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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면 어디를 볼지 못지않게 무엇을 먹을지도 중요해진다. 지역마다 오래 먹어온 음식에는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던 재료와 사람들의 생활 방식이 자연스럽게 남아 있다. 바닷가에서는 해산물을 바로 손질해 먹는 음식이 많고, 내륙에서는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도록 손질하거나 지역에서 구한 재료로 만든 음식이 이어져 왔다.
식사 한 끼로 끝내지 않고 음식이 자리 잡은 동네까지 천천히 걸어볼 수 있는 국내 식도락 여행지 3곳을 소개한다.
1. 실향민 마을에서 시작된 순대 한 접시, 강원 속초 아바이마을
강원 속초 청호동에 자리한 아바이마을은 한국전쟁 당시 함경도에서 내려온 실향민들이 모여 살면서 만들어진 마을이다. '아바이'는 함경도에서 나이 많은 남성을 부르던 말에서 나온 이름이다. 고향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며 바닷가 모래땅에 자리를 잡았던 사람들이 살아오면서 음식에도 북쪽 지방의 흔적이 남았다.
아바이마을에서 먼저 맛볼 음식은 아바이순대와 오징어순대다. 아바이순대는 돼지 창자에 선지와 찹쌀, 채소 등을 넣어 쪄내 일반적인 당면순대보다 속이 굵고 묵직하다. 오징어순대는 오징어 몸통 안에 찰밥과 채소 등을 채워 익혀낸다. 돼지 창자를 구하기 쉽지 않았던 환경에서 오징어를 대신 사용하면서 만들어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순대를 먹은 뒤에는 갯배를 타고 수로를 건너보는 것도 좋다. 갯배는 속초 시내와 청호동을 잇는 작은 무동력선으로, 승객이 갈고리로 쇠줄을 당겨 약 60m의 수로를 건넌다. 한국전쟁 뒤 청호동 주민들이 시내를 오가기 위해 이용했던 교통수단이 지금까지 남아 여행객들이 직접 타볼 수 있다.
갯배선착장에서 속초관광수산시장까지 이어서 움직이면 음식 여행 동선도 자연스럽다. 시장에서는 수산물과 젓갈, 닭강정 등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어 아바이마을에서 순대를 먹고 시장으로 넘어가 간식을 맛보는 식으로 반나절을 보내기 좋다.
| 위치 | 강원 속초시 청호동 |
| 향토 음식 | 아바이순대·오징어순대 |
| 체험 | 약 60m 수로를 건너는 갯배 |
| 연계 장소 | 속초관광수산시장 |
| 추천 코스 | 아바이마을 → 갯배 → 속초관광수산시장 |
2. 숯불 향 가득한 떡갈비와 국수 한 그릇, 전남 담양 국수거리
담양은 대나무 숲과 오래된 나무길, 강변 산책로가 가까이 이어져 있어 하루 동안 천천히 둘러보기 좋은 곳이다. 죽녹원과 관방제림이 서로 멀지 않고, 주변에 담양을 대표하는 음식점과 국숫집도 모여 있어 걷다가 자연스럽게 식사를 이어가기 좋다.
담양에서 빼놓기 어려운 음식은 떡갈비와 대통밥이다. 떡갈비는 갈비살을 다져 모양을 잡은 뒤 구워내며, 대통밥이나 죽순 요리를 곁들여 한 상으로 내는 곳이 많다. 대통밥은 대나무 통 안에 쌀을 넣어 쪄내 은은한 대나무 향이 밥에 스며든다.
관방제림 가까이에는 담양 국수거리가 자리한다. 약 50년 전부터 국숫집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해 지금의 거리로 이어졌으며, 길가에는 국수를 먹을 수 있는 야외 자리도 마련돼 있다. 멸치 육수를 낸 물국수와 비빔국수를 파는 곳이 많아 가볍게 한 그릇 먹기 좋다.
식사를 마치면 바로 옆 관방제림으로 걸음을 옮길 수 있다. 오래된 나무가 이어지는 강변을 따라 걷고 죽녹원까지 둘러보면 식사와 산책을 따로 계획하지 않아도 된다.
| 위치 | 전남 담양군 관방제림 인근 |
| 향토 음식 | 떡갈비·대통밥·물국수·비빔국수 |
| 거리 역사 | 약 50년 전부터 국숫집 형성 |
| 연계 장소 | 관방제림·죽녹원 |
| 추천 코스 | 국수거리 → 관방제림 → 죽녹원 |
3. 구시장 찜닭에서 간고등어와 헛제사밥까지, 경북 안동
안동은 오래된 마을과 한옥, 강을 따라 걷는 길이 남아 있어 음식과 여행을 함께 즐기기 좋은 도시다. 하회마을과 월영교처럼 널리 알려진 명소가 있고, 구도심으로 들어가면 오래된 시장과 골목을 따라 안동의 생활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1946년 문을 연 구시장 안에는 안동찜닭 식당이 모여 있는 찜닭골목이 자리한다. 닭고기와 감자, 채소, 당면을 간장 양념에 졸여 넉넉하게 담아내는 안동찜닭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지금의 안동찜닭이 만들어진 과정에는 여러 이야기가 전해진다. 구시장 닭 골목에서 손님 입맛에 맞춰 재료를 더하면서 지금의 모습이 됐다는 이야기가 있고, 서양식 치킨이 퍼지던 시기에 새로운 닭요리로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도 있다.
안동에서 함께 먹어볼 만한 음식이 간고등어다. 안동은 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내륙 도시라 과거 영덕에서 잡은 고등어를 옮기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생선이 상하지 않도록 소금을 쳐 운반했고, 이동하는 동안 간이 배면서 지금의 안동간고등어로 이어졌다.
헛제사밥도 안동에서 오래 먹어온 음식이다. 제사를 지내지 않는 날에도 제사상과 비슷하게 음식을 차려 먹으면서 헛제사밥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구시장에서 찜닭을 먹은 뒤 월영교 쪽으로 이동해 산책하고, 다음 식사에서 간고등어나 헛제사밥을 맛보면 안동의 음식과 여행지를 함께 둘러보기 좋다.
| 음식 중심지 | 안동구시장 찜닭골목 |
| 향토 음식 | 안동찜닭·간고등어·헛제사밥 |
| 시장 개장 | 1946년 |
| 연계 장소 | 월영교·하회마을 |
| 추천 코스 | 안동구시장 → 월영교 → 향토 음식점 |
오늘의 여행 팁 3가지
- 시장과 음식거리의 식당은 영업시간과 쉬는 날이 서로 다르므로 먼 곳에서 출발한다면 방문하려는 식당이 문을 여는지 먼저 확인한다.
- 향토 음식을 여러 가지 맛볼 계획이라면 한 곳에서 배를 가득 채우기보다 일행과 메뉴를 나눠 먹으며 다음 장소로 이동한다.
- 속초와 담양, 안동 모두 식사 뒤 걸어서 둘러볼 곳이 가까이 있어 오래 걸어도 불편하지 않은 운동화를 신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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