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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바다뿐 아니라 중산간 숲길도 걷기 좋은 시기를 맞는다. 한낮에는 햇볕이 남아 있어도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선 숲 안으로 들어가면 공기가 금세 달라진다. 가을 제주에서 오래 걷거나 조용히 하루를 보내고 싶다면 서귀포시 표선면에 자리한 붉은오름자연휴양림도 눈여겨볼 만하다.
2012년 문을 연 붉은오름자연휴양림은 190㏊ 규모로 조성됐으며, 50년 이상 자란 삼나무와 곰솔이 곳곳에 자리한다. 남조로를 따라 휴양림으로 향하면 도로 양옆으로 삼나무 숲이 길게 이어진다. 입구를 지나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키 큰 나무가 햇빛을 가리고, 붉은오름과 물찻오름 등 제주 중산간 오름이 주변을 둘러싼다.
머무는 시간에 따라 여행 방식도 달라진다. 가볍게 숲길을 걷고 돌아갈 수도 있고 붉은오름 정상까지 올라 주변 풍경을 바라볼 수도 있다. 일정에 여유가 있다면 숲속의 집이나 야영데크를 예약해 하룻밤을 보낸 뒤 다음 날 아침 다시 숲길로 나서는 일정도 가능하다.
190㏊ 숲을 둘러보는 붉은오름자연휴양림
붉은오름자연휴양림은 당일 산책만 즐기기에도 부담이 크지 않다. 개인 입장료는 어른 1000원, 청소년과 군인 600원이며 10명 이상 단체는 각각 800원과 500원이다. 차량을 가져오면 경차 1000원, 중·소형차 2000원, 대형차 3000원의 주차료가 더해진다. 주차장은 141대 규모이며, 소형차 136대와 대형차 5대를 세울 수 있다.
방문 시간은 계절에 따라 달라진다. 지난 3월부터 10월까지는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열고 오후 5시에 입장을 마감한다. 오는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는 운영 시간이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줄어들며 입장도 오후 4시에 끝난다. 특히 늦가을이나 겨울에 오후 일정으로 찾는다면 도착 시간부터 넉넉하게 잡는 편이 좋다. 입구를 통과한 뒤에도 숲길이 안쪽으로 길게 이어져 마감 직전에 들어가면 원하는 코스까지 걷기 빠듯할 수 있다.
매표소를 지나 숲 안으로 들어서면 분위기도 빠르게 달라진다. 키 큰 삼나무가 길 양옆을 메우고 가지가 머리 위에서 겹치면서 한낮에도 그늘이 짙게 드리운다. 입구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차량 소리가 옅어지고 숲길 주변으로 나무 냄새와 바람 소리가 가까워진다.
1㎞부터 6.7㎞까지 체력에 따라 골라 걷는 네 갈래 숲길
붉은오름자연휴양림 안에는 걷는 시간과 난이도가 서로 다른 4개의 숲길이 이어진다. 가장 짧은 무장애 나눔 숲길은 1㎞, 붉은오름 등반길은 1.7㎞다. 상잣성 숲길은 3.2㎞, 가장 긴 해맞이 숲길은 6.7㎞로 이어져 있어 머무는 시간과 동행자의 체력에 맞춰 길을 고를 수 있다.
오름 정상까지 올라가고 싶다면 붉은오름 등반길로 향하면 된다. 해발 569m 붉은오름은 붉은빛을 띠는 화산 송이가 덮여 있어 현재 이름이 붙었다. 등반길은 전체 1.7㎞로 약 90분이 걸린다. 초반부터 나무계단이 이어지는 구간이 있어 평탄한 산책로보다는 가벼운 산행에 가깝다. 정상부 전망대에 오르면 주변 목장과 한라산, 물찻오름 방향까지 시야가 넓어진다.
오르막보다 숲을 오래 걷는 쪽을 원한다면 상잣성 숲길이 잘 맞는다. 3.2㎞를 한 바퀴 도는 데 약 60분이 걸리며 해송림과 삼나무림, 생태연못 주변을 차례로 지난다. 길 중간에는 제주 중산간 목장 문화를 보여주는 잣성도 남아 있다. 돌을 쌓아 목장 경계를 나눴던 시설로, 주변 말찻오름과 함께 이 일대에서 말을 방목했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다.
걷는 시간을 충분히 잡았다면 6.7㎞ 해맞이 숲길까지 이어가볼 수 있다. 약 2시간 동안 말찻오름 분화구 주변을 돌아 다시 출발 지점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삼나무숲을 지나 활엽수가 많은 구간으로 들어가며 숲의 모습도 조금씩 달라진다. 높은 곳에 올라 날씨가 맑으면 한라산과 성산일출봉 방향까지 시야가 이어진다.
긴 코스가 부담스럽다면 무장애 나눔 숲길이 있다. 전체 거리가 1㎞로 짧고 길도 완만하게 조성돼 있어 어린아이와 함께 걷거나 휠체어와 유모차를 이용할 때 선택하기 좋다.
당일 산책이 아쉽다면 4만 원대 숲속 숙소에서 보내는 하룻밤
숲길을 몇 시간 걷고 돌아가기 아쉽다면 휴양림 안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방법도 있다. 붉은오름자연휴양림에는 독립된 객실 형태의 숲속의 집과 여러 객실이 한 건물에 들어선 산림휴양관이 마련돼 있다. 아침 일찍 다른 지역에서 다시 찾아올 필요 없이 숙소에서 나와 곧바로 숲길을 걸을 수 있어 붉은오름이나 긴 탐방로까지 둘러볼 때 일정에 여유가 생긴다.
요금은 객실 크기와 이용 날짜에 따라 달라진다. 숲속의 집 4인실은 비수기 주중 4만 5000원, 성수기와 주말에는 8만 2000원이다. 6~7인실은 7만 5000원에서 13만 4000원, 8~9인실은 9만 8000원에서 17만 3000원이다. 산림휴양관 4인실은 비수기 주중 4만 4000원, 성수기와 주말에는 7만 6000원으로 이용할 수 있다. 객실 이용객은 휴양림 입장료와 주차료를 따로 내지 않는다.
같은 객실이라도 숙박 날짜에 따라 금액 차이가 크다. 성수기는 지난 7월 15일부터 지난 8월 24일까지이며, 성수기가 아니더라도 금요일과 토요일, 공휴일 전날에는 주말 요금이 적용된다. 여행 일정을 평일로 잡을 수 있다면 숙박비를 조금 낮출 수 있다.
입실은 오후 3시부터 시작해 오후 10시까지 마쳐야 하며 퇴실은 다음 날 정오까지다. 늦은 오후 제주 동쪽 관광지를 둘러본 뒤 들어갈 계획이라면 이동 시간을 넉넉하게 잡는 편이 좋다. 숙소가 숲 안쪽에 있는 만큼 해가 진 뒤 처음 찾아가는 것보다 밝을 때 도착해 주변 위치를 익혀두는 쪽이 편하다.
준비물도 일반 호텔과는 조금 다르다. 서귀포시 예약 페이지에는 개인 세면도구와 서귀포시용 쓰레기 종량제봉투를 챙기도록 적혀 있다. 수건과 칫솔 등도 미리 준비해 가는 편이 좋으며 반려동물은 휴양림 안에 데려갈 수 없다.
7000원부터 이용하는 숲속 야영데크
객실보다 숲에 더 가까이 머물고 싶다면 텐트를 챙겨 야영장을 이용할 수 있다. 붉은오름자연휴양림 숲속야영장에는 모두 30개의 데크가 마련돼 있으며, 한 데크당 최대 6명까지 머물 수 있다. 삼나무 숲 안에 자리해 낮에는 숲길을 걷고 저녁에는 캠핑을 이어가는 일정으로 잡기 좋다.
이용요금은 데크 크기에 따라 나뉜다. 11~30㎡ 규모의 B형은 7000원, 31㎡ 이상 C형은 8000원이다. 숙박비를 크게 들이지 않고 숲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지만 예약할 때는 요금보다 데크 면적을 먼저 살펴보는 편이 좋다. 데크마다 크기가 달라 가지고 가는 텐트가 올라가는지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가족용 대형 텐트나 거실 공간이 붙은 텐트를 가져간다면 예약 화면에 표시된 데크 면적과 텐트 규격을 미리 비교해야 한다. 작은 데크를 예약한 뒤 현장에서 텐트를 펼치면 공간이 모자랄 수 있어 장비 크기에 맞는 자리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야영데크와 객실 예약은 숲나들e에서 함께 받는다. 매월 1일 오전 9시에 다음 달 이용분이 열리는 방식으로, 1일 오전 9시에는 11월 예약을 시작한다. 한 번 예약하면 최대 3박 4일까지 머물 수 있다.
가을 주말처럼 캠핑 수요가 몰리는 시기에는 원하는 크기의 데크가 먼저 마감될 수 있다. 숙박 날짜가 정해져 있다면 예약 시작일과 시간을 미리 확인하고, 예약 화면에서 남은 데크의 면적까지 살펴본 뒤 자리를 고르는 편이 좋다.
사려니숲길과 헷갈리기 쉬운 붉은오름 정상 가는 길
붉은오름자연휴양림을 처음 찾는다면 가까이에 있는 사려니숲길과 위치를 헷갈리기 쉽다. 지도에서는 두 곳이 같은 중산간 숲 지역에 자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출발 지점과 걷는 길은 서로 다르다. 붉은오름 정상까지 올라갈 계획이라면 사려니숲길이 아니라 자연휴양림 안쪽에 마련된 등반로로 들어가야 한다.
차량으로 이동할 때는 내비게이션에 '붉은오름자연휴양림'을 목적지로 입력하는 편이 정확하다. 주소는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 남조로 1487-73이다. 주변에 숲길과 오름이 여럿 이어져 있어 목적지를 넓게 검색하면 다른 입구로 향할 수 있다.
가을철에는 옷차림도 조금 신경 쓰는 편이 좋다. 한낮에는 걷다 보면 덥게 느껴지지만 삼나무가 빽빽한 구간은 햇빛이 잘 들지 않아 공기가 서늘하다. 해가 기울기 시작하면 체감온도도 빠르게 내려갈 수 있어 얇은 겉옷을 하나 챙겨 두면 편하다. 해맞이 숲길처럼 두 시간가량 걷는 코스를 선택했다면 물도 미리 준비하는 편이 좋다.
| 위치 |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남조로 1487-73 |
| 휴양림 규모 | 190㏊ |
| 숲길 | 1㎞·1.7㎞·3.2㎞·6.7㎞ |
| 입장료 | 어른 1000원·청소년 및 군인 600원 |
| 숲속 숙소 | 4인실 4만 4000원부터 |
| 야영데크 | 7000원부터·총 30개 |
| 예약 | 숲나들e·매월 1일 오전 9시 다음 달 예약 시작 |
오늘의 여행 팁 3가지
- 다음 달 숙박을 생각한다면 매월 1일 오전 9시 숲나들e 예약 시작 시간에 맞춰 객실과 야영데크 잔여 수량을 확인한다.
- 붉은오름 정상까지 오를 계획이라면 사려니숲길이 아닌 붉은오름자연휴양림 등반로를 출발점으로 잡는다.
- 숲속 숙소를 이용할 때는 수건과 칫솔 등 개인 세면도구, 서귀포시용 쓰레기 종량제봉투를 미리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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