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근처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 1100살 은행나무와 해발 1157m 명산을 품은 국내 명소
노랗게 물든 용문사 은행나무와 소원지가 걸린 울타리. / 양평군 공식 SNS
노랗게 물든 용문사 은행나무와 소원지가 걸린 울타리. / 양평군 공식 SNS

가을이 깊어지는 10월이면 양평의 풍경도 산 쪽으로 시선을 넓힌다.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와 세미원이 양평의 익숙한 여행지라면, 용문면 일대에는 넓게 뻗은 산줄기가 또 다른 가을 풍경을 만든다. 들판 너머로 여러 능선이 겹겹이 솟아 있고, 그 중심에 해발 1157m의 용문산이 자리한다.

용문산관광지에서 숲길을 따라 들어가면 천년고찰 용문사와 수령 1100년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은행나무를 만날 수 있다. 여기서 산길을 더 오르면 계곡과 용각바위, 마당바위가 차례로 나타나며 점차 깊은 산속으로 들어간다. 

해발 1157m 정상 아래 이어지는 용문산 능선

가을 단풍이 물든 용문사 경내와 주변 산자락. / 양평군 공식 SNS
가을 단풍이 물든 용문사 경내와 주변 산자락. / 양평군 공식 SNS

용문산은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과 옥천면에 걸쳐 있다.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정상 높이는 해발 1157.1m이며 산림청이 선정한 100대 명산에도 포함돼 있다. 높은 봉우리와 바위 능선, 깊은 골짜기가 한데 어우러져 예부터 '경기의 금강산'으로 불렸다.

가장 높은 봉우리는 가섭봉이다. 남쪽 능선에는 삼각형처럼 뾰족하게 솟은 백운봉이 자리하고, 주변에는 장군봉과 용문봉이 이어진다. 산 아래에서 바라보면 봉우리 여러 개가 겹쳐 보일 만큼 산줄기가 넓게 펼쳐진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경사가 가팔라지고 바위 구간도 자주 나타나므로 출발 지점과 예상 산행 시간을 미리 확인하는 편이 좋다.

용문산은 예전에 미지산으로 불렸다고 전해진다. 조선을 세운 태조 이성계가 왕위에 오른 뒤 지금의 용문산이라는 이름으로 고쳐 불렀다는 이야기도 남아 있다. 정확한 이름 변경 과정이 문헌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오래전부터 지역에서 전해 내려온 이야기로 알려져 있다.

산의 남쪽과 북쪽은 길의 분위기도 다르다. 산림청에 따르면 남쪽에는 경사가 가파른 바위 구간이 많고, 북쪽에는 흙길이 비교적 많이 나온다. 출발하는 곳에 따라 거쳐 가는 봉우리와 걷는 거리도 달라진다. 용문산관광지와 연수리, 배너미고개, 자연휴양림 등 여러 곳에서 각각 다른 코스로 오를 수 있다.

출발지에 따라 달라지는 용문산 여섯 산행 코스

붉고 노란 단풍이 이어지는 용문산 숲길. / 양평군 공식 SNS
붉고 노란 단풍이 이어지는 용문산 숲길. / 양평군 공식 SNS

양평군 관광정보에는 용문산 정상으로 오르는 주요 등산로 여섯 곳이 안내돼 있다. 코스마다 출발 지점과 지나가는 봉우리가 달라 정상까지 걸리는 시간도 약 2시간에서 3시간 30분까지 차이가 난다. 안내된 시간은 출발지에서 정상까지 올라가는 기준이라 왕복 산행을 계획할 때는 하산 시간과 휴식 시간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

용문산관광지 주차장에서 출발하는 길은 두 갈래다. 용문사와 마당바위, 능선길을 지나 정상으로 오르는 코스는 약 3시간이 걸린다. 용문사를 지난 뒤 상원사와 장군봉을 거쳐 정상으로 향하는 코스도 약 3시간으로 안내돼 있다. 출발 장소는 같지만 중간부터 오르는 길이 갈린다.

연수리에서는 상원사와 장군봉을 차례로 지나 정상으로 올라가며 약 3시간이 걸린다. 배너미고개에서 출발하면 정상까지 약 2시간으로 다른 코스보다 시간이 짧다. 다만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가파른 오르막과 바위 구간이 나와 짧은 시간만 보고 코스를 고르기보다는 자신의 산행 경험과 체력을 함께 살펴야 한다.

용문산자연휴양림에서 출발하는 코스는 백운봉과 장군봉을 거쳐 정상까지 약 3시간 30분이 걸린다. 여러 봉우리를 지나가는 만큼 여섯 코스 가운데 걷는 시간이 길다. 옥천면 사나사에서는 함왕골과 장군봉을 지나 정상으로 오르며 약 3시간을 잡는다.

양평군이 안내한 2시간에서 3시간 30분은 정상에 도착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다시 출발지로 내려오는 시간과 식사, 휴식까지 더하면 하루 일정은 더 길어진다. 가을에는 해가 짧아지는 만큼 정상 산행을 계획했다면 오전부터 산길에 오르는 편이 좋다.

신라에서 조선까지 기록이 남은 천년고찰 용문사

가을 숲 사이에 자리한 용문사 일주문. / 양평군 공식 SNS
가을 숲 사이에 자리한 용문사 일주문. / 양평군 공식 SNS

용문산관광지에서 숲길을 따라 올라가면 용문사를 만날 수 있다. 정상까지 오르지 않아도 사찰과 계곡 주변을 둘러볼 수 있어 가볍게 걷는 여행 코스로도 찾는다. 

용문사 창건 시기를 두고는 여러 기록이 전해진다. 용문사 템플스테이 자료에는 신라 신덕왕 2년인 913년 대경대사가 사찰을 세웠다고 적혀 있으며, 경순왕이 직접 이곳을 찾아 절을 세웠다는 이야기도 남아 있다. 고려 우왕 4년인 1378년에는 지천대사가 개풍 경천사의 대장경을 옮겨 봉안했다.

조선에 들어서는 사찰을 다시 짓고 고치는 일이 여러 차례 있었다. 태조 4년인 1395년 조안화상이 절을 크게 고쳐 지었으며, 세종 29년인 1447년에는 수양대군이 어머니 소헌왕후를 위해 보전을 다시 세웠다. 세조 3년인 1457년에도 왕명에 따라 사찰을 고쳤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용문산관광지 안쪽으로 이어지는 계곡과 가을 산책로. / 양평군 공식 SNS
용문산관광지 안쪽으로 이어지는 계곡과 가을 산책로. / 양평군 공식 SNS

1907년에는 양평 지역 의병들이 용문사를 근거지로 삼으면서 일본군의 공격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사찰 여러 건물이 불에 탔고, 이후 다시 건물을 세우며 현재의 모습을 갖춰갔다. 당시 화재 속에서도 경내 은행나무는 살아남아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용문사에는 당시보다 훨씬 앞선 시대의 흔적도 남아 있다. 보물로 지정된 양평 용문사 정지국사탑 및 비와 금동관음보살좌상이 대표적이다. 정지국사탑과 비에는 고려 말에서 조선 초에 활동한 승려 지천의 사리와 행적이 담겨 있어 용문사의 오랜 역사를 전해준다.

1100살 은행나무를 지나 100명이 앉는 마당바위 감상

수령 1100년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용문사 은행나무. / 양평군 공식 SNS
수령 1100년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용문사 은행나무. / 양평군 공식 SNS

용문사 경내에는 수령 1100년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은행나무가 서 있다. 높이는 42m, 뿌리 부분 둘레는 약 15.2m에 이른다. 우리나라 은행나무 가운데 가장 높고 오래된 나무로 알려져 있으며 1962년 12월 7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은행나무를 두고는 오래전부터 여러 이야기가 전해진다. 신라 승려 의상이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땅에 꽂았고 이후 뿌리를 내려 자랐다는 이야기가 있다. 신라 경순왕의 아들 마의태자가 금강산으로 가던 길에 심었다는 이야기도 남아 있다.

천 년이 넘는 세월을 보냈지만 지금도 해마다 약 350kg의 은행 열매를 맺는다. 1907년 용문사가 불에 탔을 때도 화마를 피했으며, 오랫동안 사찰 입구를 지켜온 나무라는 뜻에서 ‘천왕목’으로도 불린다.

용문사에서 계곡을 따라 약 2km 올라가면 용의 뿔을 닮은 용각바위가 나온다. 다시 약 1km를 더 오르면 넓고 평평한 마당바위에 닿는다. 마당바위는 약 100명이 앉아 쉴 수 있을 정도로 커 정상으로 향하는 등산객들이 잠시 숨을 고르는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마당바위를 지나면 오르막이 길어지고 바위 구간도 많아진다. 정상까지 계속 오를 계획이라면 이곳에서 남은 거리와 시간을 확인한 뒤 산행을 이어가는 편이 좋다.

용문산 가기 전 알아둘 주차장과 관람 정보

노란 은행나무가 늘어선 용문산관광지 거리. / 양평군 공식 SNS
노란 은행나무가 늘어선 용문산관광지 거리. / 양평군 공식 SNS

차량으로 방문할 경우 용문산관광지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주차요금은 경차 1500원, 소형차 3000원, 중대형차 5000원이다. 관광지 주소는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신점리 515-2다. 단풍철 주말에는 오전부터 차량이 몰릴 수 있어 정상 산행을 계획했다면 이른 시간에 도착하는 편이 좋다.

용문사는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용문산로 782에 있다. 관람시간은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입장료는 무료다. 사찰 행사나 현장 사정에 따라 관람시간이 달라질 수 있어 방문 전 운영 여부를 확인하는 편이 좋다.

용문사에서는 템플스테이도 운영한다. 10월 공식 예약 페이지에는 주중 휴식형 '나를 쉬어가다'와 주말 체험형 '나를 챙기다' 프로그램이 안내돼 있다. 주중 휴식형은 오는 12월 1일까지, 주말 체험형은 오는 11월 30일까지 일정이 공개돼 있다. 참가 날짜와 숙박 방식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객실과 참가비가 달라지므로 공식 예약 페이지에서 일정을 확인하면 된다.

가을에 정상까지 오른다면 출발 시간도 넉넉하게 잡아야 한다. 해가 기울면 숲길이 빠르게 어두워지고 떨어진 낙엽 아래로 돌과 나무뿌리가 가려지기 쉽다. 오후 3시 전후에는 하산을 시작할 수 있도록 일정을 잡고, 당일 일몰 시간도 미리 확인한다. 비가 내린 뒤에는 바위와 흙길이 미끄러울 수 있어 등산화를 신고 얇은 겉옷과 물, 간단한 간식도 챙기는 편이 좋다.

용문산 여행 정보 한눈에 보기

구분 내용
정상 높이 해발 1157.1m
대표 볼거리 용문사·1100살 은행나무·용각바위·마당바위
산행 시간 정상까지 약 2시간~3시간 30분
용문사 관람시간 오전 8시 30분~오후 5시
입장료 무료
주차요금 경차 1500원·소형차 3000원·중대형차 5000원
주소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신점리 515-2

오늘의 여행 팁 3가지

- 코스 안내 시간은 정상까지 올라가는 기준이므로 왕복 시간과 휴식까지 생각해 오전부터 산행을 시작한다.

- 가을에는 숲길이 빨리 어두워지므로 오후 3시 전후에는 하산을 시작하고 헤드랜턴도 챙긴다.

- 용문사 템플스테이 프로그램과 숙박 가능 날짜는 달라질 수 있어 방문 전 공식 예약 페이지에서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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