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홈플 익스프레스 인수…계열화 완성인가? ‘독이 든 성배’인가? [더게이트 유통]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사진=NS홈쇼핑)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사진=NS홈쇼핑)

[더게이트]

하림그룹이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에 나서며 유통 사업 확장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홈플러스는 지난 21일 공개입찰 결과 하림그룹 계열사인 NS쇼핑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생산 중심의 기업이던 하림이 전국 단위 오프라인 유통망을 확보하게 되면서 그룹 사업 구조가 제조 기반에서 소비자 접점까지 확장되는 전환점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처럼 농장에서 식탁까지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완성은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오랜 꿈이자 경영 철학으로 꼽힌다. 팬오션을 통한 곡물 유통부터 사료, 육가공, 그리고 이제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통한 오프라인 판매까지 아우르는 거대 밸류체인을 구축하며 ‘한국형 카길’을 향한 야심을 구체화했다는 분석이다. 원재료 확보부터 최종 소비자에 이르는 전 과정을 그룹 내에서 통제하는 독보적인 구조를 갖추게 됐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이번 인수가 하림을 종합 유통기업으로 도약시킬지, 아니면 막대한 재무 부담을 안기는 ‘독이 든 성배’가 될지를 두고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외형 확장에 따른 시너지 기대감과 승자의 저주에 대한 우려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가운데 작금의 선택은 그룹의 백년대계를 결정지을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생산기업’에서 ‘유통기업’으로 탈바꿈

하림의 익산공장 내부에 설치된 닭 조형물(사진=하림푸드)하림의 익산공장 내부에 설치된 닭 조형물(사진=하림푸드)

하림은 그동안 인수합병(M&A)을 통해 식품을 넘어 펫푸드,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왔다. 제조 역량은 이미 확보했지만 소비자에게 제품을 직접 전달할 라스트마일 접점이 부족하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됐던 것도 사실이다. 이번 인수는 이러한 약점을 보완하며 단순 제조기업을 넘어 유통까지 아우르는 구조로의 전환을 시도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 분명하다.

특히 약 80~120평 규모의 SSM 점포를 자사 브랜드와 신선식품의 전진기지로 활용할 경우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가 가능하다. 전략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전국 약 290개 점포를 근거리 배송 거점으로 한다면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한 이커머스 확장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기존 ‘유통 공룡’인 쿠팡, 컬리 등 온라인 중심 사업자들과 달리, 동네 매장 기반 배송이라는 차별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통합 전략 따른 ‘라스트마일’ 경쟁 본격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학동역점 전경(사진=홈플러스)홈플러스 익스프레스 학동역점 전경(사진=홈플러스)

일각에서는 하림이 홈플익스 점포를 단순 오프라인 채널이 아닌 물류 거점으로 활용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SSM 점포를 활용한 근거리 배송 체계를 통해 식품 중심의 빠른 배송 서비스가 가능해지면서 정형화된 유통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무엇보다 신선식품 중심의 사업 뼈대를 가진 하림 입장에서는 물류와 유통을 직접 통제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전략적인 면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접점이 제한적이었던 기존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브랜드와 유통을 동시에 장악하려는 시도라는 해석도 제기할 만하다”며 “290여개의 오프라인 거점은 하림이 추진하는 라스트마일 물류의 핵심 하이퍼 로컬 허브로 기능할 수 있다. 특히 신선도 유지가 필수적인 축산물 배송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추가투자 부담과 실행력 검증…산적한 과제

NS홈쇼핑 사옥(사진=NS홈쇼핑)NS홈쇼핑 사옥(사진=NS홈쇼핑)

다만 이번 인수가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우려도 일부 감지된다. 제조업 기반 기업인 하림이 유통업 특유의 운영 방식과 경쟁 환경에 얼마나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지가 핵심 변수이기 때문이다. 약 3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되는 인수 비용 외에도 점포 리뉴얼과 물류 시스템 구축, IT 인프라 투자 등 추가 자금 투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 사업은 초기 투자 이후 수익성을 확보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구조라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경쟁 환경 역시 녹록지 않다. 쿠팡과 SSG닷컴, 컬리 등 이미 온·오프라인 통합 유통 구조를 구축한 사업자들이 관련 분야를 선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후발주자로서 차별화 전략이 요구된다. 결국 하림의 홈플익스 인수는 수직계열화 완성이라는 의미를 넘어 유통이라는 새로운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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