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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 쿠팡 의장(사진=쿠팡)[더게이트]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의 동일인(총수)을 기존 법인에서 김범석 쿠팡Inc 의장 개인으로 전격 변경 지정했다. 쿠팡이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 2021년 이후 6년 만이다.
공정위는 29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6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김 의장은 사익편취 규제와 공시 의무가 엄격히 적용되는 대기업 규제망 안으로 공식 편입됐는데, 이는 단순한 국내법 집행을 넘어 한미 외교 전선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위는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한 핵심 근거로 친족의 경영 참여 금지 조항 위반을 꼽았다. 하지만 쿠팡 측은 “7일 이내 이의제기를 진행하고,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행정소송을 통해 성실히 소명하겠다”며 반발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행정부나 의회를 중심으로 한국 정부의 이번 조치가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이라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의장 동생, 부사장급 처우 넘어 각종 회의 주재”
쿠팡 본사(사진=쿠팡)김 의장의 동생 김유석 씨는 쿠팡 내에서 부사장급으로 처우받으며 직급 체계상 계열사 대표이사들보다 상위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등기임원 수준의 보수를 받고 전담 비서가 배정되는 등 실질적인 임원 대우를 받아왔다. 이뿐 아니라 물류 및 배송 정책 관련 정기·수시 회의를 수백 회 이상 주최하고, 배송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대표이사를 소집해 실적을 점검하는 등 주요 사업의 집행 방향에 사실상의 지배력을 행사했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최장관 공정위 기업집단감시국장은 “중요한 것은 보수의 형식적 측면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경영에 관여하고 있는 등기임원과 보수 수준이 유사한지 여부”라며 “직급 역시 계열사 대표이사보다 상위에 있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김씨를 단순 파견직으로 봤던 기존의 판단을 뒤집고, 현장 조사를 통해 확보한 구체적인 물증을 바탕으로 김 의장의 동일인 지정을 확정한 것이다.
두나무는 맞는데, 쿠팡은 다르다? 엇갈린 동일인 지정
공정거래위원회이번 지정에서 쿠팡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사례는 두나무다. 두나무는 올해 실시된 현장 점검에서도 법인 동일인 예외 요건을 모두 충족한 것으로 확인돼 법인 동일인 지위가 유지됐다. 두나무의 경우 친족의 국내 계열사 출자가 없고 임원 재직 등 경영 참여 사실도 포착되지 않아 공정거래법상 예외 조항을 충족한 것으로 판단됐다.
반면 쿠팡은 김 의장 동생인 김씨가 실질적으로 경영을 진두지휘한 점이 발목을 잡았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두나무가 규제 예외의 문턱을 넘은 것과 달리, 쿠팡은 경영 참여 금지 원칙을 위반함으로써 개인 총수 지정이라는 결과를 맞이했다. 이는 동일한 외국계 기업 집단이라 하더라도 친족의 실질적 역할 유무에 따라 정부 잣대가 엄격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예고되는 美 의회·행정부 반발…한미 공조에 ‘균열’ 내나
미국 공화당 연구위원회(RSC)가 강경화 주미대사에 보낸 쿠팡 관련 항의 서한(사진=RSC 홈페이지)더 큰 문제는 이번 공정위의 결정이 국내 규제 차원을 넘어 한미 외교 현안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행정부와 의회는 한국 정부의 쿠팡 조사를 자국 기업에 대한 차별로 인식하며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 지난 21일 미국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 54명이 강경화 주미대사에게 발송한 항의 서한은 미국 정치권의 쿠팡 보호 기류가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시사한다.
정부는 이번 지정을 국적과 무관한 정당한 법 집행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미국 측은 ‘미국 기업 차별 금지’라는 기조 아래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문제가 통상 갈등으로 이어진다면 핵추진잠수함 도입 및 우라늄 농축 협력 등 한미 간 핵심 안보 현안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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