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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기온이 한풀 꺾이고 저녁 바람이 선선해지는 9월 말에는 가볍게 산책을 즐기기 좋다. 전주에서 저녁 산책 장소를 찾는다면 한옥마을과 전주천에서 조금 벗어난 덕진구 장동의 기지제 수변공원도 찾아볼 만하다.
기지제는 주변 농경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1934년 조성한 저수지다. 전북혁신도시와 만성지구 개발이 이어지면서 물가에 산책로와 휴게 공간이 들어섰고, 끊겨 있던 구간도 연결돼 저수지를 한 바퀴 도는 순환산책로가 완성됐다.
전체 1.79km 가운데 1.16km가 물 위로 이어지는 길
기지제 순환산책로 전체 길이는 1.79km다. 이 가운데 1.16km가 저수지 수면을 따라 설치된 수상 데크로, 전체 거리의 절반 이상을 물 가까이에서 걷게 된다.
데크에 들어서면 구간에 따라 양쪽으로 수면이 가까이 보이고, 시야를 가리는 시설물이 적어 하늘과 저수지가 넓게 들어온다. 바람이 잔잔한 날에는 주변 아파트와 가로등이 수면에 비치고, 해가 낮아질수록 물빛도 서서히 달라진다.
수상 데크가 끝나는 구간에는 약 603m 길이의 황톳길과 24m 교량이 이어진다. 나무 데크와 흙길, 교량을 차례로 지나면서 걷는 느낌도 달라진다.
황톳길에서는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걷는 시민들도 볼 수 있다. 비가 내린 뒤에는 흙이 질어지고 데크에도 물기가 남을 수 있어 밑창이 잘 미끄러지지 않는 신발을 준비하는 편이 안전하다.
혁신도시와 만성지구 사이를 바로 잇는 637m 횡단 산책로
기지제에는 순환산책로와 별도로 저수지를 가로지르는 약 637m 길이의 횡단 산책로도 놓여 있다. 전북혁신도시와 만성지구를 연결해 두 생활권 사이를 걸어서 오가는 주민들이 이용한다.
저수지 바깥 도로를 크게 돌아가지 않고 반대편으로 넘어갈 수 있어 아침과 저녁에는 출퇴근하거나 등하교하는 주민들의 통행도 이어진다. 산책객만 이용하는 공원길이 아니라 주민들의 실제 이동 경로로 쓰인다는 점이 기지제의 특징 가운데 하나다.
황톳길과 만성루 지나 해가 지면 야간 조명까지
수상 데크를 따라 걷다 보면 중간에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만성루를 만난다. 만성동이라는 지명에 번성한다는 뜻을 더해 이름을 붙인 공간으로, 저수지 쪽으로 시야가 열려 있어 걸어온 데크와 주변 수면을 한눈에 바라보기 좋다.
기지제는 방문 시간에 따라 풍경도 조금씩 달라진다. 해가 남아 있을 때는 수변 식물과 저수지 윤곽이 또렷하게 보이고, 해가 서쪽으로 기울기 시작하면 수면 위로 노을빛이 번진다. 이후 어둠이 내려오면 산책로 주변 조명이 하나둘 켜지면서 분위기가 바뀐다.
데크 난간을 따라 이어지는 불빛이 잔잔한 수면에 비쳐 낮과는 다른 야경을 볼 수 있어, 해 지기 전부터 산책을 시작하면 밝은 풍경과 야간 풍경을 차례로 둘러볼 수 있다.
한 바퀴 약 1시간, 주차 위치와 출발 지점은 미리 확인
기지제 순환산책로는 오르막이 이어지는 산길과 달리 대부분 평탄한 편이다. 전주시는 산책로를 조성할 당시 노인과 유아 동반 방문객 등이 이동하기 쉽도록 경사를 낮춰 길을 만들었다. 유모차를 끌고 산책하는 가족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다만 모든 진입로의 상태가 같은 것은 아니다. 휠체어나 유모차를 이용한다면 출발하려는 입구의 단차와 경사 상태를 먼저 확인하는 편이 낫다. 같은 기지제라도 어느 방향에서 들어오느냐에 따라 산책 시작 지점이 달라진다.
자동차를 가져간다면 내비게이션에 기지제만 입력하고 출발하기보다 주변 주차 위치를 함께 살펴보는 편이 편하다. 기지제 주변에는 여러 생활권과 도로가 맞닿아 있어 주차한 곳에 따라 산책로 진입 방향도 달라진다.
주소는 전북 전주시 덕진구 장동 1094다. 한 바퀴를 천천히 걷는다면 약 1시간 정도 생각하면 되고, 만성루에서 쉬거나 사진을 찍는다면 시간을 조금 더 잡으면 된다.
오늘의 여행 팁 3가지
- 일몰 30분 전 도착해 걸으면 낮 풍경과 수상 데크에 조명이 켜진 야경을 함께 볼 수 있다.
- 603m 황톳길을 맨발로 걸을 생각이라면 흙 묻은 발을 닦을 물티슈나 작은 수건을 챙긴다.
- 차를 가져간다면 주차 위치를 먼저 확인한 뒤 횡단 산책로와 순환산책로를 이어 걷는 동선으로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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