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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게이트
뉴스전문 채널에 송출되는 인터넷 팩스 서비스 업체 'H 팩스' 광고 영상 장면. 이 업체는 서울 강남구 선릉에 있는 한 주상복합 아파트 상가에서 입점 상인들을 상대로 영업 방해와 협박 등을 일삼은 인물로 지목된 'K 회장'이 실소유주로 알려진 곳이다(사진=H 팩스 광고 영상 캡처)[더게이트]
지난 4월, 서울 강남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 지하 와인 매장엔 비릿한 침 냄새와 살벌한 욕설이 뒤섞였다. 평온해야 할 상가 복도에 "칼 가져와 죽여버리겠다"는 고함이 터져 나왔고, 피해 상인은 건장한 남성들에게 에워싸인 채 모욕을 견뎌야 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이는 인근 'ㅊ식당' 주인이자 인터넷 팩스 서비스 'H 팩스'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K 회장. 2026년 대한민국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믿기 힘든 광경에 대해 주변 상인들은 "단순한 이웃 간의 다툼이 아닌, 자본과 위력을 동원한 '상가 사냥'의 서막"이라고 주장한다.
"회장 허락 없인 안 된다"…공용 공간을 사유화한 갑질
지난 4월 K 회장이 와인 매장을 찾아가 A 대표의 부친에게 위력을 행사하는 모습이 담긴 CCTV 화면 (사진=A 대표 제공)8일 [더게이트]가 현장을 취재한 결과, K 회장의 전횡은 1년 넘게 이어지며 상권 전체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었다. 피해자들은 그를 '회장'이라고 부르며 마치 상왕처럼 군림하는 무소불위의 권력자로 묘사했다.
피해자들은 입을 모아 "K 회장이 흉기 위협은 물론, 소방법을 비웃듯 화재 대피로와 타 매장 출입구를 집기와 쓰레기통으로 막아버리는 막무가내식 영업 방해를 일상적으로 자행했다"고 증언했다. 피해를 호소하는 상인만 벌써 네 명을 넘어섰다.
같은 건물에서 와인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A 대표가 K 회장으로부터 위협을 받기 시작한 건 '간판'때문이었다. 2025년 4월 A 대표는 와인 레스토랑 개업과 함께 관리실 승인을 얻어 간판 공사를 시작했다.
그러자 K 회장 측 직원이 나타나 공사를 강제로 중단시켰다. "사장님(K 회장)께서 해외에 계시니 2주 뒤에 오시면 허락받고 달아야 한다"는 게 이유였다. 주변 상인들은 A 대표의 간판 설치와 관련해 "K 회장이 건물주도 아닌 상황에서 처음부터 K 회장의 허락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었다"고 알렸다.
A 대표가 운영하는 와인 매장 앞에 K 회장 측이 집기를 쌓아 통로를 막은 모습. 건물 관리실에서 물건을 치워 달라고 요청하는 안내문을 붙여 놨다. A 대표는 소방법 위반이라며 관할 소방서에 해당 사실을 신고했지만, K 회장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A 대표는 "다시 신고를 하고 소방관이 출동해 집기들을 철거했다"고 설명했다. (사진=A 대표 제공)귀국한 K 회장은 허락은 고사하고 와인 매레스토랑 배너를 반복적으로 철거, 이동시켰다. 그리고 아예 와인 매장 입구 벽면을 자신의 광고판으로 도배했다. 와인 매장의 존재 자체를 지워버린 것이다.
이후 보복은 집요했고, 위협적이었다. 온라인 지도 앱에 자신의 고깃집 비방 리뷰가 달리자 K 회장은 곧장 A 대표의 와인 레스토랑으로 들이닥쳤다. A 대표는 "리뷰를 작성한 적이 없다"고 했지만, K 회장은 "손님으로 왔다"며 테이블을 점거한 채 한 시간 넘게 와인 매장 직원들에게 폭언을 쏟아내며 와인잔을 깨고, 심지어는 손님과 이야기 중인 A 대표를 협박하는 등 소란을 피웠다. 급기야 지난 4월에는 매장 입구를 각종 집기로 가득 채워버렸다.
K 회장의 이 같은 행동은 화재 대피 통로를 막은 것으로 소방법 위반에 해당했다. A 대표는 이 사실을 관할 소방서에 신고하고 경찰까지 출동했지만, 집기들은 며칠이 지나서야 소방관에 의해 치워졌다.
더욱 우려스러운 건 K 회장의 겁박 강도가 나날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K 회장은 와인 레스토랑 청년 직원을 향해 "칼 갖고 와 죽여버리겠다"며 협박성 발언을 일삼았다. 이뿐 아니라 자신을 제지하던 A 대표의 아버지를 향해 침을 뱉고, 멱살을 잡았다. 현재 A 대표는 업무 방해와 재물 손괴, 폭행 등 혐의로 K 회장을 고발한 상태다.
A 대표는 "경찰이 출동해도 그때뿐이었다"며 "그는 법조계 인맥을 과시하며 우리를 비웃었다"고 토로했다.
'B 갈비'와도 악연…"투자자로 접근한 뒤 매장 빼앗아"
K 회장으로부터 일방적인 괴롭힘을 당했다고 호소한 상인들이 영업을 한 서울 강남구 한 주상복합 아파트 (사진=성상영 기자)피해 상인은 A 대표만이 아니었다. K 회장에게 피해를 입은 '○○갈비' B 대표의 사연은 '투자 명목 접근 후 축출'이라는 의심을 살만한 패턴을 보여준다. 사연은 이렇다.
B 대표는 경북의 한 식당으로부터 갈비 조리 기술을 전수받아 2023년 말 동업자와 함께 매장을 열었다. K 회장의 'C 식당'이 현재 영업 중인 그 자리였다. B 대표의 가게는 문 앞에 매일 줄이 설 만큼 장사가 잘 됐다. 그러나 사업상 의견 차이로 B 대표는 초기 투자를 한 동업자와 결별했다.
그 무렵 K 회장은 손님으로 ○○갈비를 찾았다. 식당 사장과 단골 고객으로 연을 맺게 된 K 회장은 B 대표에게 동업을 제안했다. 최초 동업자가 철수하자 투자금을 돌려줘야 했던 B 대표로서는 K 회장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2025년 1월 K 회장은 B 대표에게 4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관계는 오래 가지 못했다. K 회장이 하나둘 무리한 요구를 하면서 크고 작은 의견 충돌이 생겼다. 그러다 2025년 7월 미국 출장 중이던 K 회장이 B 대표에게 메시지를 보내 "내일부터 장사하지 말라"며 수익금 정산 중단을 급작스럽게 통보했다. B 대표는 "처음엔 우리 편인 것처럼 하다가 장사 잘 된다 싶으니까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이라고 증언했다.
이어진 K 회장의 요구는 황당했다. 투자 계약을 해지하고, B 대표가 단독으로 매장을 운영하는 대가로 10억원을 달라는 것이었다. 처음 K 회장이 투자한 4억원의 2배가 넘는 금액이다.
A 대표가 운영하는 와인 매장의 직원이 K 회장으로부터 당한 폭언을 호소하는 문자메시지. 이 직원은 견디다 못해 A 대표에게 퇴사 의사를 전했다. (사진=A 대표 제공)B 대표가 제안을 거절하자 K 회장은 상상하기 힘든 보복에 나섰다. B 대표의 자택 주차장에 차량을 방치해 통행을 막는가 하면, 그를 파렴치범으로 묘사한 전단지를 온 동네에 붙였다.
K 회장은 B 대표 아내에게 칼과 가위 사진을 보내며 생명의 위협을 가했고, 결국 B 대표는 피땀 흘려 일군 가게를 넘기고 야반도주하듯 이사해야 했다. B 대표는 "K 회장이 처음부터 내 가게를 노리고 접근한 것 같다"며 울분을 토해냈다.
상가에서 카페를 운영하던 C씨 역시 K 회장의 '고사 작전'에 무너졌다. K 회장은 자신의 고깃집에서 고가의 머신으로 뽑은 커피를 무료로 나눠주는 이벤트를 열었다. 하루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점심 주문이 뚝 끊긴 것은 물론 인근 상인들로부터 항의까지 받았다. 주변 카페 점주들이 'C씨가 커피 무료 행사에 동의를 해줬다'고 오해한 데서 비롯된 항의였다. 이곳은 강남 핵심 상권 중 하나로 건물 반경 300m 안에 카페만 20곳이 넘는다.
C씨가 항의하자 돌아온 건 건장한 남성들의 위협이었다. "빈털터리로 내보낼 수 있다"는 으름장과 함께 "5000만원 줄 테니 가게를 넘기라"는 압박이 이어졌다. C씨는 심각한 수면 장애와 정신적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그는 지난해 말 상가를 떠났다.
"마치 조폭 같았다"…법원장·검사장 인맥 과시하며 전횡
'H 팩스' K 회장은 피해 상인들에게 휴대전화에 저장된 연락처를 보여주며 법조계 인맥을 과시했다. (사진=피해 상인 제공)피해자들은 K 회장이 평소 법원장이나 검사장 이름이 저장된 휴대폰 연락처를 보여주며 법조계 인맥을 과시했다고 증언했다. 공권력이 자신을 건드리지 못할 것이라는 자신감의 배경이다.
실제로 강남구청과 강남경찰서엔 수많은 민원이 접수됐으나 실질적인 제재는 이뤄지지 않았다. 취재진은 K 회장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다. 그러나 K 회장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상인들의 비명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K 회장이 운영하는 H 팩스의 광고 영상은 뉴스전문 채널의 전파를 타며 신뢰받는 기업으로 각인되고 있다. 피해 상인들은 매일 TV 속에서 가해자의 얼굴을 마주하며 끝나지 않는 악몽 속에 살고 있다.
K 회장이 주변 상인들에게 입버릇처럼 말했다는 "이 일대 상권을 다 먹겠다"는 포부는 누군가의 피눈물을 양분 삼아 완성되고 있는 셈이다. 강남 선릉의 노른자 상가는 공권력의 부재 속에 법보다 주먹이 가까운 무법지대로 변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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