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스페인은 팀으로 우승했고,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하나 [최순호의 월드컵 파일]

더게이트
김은식 작가와 김종화 작가(사진=김종화 작가 제공)[더게이트]
"오랜 시간 제 마음속에 머물던 별서정원의 풍경이 여러분에게도 작은 쉼과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조선시대 사대부들이 자연 속에 지은 별서정원을 26년간 발로 좇은 김종화 작가가 독자들에게 전한 바람이다.
김 작가는 21일 경기 수원 광교호수공원 앞 아쿠아플라넷 광교에서 열린 자신의 책 '별서정원' 출간 기념 북콘서트 무대에 섰다. 도서관이나 서점 대신 대형 해양 수조를 배경 삼은 이색적인 공간. 가오리와 상어가 떠다니는 아쿠아리움과 푸른 물빛이 마치 바닷속 '별서정원' 같은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별서정원은 벼슬에서 물러나거나 관직을 등진 사대부들이 고향 인근 경치 좋은 곳에 지은 별장형 정원을 가리킨다. 살던 집에서 멀지 않은 도보권에 자리 잡아 자연 속에 은둔하며 산수를 감상하는 공간으로 쓰였다. 김종화 작가는 2000년 전남 담양 소쇄원을 처음 찾은 것을 시작으로 26년째 전국의 별서정원과 누정을 발로 다녀왔다. 당시는 등록금을 벌기 위해 공장에서 일하던 20대 시절, 마음의 휴식을 찾아 무작정 떠난 걸음이었다고 한다. 이후 지치고 힘들 때마다 담양으로, 이어 전남 곳곳으로, 40대 들어서는 영남 지역까지 발걸음을 넓혔다.
오랫동안 지역 언론사에서 기자로 일하며 틈틈이 준비해온 이 기획은 3년 전 출판사의 제안을 계기로 다시 힘을 받았다. 지난 3~4월 두 달을 매달려 첫 챕터를 완성했고, 이후 석 달가량 집중 집필 기간을 거쳤다. 20년 가까이 기사만 써온 그에게 200쪽 넘는 분량의 호흡을 잃지 않고 끌고 가는 작업은 쉽지 않았다. 초고 3장을 주변 지인들에게 먼저 보여주며 조언을 구했고, 원고를 봐준 이로부터 "20대 때 이렇게 글을 썼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며 웃었다.
김은식 작가와 김종화 작가(사진=김종화 작가 제공)
야구 저술가 김은식과 대담…호남과 영남 정원의 멋 비교
2부 북토크는 야구 저술가로 활동해온 김은식 작가의 사회로 진행됐다. 오랜 세월 기자와 작가로 서로의 영역을 존중해온 사이라고 소개하며 대담을 연 김은식 작가는, 처음 책 제목을 들었을 때 별서정원이 특정 장소의 고유명사인 줄 알았다고 털어놨다. 짧은 호흡에 익숙한 기자의 문체가 아니라 긴 호흡의 작가 문체라 의외였다는 소감도 함께 전했다.
김종화 작가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초여름 햇살이 여린 잎사귀 사이로 비쳐 들며 누정과 주변 풍경이 에메랄드빛으로 물들던 순간을 꼽았다. 순천 초연정과 예천 초간정을 특히 애착이 가는 장소로 소개했는데, 초연정은 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도 걸어서 20분을 더 들어가야 닿을 만큼 깊숙한 곳에 있다고 설명했다. 호남과 영남 지역 별서정원의 차이에 대해서는, 호남 쪽이 자연에 깊이 스며들어 사색과 작품 활동에 어울리는 공간이라면 영남 쪽은 서원 인근에 자리해 교류와 강학의 성격이 좀 더 짙다는 자신의 인상을 전했다.
북토크는 진지한 이야기 사이사이 웃음도 오갔다. 뚜벅이 여행자로 알려진 그가 지난해에야 운전면허를 땄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객석에 웃음이 번졌고, 만날 때마다 밥값을 내온 김종화 작가에게 김은식 작가가 "책이 좀 팔려야 밥을 얻어먹을 텐데"라며 너스레를 떨어 자리를 한번 더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1부에서는 세종국악관현악단 박서영 단원의 가야금 연주와 팝페라그룹 샤인보체의 무대가 펼쳐져 행사에 운치를 더했다.
김 작가는 독자들에게 어느 계절이 가장 아름다우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다면서, 정작 책을 통해 전하고 싶은 답은 계절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이 늘 아름답다는 걸 알게 해주는 공간"이라는 말로 정리했다.
김 작가는 다음 주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로 떠날 예정이다. '마을과 성당'을 주제로 자료를 준비 중이며, 다녀온 뒤에는 연재를 거쳐 또 한 권의 책으로 엮어보고 싶다는 뜻도 전했다. 장애인과 함께하는 도보 여행 프로젝트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출판사와 저자는 책 수익금 일부를 사회에 기부할 예정이다.

관심 없음
{카테고리}에 관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