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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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더투어
인천 영종도에서 호캉스를 생각한다면 파라다이스시티는 이름부터 익숙한 곳이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과 가까워 공항 주변 호텔이라는 인식도 있지만, 직접 묵어보면 공항 이용을 위해 잠시 머무는 숙소와는 거리가 있다.
호텔 안으로 들어가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프런트가 아니었다. 높은 천장에서 수많은 크리스털이 길게 내려오고 그 아래에는 검은 점으로 뒤덮인 노란색 대형 호박이 놓여 있었다. 사진을 찍는 투숙객도 계속 보였다.
이 작품은 쿠사마 야요이의 ‘Great Gigantic Pumpkin’이다. 크기는 가로 2.6m, 세로 2.6m, 높이 2.5m다. 바로 위에는 뮌의 설치 작품 ‘Your Crystal’이 자리한다. 객실에 올라가기 전부터 호텔 내부를 한참 둘러보게 되는 이유다.
호텔 파라다이스는 총 711개 객실을 갖춘 5성급 호텔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1박을 해보면 객실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파라다이스시티 전체 규모다. 호텔 주변으로 플라자와 원더박스, 씨메르, 아트스페이스 등이 이어져 있어 체크인한 뒤 자동차를 다시 움직이지 않고도 시간을 보낼 곳이 많다.
숙박부터 식사와 놀거리까지 한곳에
객실에 들어가면 침대 주변으로 소파와 테이블, 책상, 수납장이 넉넉하게 배치돼 있다. 실제로 짐을 풀어놓고 머물러도 공간이 답답하지 않았고, 외출했다가 잠만 자러 돌아오는 객실보다는 오래 머물며 쉬는 쪽에 가까웠다.
파라다이스시티를 찾는 이유도 객실 하나에만 있지 않다.
호텔을 나서지 않아도 먹을 곳부터 쉴 곳, 구경할 곳까지 계속 나온다. 호텔 안에는 뷔페 온더플레이트를 비롯해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스칼라, 일식당 라쿠, 중식당 임페리얼 트레저 등이 들어서 있다. 플라자로 넘어가면 또 다른 레스토랑과 카페, 매장이 이어진다.
실제로 저녁을 먹기 위해 차를 다시 빼고 영종도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편했다. 객실에서 쉬다가 내려와 저녁을 먹고, 그대로 플라자를 걷다가 다시 호텔로 돌아올 수 있었다.
수영장도 이런 동선 가운데 하나다. 실내외 수영장이 호텔에 붙어 있어 객실에서 내려갔다가 이용하고 다시 올라오면 된다. 별도의 워터파크를 찾아 하루를 통째로 쓰는 방식과 달리 오후 몇 시간을 보내고 나머지 시간을 다른 시설에 쓸 수 있다.
호텔 안을 돌아다닐 때도 작품이 계속 보인다. 로비의 쿠사마 야요이 작품뿐 아니라 리셉션 로비와 WOW ZONE, 정원 등에 여러 작품이 배치돼 있다. 호텔에 작품 몇 점을 장식해 놓은 수준이 아니라 이동하면서 계속 마주치게 된다.
플라자에는 레스토랑과 카페 외에도 편집숍과 여러 매장이 들어서 있다. 현재 라이브 공연도 상시 열리고 있어 저녁을 먹고 바로 객실로 올라가기보다 한 번 더 둘러보게 된다.
이렇게 움직이다 보면 파라다이스시티를 영종도 숙소로 잡는 이유가 확실해진다. 낮부터 관광지를 여러 곳 돌아다닌 뒤 늦게 들어와 잠만 자는 여행보다는 하루 정도 차를 세워두고 쉬면서 놀고 먹는 호캉스를 원할 때 잘 맞는다.
1190평 실내 테마파크 원더박스
파라다이스시티에서 다른 5성급 호텔과 가장 차이가 크게 나는 시설 가운데 하나는 원더박스다.
호텔 부대시설에 작은 오락공간이 있는 정도가 아니다. 원더박스 전체 면적은 3933㎡로 약 1190평에 이른다. 1층만 2591㎡, 약 784평 규모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호텔과 분위기도 완전히 달라진다. 붉은색과 흰색 줄무늬로 꾸민 입구를 지나면 조명이 어두워지고 천장에는 별 모양 조명이 이어진다. 위쪽으로는 회전목마가 돌아가고 안쪽에는 놀이기구와 게임 시설이 자리한다.
전체가 실내라 날씨를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것도 좋았다. 영종도는 바다와 가까워 비가 오거나 바람이 강하면 야외 일정이 흔들리기 쉬운데, 원더박스는 그런 날에도 그대로 들어갈 수 있다.
규모도 애매하게 작지 않다. 호텔에 딸린 놀이시설을 생각하고 들어가면 예상보다 오래 머물게 된다. 그렇다고 대형 야외 테마파크처럼 아침부터 하루 종일 걸어 다녀야 하는 크기는 아니어서 호캉스 중간에 넣기에도 부담이 적다.
현재 파라다이스시티 홈페이지에는 객실과 수영장, 원더박스 등이 함께 포함된 상품도 판매되고 있다. 대표 객실인 디럭스룸에도 원더박스와 씨메르 등을 포함한 여러 패키지가 올라와 있어 예약할 때 객실 가격만 보는 것보다 어떤 시설을 이용할 것인지 먼저 정하는 편이 낫다.
원더박스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호텔과 플라자, 수영장, 아트 공간을 돌아보면 숙박하는 날 할 일이 적지 않다. 원더박스까지 넣으면 파라다이스시티 밖으로 나가는 시간이 더 줄어든다.
영종도까지 온 만큼 다음 날에는 방향을 바꿔도 된다. 체크아웃한 뒤 마시안해변이나 을왕리 쪽으로 이동하면 첫날은 호캉스, 둘째 날은 바다를 보는 1박 2일 일정으로 나누기 쉽다.
파라다이스시티는 저렴한 숙박비를 앞세운 곳은 아니다. 그 대신 객실만 예약하고 끝나는 호텔과 비교하면 숙박하는 동안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많다. 특히 호텔에서 쉬다가 저녁을 먹고 1,190평 규모 원더박스까지 걸어서 갈 수 있다는 점은 직접 머물렀을 때 가장 크게 체감됐다.
그래서 이곳에 묵는다면 늦은 밤 들어와 잠만 자고 아침에 나오는 일정은 아쉽다. 영종도에서 하루를 천천히 보내고 싶은 날이라면 체크인 전후 시간을 넉넉하게 비워두는 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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