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하기 힘든 파격 도전" 김종인, 전격 목포행…손혜원 '원도심 부활' 힘 싣다 [더게이트 정치]
김종인(사진 왼쪽부터)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손혜원 후보가 약속을 하는 장면(사진=더게이트)김종인(사진 왼쪽부터)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손혜원 후보가 약속을 하는 장면(사진=더게이트)

[더게이트=목포]

한국 정치판에서 전직 국회의원의 기초의원 출마는 전례 없는 파격이다. 화려한 여의도 무대를 누비던 인물이 지역 골목상권을 누비겠다고 선언했다. 무소속 손혜원 목포시의원(라 선거구)이다.

이 신선한 도전에 여야를 넘나드는 백전노장의 '최고 전략가'가 흔쾌히 힘을 보탰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전남 목포로 전격 발걸음을 옮겼다.

두 사람의 인연은 무려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한민국 유수의 기업 브랜드를 빚어낸 기획자와 경제민주화를 주창한 꼿꼿한 경제학자로 처음 만난 이들은 오랜 시간 깊은 교감을 나눴다.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와 김 전 대표를 처음 연결한 인물도 바로 손 후보다. 둘의 시너지가 절정에 달한 시점은 2016년 총선. 민주당 홍보위원장이던 손 후보가 삼고초려 끝에 김 전 대표를 구원투수인 비대위원장으로 모셔 왔다. 패색이 짙던 당을 수습하고 제1당으로 우뚝 서게 한 결정적 한 수였다. '더불어민주당'이라는 당명 역시 손 후보의 머리에서 탄생했다.

- '전략가' 김종인을 움직인 '기획자' 손혜원의 상상력-

손혜원의 등장 이후 목포 원도심에 활기가 생겼다는 평가에 대해 이를 부정하는 목포 시민은 없다. 일부에선 손혜원에게 시장 출마를 강력하게 권했지만, 손혜원은 "기초의원으로도 할 일이 많다"며 "목포 원도심이 항구적으로 살아남고, 발전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행동으로 보여줄 참"이라고 말했다(사진=더게이트)손혜원의 등장 이후 목포 원도심에 활기가 생겼다는 평가에 대해 이를 부정하는 목포 시민은 없다. 일부에선 손혜원에게 시장 출마를 강력하게 권했지만, 손혜원은 "기초의원으로도 할 일이 많다"며 "목포 원도심이 항구적으로 살아남고, 발전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행동으로 보여줄 참"이라고 말했다(사진=더게이트)

5월 24일 손혜원 후보의 유튜브 방송 대담에 출연한 김종인 전 대표는 회고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직 국회의원의 시의원 출마에 대해 "일반적으로 상상하기 굉장히 힘든 일"이라면서도 "기초 단체를 변화시키겠다는 확고한 신념과 확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지역 정치 최일선에 직접 뛰어들어 목포시를 완전히 탈바꿈하려는 기획자의 뚝심을 높이 산 것이다.

이날 대담에서 손 후보가 내민 최우선 과제는 명확했다. 바로 '원도심 부활'이다. "원도심이 살아야 목포가 산다"는 기조 아래, 근대문화 자산을 적극 활용한 관광 활성화와 지역경제 기반 강화를 역설했다.

단순히 아이디어 차원을 넘어 무소속 연대를 구축해 참신한 지역 인재를 발굴하겠다는 '공개 오디션' 구상까지 내놨다. 중앙 정치권과 지역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폭발적인 투자 유치를 끌어내겠다는 치밀한 계산이다.

김 전 대표 역시 목포가 수십 년간 제자리걸음을 했다고 꼬집으며 손 후보의 이야기에 공감했다. 정치인에게 가장 메마른 덕목이 상상력과 창의력인데, 손 후보는 이를 온전히 갖췄다는 칭찬이다.

김 전 대표는 "손 후보의 창의력이 제대로 발휘된다면 목포의 전반적인 생활 환경과 경제가 획기적으로 도약할 기회"라고 단언했다. 유권자들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몰아달라고 신신당부한 이유다.

두 거물은 지역 현안을 넘어 묵직한 사회 문제에도 날 선 목소리를 냈다. 1977년 건강보험 도입과 노인연금 제도를 주도한 김 전 대표는 과거 정권 시절을 반추했다. 절대빈곤을 극복하면 대중의 욕구가 변하기 마련인데, 정치가 이를 껴안지 못하면 극심한 사회적 혼란이 닥친다는 통찰이다.

최근 터진 대기업 노동조합의 성과급 논란과 관련해선 “파이를 공정하게 나눌 분배 장치를 정치가 선제적으로 마련하지 못해 벌어진 비극”이라고 안타까워했다.

-"50% 득표하면 예산 돕겠다"…'목포 살리기' 전격 약속-

목포 시민에게 인사하는 손혜원(사진=더게이트)목포 시민에게 인사하는 손혜원(사진=더게이트)

이날 대담은 단순한 덕담과 지지 선언에 그치지 않았다. 손혜원 후보는 중앙 정치권의 거물인 김종인 전 대표의 든든한 지원을 요청했다. 특히 50% 이상 득표율로 시의회에 입성할 경우, 목포 발전에 필요한 굵직한 중앙 예산을 따내는 데 힘을 보태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어려울 때마다 중앙 부처를 뚫어줄 구원투수가 필요하다는 당찬 요청에 김 전 대표는 흔쾌히 "알았다"라고 답했다.

손 후보는 5년 전 목포로 터전을 완전히 옮긴 굴곡진 사연도 담담하게 털어놨다. 부동산 투기 논란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참담함, 그리고 2심에서 차명 거래 혐의 무죄를 이끌어냈지만 대법원에서 벌금 1000만 원이 확정된 씁쓸한 과정을 소회했다. 사법부와 정치권력의 씁쓸한 결탁을 목도하며 겪은 뼈아픈 좌절감이다.

하지만 손 후보는 억울함에 발목 잡히기보다 진정성을 묵묵히 증명하려고 목포 시민 속으로 뛰어들었다고 힘줘 말했다. 거친 비바람을 맨몸으로 맞으면서도 기어코 지역 살리기에 앞장서겠다는 다짐이다. 김 전 대표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며 든든한 방패막이를 자처했다.

목포 원도심 낡은 골목에서 흥미진진한 정치 실험이 닻을 올렸다. 화려한 여의도 무대를 뒤로하고 시의원에 뛰어든 전직 국회의원. 그리고 손 후보를 돕기 위해 무더위 속 기꺼이 남행열차에 몸을 실은 86세의 노(老) 정치인.

이들이 빚어낼 폭발적인 화학 작용은 단순한 동네 선거 이상의 묵직한 의미를 띤다. 40년을 이어온 두 사람의 단단한 연대가 쇠락하던 항구 도시에 신선한 충격파를 던졌다. 이제 주사위는 목포 유권자들의 투표용지 위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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