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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명,'신입사원 강회장'서 재벌 막내딸로 완벽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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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이 아깝지 않은 서울위원회'는 한강버스 같은 거대 이벤트를 논하지 않는다. 재정이 빠듯한 자치구에 지하철 출입구를 더 뚫어 접근성을 높이는 일. 청년 면접 비용 지원, 결혼식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가격 공개, 무연고자의 장례를 서울시가 함께 치르는 일 등 시민들의 편의와 복지에 더 직접적으로 관련된 일에 세금이 쓰이길 바란다(사진=더게이트)[더게이트]
5월 14일 목요일 낮, 서울 세종대로 태평빌딩.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착착캠프’에 사람들이 모였다. 평일 한낮, 그것도 점심시간이었다. 출범식을 열기엔 어정쩡한 시각이다. 저녁이나 주말이면 사람이 더 왔을 것이다.
그런데 그 어정쩡한 시각이야말로 이날의 메시지였다. 직장인도, 가게를 비우기 어려운 자영업자도 올 수 있도록 점심시간을 골랐다는 것이다. 저녁 집회의 머릿수 대신, 문 닫고 나오기 힘든 사람들의 한 시간을 택한 셈이다.
'세금이 아깝지 않은 서울위원회', 줄여서 세아서는 그렇게 문을 열었다. 위원장은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공동소장이다.
-'쇼'가 아니라 '제안'-
한강버스 (사진=서울시)세아서가 내건 깃발은 단순하다. 안진걸의 말은 명료했다. "시민의 세금이 불필요하게 낭비되지 않고 시민의 삶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서울."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교통·주거·안전·복지처럼 손에 잡히는 문제를 하나씩 풀자는 쪽이다.
다만 안진걸은 선을 그었다. 이 위원회는 ‘표를 노린 쇼’가 아니라고 했다. 좋은 정책을 만들어 제안하고, 채택되면 알리고, 채택되지 않으면 다시 제안해 언젠가 받아들여지게 만드는 곳. 한마디로 제안자이자 감시자다. 의사와 노무사, 교수, 게임·통신 전문가까지 분야가 제각각인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 까닭이 거기 있다.
이름값도 한다. 캠프가 하루 하나씩 내놓는 정책 시리즈의 이름이 '세아정', 세금이 아깝지 않은 정책이다. 세아서는 그 세아정과 발을 맞춘다. 정책을 알리고, 비는 곳을 채운다.
-작은 아이디어의 목록-

세아정 목록을 들여다보면 결이 보인다. 거대 담론이 아니라 생활의 결이다.
지하철 막차가 끊긴 자리에 같은 노선을 따라 달리는 심야버스. 번호도 3호선이면 'N3' 식으로 직관적으로 붙인다. 한 번 내렸다 같은 노선을 다시 타면 요금을 물리지 않는 재승차 무료.
재정이 빠듯한 자치구에 지하철 출입구를 더 뚫어 접근성을 높이는 일. 청년 면접 비용 지원, 결혼식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가격 공개, 무연고자의 장례를 서울시가 함께 치르는 일까지.
하나하나는 소박하다. 세상을 뒤집는 정책은 없다. 그러나 막차를 놓쳐 본 사람, 면접 정장값에 망설여 본 사람, 빈소 하나 차리기 막막했던 사람에게는 다르다. 작아서 와닿는다.
-"세금 쓰지 말자? 아깝지 않게 쓰자는 것"-
지방선거 기간 새벽부터 자정까지 배우 이기영과 전국을 돈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매번 어깨 통증을 호소했다. 피로가 겹친 건 이기영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기영은 안진걸의 어깨를 마사지하며 후배의 건강을 염려했다. 이들이 이렇게 헌신하는 걸 아는 이는 드물다. 이들이 누가 아는 것에 대해 연연하지 않기 때문이다(사진=더게이트)안진걸은 위원장 명패를 받은 뒤 책상 앞에 앉아 있지 않았다. 서울 구석구석을 발로 훑었다. 전국도 몇 번이고 돌았다. 충남 서천에서 작은 일이 있었다. 서천으로 여행 온 서울 단체 관광객 앞에서, 서울시장 후보 정원오를 홍보한 것이다. 서천 한복판에서 서울 시장 이야기라니. 듣는 사람도, 하는 사람도 웃었을 법하다.
이 장면이 안진걸을 압축한다. 시민단체에서 잔뼈가 굵은 활동가의 몸에 밴 발품. 명함 한 장 더 돌리고, 한 사람 더 붙잡는 습성. 점심시간을 골라 출범식을 연 것도, 관광버스 앞에서 목청을 높인 것도 같은 결에서 나왔다.
'세금이 아깝지 않다'는 말은 묘하다. 세금을 아끼자는 구호가 아니다. 아깝지 않게 쓰자는 것이다. 쓸 데는 제대로 쓰되, 강에 띄운 배나 광장에 세운 조형물처럼 시민이 고개를 갸웃하는 곳에는 한 푼도 흘리지 말자는 이야기다.
그 까다로운 잣대를 들고 누군가는 정책을 짜고, 누군가는 점심시간에 깃발을 들고, 누군가는 서천 관광버스 앞에 선다. 6월 3일, 표는 시민이 던진다. 다만 그날이 오기까지, 점심 한 시간을 쪼개고 낯선 동네 버스 앞에 서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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