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합의 뒤 날아든 ‘140억’ 청구서…CU, 100억 상생 카드로 진화될까 [더게이트 유통]
CU 점포 전경(사진=BGF리테일)CU 점포 전경(사진=BGF리테일)

[더게이트]

CU 편의점을 운영하는 BGF리테일 계열 물류사 BGF로지스의 물류 파업이 노사 합의로 일단락됐지만 갈등의 불씨는 도리어 점주와 노조 사이에서 더 크게 타오르고 있다. 가맹점주들이 파업 주체인 화물연대를 상대로 140억원 규모의 소송전을 시작하자, 본사인 BGF리테일이 하루 만에 100억원 규모의 지원책을 발표하며 사태 수습에 나선 상태다.

BGF리테일은 7일 오전 가맹점주와 임직원을 대상으로 안내문을 공지하고, 물류 불안정에 따른 가맹점 피해 보상을 골자로 한 가맹점 지원안을 전격 공개했다. 전날 CU가맹점주협의회가 화물연대를 상대로 대규모 손해배상 청구 내용증명을 발송하며 갈등이 2라운드로 진입하자, 본사가 서둘러 ‘상생 카드’를 꺼내 들며 점주들의 민심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협의회는 지난 6일 화물연대를 상대로 총 140억4000만원에 달하는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협의회는 파업 기간 발생한 재산 피해 102억8000만원과 전국 1만8800여 점주의 정신적 피해 위자료 37억6000만원을 합산한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협의회는 오는 15일까지 공개 사과와 피해 보상 계획안 제출 등을 요구했으며,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민·형사상 모든 법적 조치를 강행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소송 공론화 뒤 나온 ‘매출이익 100% 보전’ 카드

BGF리테일 BI 로고(사진=BGF리테일)BGF리테일 BI 로고(사진=BGF리테일)

이후 본사가 발표한 지원안은 소송전으로 번진 점주들의 분노를 가라앉히기 위해 결품 이익 손실을 전액 보전해주는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지원안은 점포 지원금과 위로금으로 나뉘며, 이달 7일 정산서에 반영돼 8일 개별 입금될 예정이다.

핵심은 저온 결품에 대한 매출이익 100% 지원이다. 지난달 5일부터 30일까지 발생한 냉장·냉동 전체 결품에 대해 정상 판매를 가정한 점포 매출이익을 본사가 전액 보전하기로 했다. 또한 유통기한이 짧아 폐기된 도시락, 삼각김밥 등 간편식사류의 폐기 금액 역시 전액 보상한다.

여기에 지역별·점포별 위로금을 추가해 한 점포당 최대 100만원까지 지급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점주들이 노조를 향해 법적 대응을 시작한 직후 나온 대응이라 눈길을 끈다.

복잡한 물류 구조 탓…원청 책임 논란은 여전

BGF리테일 진천 중앙물류센터(사진=BGF리테일)BGF리테일 진천 중앙물류센터(사진=BGF리테일)

업계에서는 본사의 이번 지원책이 점주와 노조 간의 소송전을 멈출 방어선이 될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CU 물류 체계는 ‘BGF리테일→BGF로지스→지역 물류센터→하청 운송사→배송기사’로 이어지는 다단계 구조다. 배송 기사들은 하청 운송사와 위탁 계약을 맺은 특수고용노동자 형태여서 원청의 사용자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이번 파업의 근본 원인이었다.

특히 올해 3월 시행된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의 여파로 화물연대가 실질적인 교섭 구조를 확보했다는 점은 향후 유통업계 노사 관계에 새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점주들이 노조를 상대로 소송을 이어가고 본사는 이를 돈으로 보전해 주는 현재의 구도는, 결국 다단계 물류 구조가 가진 리스크를 본사가 떠는 격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갈등 2라운드’ 진입…구조적 리스크 해결이 관건

BGF로지스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관계자들이 30일 고용노동부 진주지청에서 단체합의서 조인식을 진행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화물연대본부)BGF로지스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관계자들이 30일 고용노동부 진주지청에서 단체합의서 조인식을 진행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화물연대본부)

현재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파업 종료 이후에도 이어지는 갈등의 전이 현상이다. 기존 갈등이 ‘회사 대 노조’였다면, 이제는 본사의 지원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점주 대 노조’의 법적 공방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CU가맹점주협의회는 노조뿐 아니라 본사 측에도 대체 기사 투입 등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 상황이어서 본사가 내놓은 100억원의 카드가 점주들의 소송 의지를 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BGF리테일의 깜짝 지원책이 일시적인 수습책은 될 수 있겠지만 점주와 노조 사이의 감정적 골과 다단계 물류 체계의 모순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물류 리스크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진정한 상생은 사후 보상금의 액수가 아니라 위기 시 가맹점을 지탱할 수 있는 제도적 안전망 구축이 바탕이 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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