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는 잘합니다” 팻말 든 휠체어 할머니…구포시장에 맺힌 '눈물 한 방울'
하정우 부산 북구 갑 후보(사진 왼쪽부터), 문영남 북구 제1선거구 시의원 후보가 부산 시민, 이기영 배우와 함께 기념촬영하는 장면(사진=더게이트)하정우 부산 북구 갑 후보(사진 왼쪽부터), 문영남 북구 제1선거구 시의원 후보가 부산 시민, 이기영 배우와 함께 기념촬영하는 장면(사진=더게이트)

[더게이트=부산]

5월 17일이었다. 부산 북구 구포시장. 오후였다.
좁은 골목으로 노부부가 들어섰다. 할아버지가 휠체어를 밀었다. 그 위에 할머니가 앉아 있었다. 손에는 종이가 들렸다. 선거 홍보물이었다. 거기에 적힌 글자. ‘하정우는 잘합니다’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부산 북구갑 후보가 시장에 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아침부터 하정우가 오길 기다렸다고 했다.

하정우가 그 광경을 봤다. 잠깐 멈춰 섰다. 캠프 관계자들도 멈췄다. 짧은 정적이 흘렀다. 48세 AI 전문가의 눈가가 젖었다.

"북구를 바꿔달라."

같은 말이 시장 통로마다 들렸다. 생선전 앞이었다. 떡집 처마 밑이었다. 신발 좌판 옆이었다. 사진 한 장 같이 찍자는 손이 하정우에게 다가왔다. 그것도 여럿이. 인파에 밀려 일행은 한참 동안 한 걸음도 떼지 못했다. 하정우의 바닥 민심 실체다.

-늦은 도착, 빠른 진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 시절 하정우가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장면(사진=더게이트)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 시절 하정우가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장면(사진=더게이트)

하정우는 4월 27일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에서 물러났다. 다음 날 이재명 대통령이 사표를 재가했다. 4월 29일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같은 날 부산행 KTX에 올랐다. 결심에서 공천 확정까지 일주일이 걸리지 않았다.

출마 선언문에 한 문장이 있다. ‘해양수도 X 피지컬 AI. 부산 대전환’. 명쾌한 공식이다. 이력은 단단하다. 네이버에서 '하이퍼클로바X'를 진두지휘했다. 한국형 거대언어모델이다. 매년 논문 2만여 편이 몰리는 학술대회가 있다. 뉴립스다. 그 학술대회의 수석 심사위원 300명 안에 이름이 들어 있다.

알파고의 아버지 데미스 허사비스도 직접 만났다. 협상도 직접 했다. 결과는 분명하다. 영국 본사 외 세계 최초로 한국에 딥마인드 AI 캠퍼스가 들어선다.

문제는 합류 시점이다. 늦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앞섰다. 적합도는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에 못 미친다. 본인도 안다.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대신 들고 다니는 무기가 있다. 수첩이다. 주민의 민원과 당부를 일일이 적는다. 다 쓴 수첩이 벌써 3권이다.

-청년이 떠나는 북구-

하정우가 구포시장 상인을 위해 사인하는 장면(사진=더게이트)하정우가 구포시장 상인을 위해 사인하는 장면(사진=더게이트)

부산 북구의 좌표는 냉정하다. 면적 41.5㎢. 부산 전체의 5% 남짓이다. 인구는 국회의원 선거구 분구 상한선 밑으로 떨어졌다. 북구 1인당 지역 내 총생산(GRDP)은 약 1200만 원. 부산에서 하위권이다. 일자리도 교육 인프라도 턱없이 빈약하다. 청년이 떠나고 도시는 늙는다. 낡은 정치 공학은 무의미하다.

먹고사는 축은 셋이다. 부동산업. 보건·사회복지업. 교육서비스업. 큰 공장이 없다. 큰 회사도 없다. 주거 중심의 구도심이다.

구포의 골목은 옛 시간을 품었다. 덕천도 그렇다. 화명과 금곡은 신시가지로 갈렸다. 시장 상인의 한숨이 흐른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어르신만 남는다.

하정우의 공약은 이 갈증을 한 글자로 묶는다. 'AI'다. 부산 최초 AI 특성화고등학교 설립. 서부산 AI 테마밸리 조성. AI 시니어케어 도시. AI 상권지원 플랫폼 구축. 그리고 '대한민국 AI 교육 1번지'.

초중고 학생만이 아니다. 직장인도, 어르신도, 누구든 인공지능을 배우려면 북구로 와야 한다는 구상이다. 본인 말로는 계획은 이미 섰다. 실행은 시간문제라고 했다. 분야는 본인의 전문 영역이다.

소외된 노인도 챙긴다. 'AI 시니어 케어 도시'가 핵심이다. 응급 상황 시 24시간 작동하는 'AI SOS 시스템'을 깐다. 의료·돌봄·이동을 하나로 묶는다. 키오스크 앞의 막막함은 찾아가는 맞춤형 교육으로 푼다. 휠체어 탄 할머니의 고단함을 최신 기술로 보듬는다. 그게 하정우의 핵심 구상이다.

-전재수의 길, 하정우의 길-

하정우(사진 왼쪽부터)는 전재수가 끝내지 못한 '북구 재생'을 이루려 한다(사진=더게이트)하정우(사진 왼쪽부터)는 전재수가 끝내지 못한 '북구 재생'을 이루려 한다(사진=더게이트)

전재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 북구갑 3선이다. 지역 베테랑이다. 시장 골목에서 만나는 주민들이 똑같이 말한다. "재수만큼 잘해라."

5월 10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이 열렸다. 전 후보가 말했다. “하정우는 북구의 미래입니다.” 하정우가 화답했다. "재수 형님이 시작한 일을 잘 마무리하겠습니다. 미래 산업과 AI 실력을 우리 북구에 더하겠습니다.”

운명의 날은 6월 3일이다. 상대는 둘이다.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 지역 연고가 강하다. 한동훈 무소속 후보. 전국적 인지도가 무기다. 하정우는 철저히 실용주의 노선이다.

실용주의는 마른 논에 물 스미듯 번진다. 낡은 변방이던 북구에 때아닌 'AI 돌풍'이 부는 배경이다. 화려한 수사보다 밥그릇이 먼저다.

하정우는 잊지 않는다. ‘하정우는 잘합니다.’ 그걸 보고 맺힌 눈물 한 방울. 그 한 방울은 오래 마르지 않을 것이다. 하정우의 수첩은 매일 두꺼워지고 있다. 바닥 민심은 거세게 꿈틀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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