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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바람이 선선해지는 9월 하순에는 이름난 단풍 명소를 찾아 산에 오르지 않아도 꽃과 나무 사이를 걸으며 계절을 즐길 수 있다. 개인과 법인 등이 오랜 시간 직접 가꾼 민간정원 가운데에는 수십 년 된 나무와 분재를 볼 수 있는 곳부터 바다를 내려다보는 숲정원까지 평소 쉽게 만나기 어려운 장소가 곳곳에 숨어 있다.
산림청은 21일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과 함께 ‘아름다운 민간정원 30선’을 발표했다. 지난 5월 신청을 받은 뒤 1차 서류심사에서 45곳을 추렸고 현장평가와 국민 온라인 투표를 거쳐 30곳을 선정했다. 온라인 투표에는 1만9204명이 참여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조용히 걸으며 가을 풍경을 즐길 국내 여행지를 지금부터 살펴본다.
1. 소나무 숲길 따라 걷는 '청주 공간정원'
충북 청주시 상당구에 자리한 공간정원은 2019년 5월 민간정원으로 등록된 곳이다. 올해 아름다운 민간정원 30선에서는 ‘예술과 문화를 담은 정원’에 이름을 올렸다.
이곳의 시작은 조경수를 키우던 농장이었다. 오랫동안 특수목을 다뤄온 정원주가 관리한 나무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했고 이후 일반인이 둘러볼 수 있는 민간정원으로 문을 열었다. 전체 면적은 2만6469㎡이며 녹지 면적은 2만4945㎡다.
정원 곳곳에서는 오랜 시간 모양을 잡아온 소나무를 만날 수 있다. 완만한 언덕을 따라 소나무정원과 분재정원, 꽃의정원이 펼쳐지고 소나무 숲길 사이에는 수국을 심은 길도 조성돼 있다. 산을 오르는 것처럼 가파르게 걷기보다 정원을 천천히 돌아보며 나무의 형태와 숲길 풍경을 감상하기 좋은 곳이다.
현재 정원누리에 등록된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이며 입장료는 무료다. 주소는 충북 청주시 상당구 목련로 106-22다. 주차장과 카페가 있으며 정원 해설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한다.
2. 60년 세월 담긴 '제주 생각하는정원'
제주시 한경면에 있는 생각하는정원은 제주에서 오랫동안 이름을 알려온 민간정원이다. 올해 선정된 30곳 가운데서는 ‘특별한 테마를 가진 정원’에 포함됐다.
이곳에서는 화려한 계절꽃보다 오랜 세월 손질한 분재와 나무, 제주 돌과 물이 어우러진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비짓제주는 한 사람이 약 60년에 걸쳐 자연과 함께 가꿔온 정원으로 소개하고 있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연못과 돌다리, 오래된 나무와 분재가 차례로 모습을 드러낸다. 제주 여행에서 흔히 찾는 바다나 오름과는 전혀 다른 풍경을 볼 수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정원 안을 빠르게 통과하기보다 나무와 돌의 형태를 살펴보며 천천히 걷는 쪽이 잘 어울린다.
생각하는정원은 연중무휴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입장료는 성인 1만5000원, 청소년과 만 65세 이상은 1만3000원, 어린이는 7000원이다. 매표는 관람 종료 1시간 전에 마감한다. 주소는 제주 제주시 한경면 녹차분재로 675다.
3. 70년 된 플라타너스 지키는 '구례 반야원'
구례군 광의면에 자리한 반야원은 커다란 플라타너스와 연못, 소나무가 어우러진 정원이다. 올해 아름다운 민간정원 30선에서는 ‘풍류와 정취를 담은 정원’에 선정됐다.
전체 정원 면적은 2만84㎡이며 녹지 면적은 1만6020㎡다. 입구에서 수로를 따라 들어가면 연못이 나타나고 그 주변으로 소나무와 암석이 자리한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약 70년 동안 이 자리를 지켜온 플라타너스다.
반야원은 남편이 아내를 위해 가꾼 정원이라는 이야기도 품고 있다. 허브테리아 향기정원과 수경식물원, 카페정원이 마련돼 있으며 지리산 자락과 함께 정원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 산림청이 공개한 사진에서도 커다란 나무와 잔디, 주변 산세가 한 화면에 들어온다.
입장료는 무료다. 평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주말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한다. 주소는 구례군 광의면 한국통신로 83-22이며 주차장과 카페도 이용할 수 있다.
4. 바다와 잔디언덕 한눈에 담는 '통영 물빛소리정원'
경남 통영시 도산면의 물빛소리정원은 바다를 바라보며 숲길을 걸을 수 있는 곳이다. 올해 30선에서는 ‘쉼과 회복을 선사하는 정원’으로 선정됐다.
정원 면적은 6만51㎡이며 녹지 면적은 2만3475㎡다. 정원누리는 이곳을 바다에 둘러싸인 약 7000평 규모의 숲정원으로 소개한다. 언덕 위 넓은 잔디밭에서는 통영 앞바다와 욕지도 방향을 바라볼 수 있다.
숲 안에는 팽나무 잔디밭과 돌담이 있고 종려나무가 곳곳에 자리한다. 봄에는 수선화와 벚꽃, 매화와 목련이 피고 여름이면 2000여 주의 수국이 정원을 채운다. 가을에는 상사화와 소국이 피며 이후에도 동백나무와 금목서, 은목서 등 남부지역 상록수 풍경이 남는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등록돼 있으며 일몰 시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입장료는 성인 5000원, 청소년과 통영시민 3000원, 어린이 2000원이다. 주소는 경남 통영시 도산면 도산일주로 1282다.
5. 9월 꽃 피어나는 '강원 산골 찍박골정원'
강원 인제군 인제읍에 자리한 찍박골정원은 이번 30선에서 ‘전원의 낭만을 즐기는 정원’에 이름을 올렸다. 산림청이 이번 발표와 함께 공개한 공식 사진에도 포함된 곳이다.
찍박골정원은 은퇴 후 귀촌한 정원주가 약 10년에 걸쳐 직접 가꾼 정원이다. 전체 면적 3275㎡가 모두 녹지로 등록돼 있다. 규모는 앞서 소개한 정원보다 작지만 계절에 따라 피는 꽃과 주변 산골 풍경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특히 9월에는 헬레니움과 여뀌, 추명국이 꽃을 피운다. 숙근초와 억새를 심은 자연주의 정원을 비롯해 키친가든과 화이트가든, 마당정원, 암석정원이 나뉘어 있어 늦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강원 산골의 풍경을 즐기기 좋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주소는 강원 인제군 인제읍 하우고개길 171-66이며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오늘의 여행 팁 3가지
① 청주 공간정원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어 청주 근교 나들이 일정에 넣기 좋다.
② 제주 생각하는정원은 매표가 오후 5시에 끝나 오후 늦게 방문할 때 시간을 확인한다.
③ 인제 찍박골정원은 9월 꽃을 볼 수 있어 가을 초입에 방문하기 좋다.
국민 1만9204명 참여해 전국 30곳 선정
민간정원은 개인이나 법인·단체가 직접 조성하고 관리하면서 일반인도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한 정원이다. 2015년부터 등록을 받기 시작했으며 2026년 6월 기준 전국에서 194곳이 운영되고 있다.
올해 산림청과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은 신청 정원 가운데 45곳을 먼저 추린 뒤 현장평가와 국민투표 결과를 합산해 30곳을 선정했다. 2024년에도 이름을 올렸던 정원 가운데 16곳은 올해 다시 선정됐다.
30곳은 정원의 성격에 따라 ‘풍류와 정취를 담은 정원’, ‘전원의 낭만을 즐기는 정원’, ‘예술과 문화를 담은 정원’, ‘쉼과 회복을 선사하는 정원’, ‘특별한 테마를 가진 정원’ 등 5개 유형으로 나뉜다.
청주 공간정원에서는 소나무 숲길을 걸을 수 있고 제주 생각하는정원에서는 수십 년 동안 가꾼 분재와 돌정원을 만날 수 있다. 구례 반야원에는 70년 된 플라타너스가 서 있으며 통영 물빛소리정원에서는 잔디언덕 너머로 바다를 바라볼 수 있다. 인제 찍박골정원에서는 9월 꽃과 억새가 어우러진 강원 산골의 가을을 만날 수 있다.
아름다운 민간정원 30선
1. 아름다운정원 화수목 — 충남 천안
2. 산이정원 — 전남 해남
3. 힐링파크 쑥섬쑥섬 — 전남 고흥
4. 비밀의화원 — 경북 칠곡
5. 술매음정원 — 전남 화순
6. 함평천지 몽베르 — 전남 함평
7. 공간정원 — 충북 청주
8. 무등산바우정원 — 전남 화순
9. 춘화의정원 — 경남 통영
10. 정읍들꽃마당 — 전북 정읍
11. 갈멜정원 — 전남 보성
12. 그레이스정원 — 경남 고성
13. 성림정원 — 전남 보성
14. 하담정 — 전남 고흥
15. 하늘빛수목정원 — 전남 장흥
16. 가시림수목원 — 제주 서귀포
17. 죽화경 — 전남 담양
18. 꿈꾸는 숲 선유원 — 전남 보성
19. 생각하는정원 — 제주 제주
20. 나우이제 — 울산 북구
21. 반야원 — 전남 구례
22. 꿈꾸는 정원 — 전남 여수
23. 오계절정원 — 울산 울주
24. 물빛소리정원 — 경남 통영
25. 쌍산재 — 전남 구례
26. 물랑뜰정원 — 경남 하동
27. 야생화일기 — 경북 경주
28. F1963 — 부산 수영
29. 화가의 정원산책 — 전남 순천
30. 찍박골정원 — 강원 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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