 자동화 수준을 한층 높였다. ‘고객 리뷰 대응 자동화 솔루션’은 AI가 고객 리뷰 내용을 분석하고 분류한 뒤 답변 초안까지 작성한다.

기존 평균 35분이 걸리던 리뷰 1건당 처리 시간이 5분으로 줄었으며 현재 전체 리뷰의 약 85%를 AI가 처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다음달부터 전체 고객 리뷰 대응 프로세스를 자동화할 계획이다. 그룹은 AX를 단순히 AI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작업이 아닌 조직문화와 업무방식을 바꾸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경영진과 임직원을 대상으로 AX 교육을 진행하고 사내 커뮤니티와 협의체를 운영해 조직 내 AI 활용 사례와 경험도 지속적으로 공유하고 있다.

진은숙 현대차·기아 ICT담당 사장은 “현대차그룹의 목표는 AI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업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AI를 가장 제대로 활용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라며 “AX를 통해 축적한 데이터와 운영 경험, 실행 역량은 다가올 Physical AI 시대를 준비하는 가장 강력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도 데이터와 AI를 기반으로 연구개발과 제조, 서비스 등 전 영역의 업무 혁신을 확대하고 AX를 통해 확보한 경쟁력을 실제 고객 가치로 연결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자동차와 로봇, 스마트팩토리 등 물리적 산업과 AI가 결합하는 ‘Physical AI’ 시대까지 대응하며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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