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58년간 관리하던 숲을 들어간다… 하루 1500명씩 찾아간다는 관악산 자락 가을 산책로
연못과 온실이 어우러진 서울대학교 안양수목원 내부 풍경. / 안양시 공식 SNS
연못과 온실이 어우러진 서울대학교 안양수목원 내부 풍경. / 안양시 공식 SNS

경기 안양 관악산 자락에는 올해 처음 상시 개방된 상태로 가을을 맞는 숲이 있다. 서울대학교가 오랫동안 교육과 연구 목적으로 관리해 온 서울대학교 안양수목원이다.

일반인이 자유롭게 드나들기 어려웠던 곳이지만 2025년 11월 문을 열면서 시민들도 수목원 안을 걸을 수 있게 됐다.

수목원 안에는 단풍나무길과 관목원, 참나무 관찰로 등 여러 산책 구간이 마련돼 있다. 화려한 시설이 들어선 도심 공원과 달리 나무와 식물이 중심을 이루고 있어 관악산 자락의 숲을 가까이에서 걸어볼 수 있다. 특히 가을에는 단풍이 숲길을 따라 번지면서 평소와 다른 풍경을 만날 수 있다.

1967년 관악산 자락에 만들어진 국내 최초 수목원

키 큰 나무 사이로 산책로가 이어지는 서울대학교 안양수목원 숲길. / 안양시 공식 SNS
키 큰 나무 사이로 산책로가 이어지는 서울대학교 안양수목원 숲길. / 안양시 공식 SNS

서울대학교 안양수목원은 1967년 관악산 남쪽 자락에 조성됐다. 당시 이름은 관악수목원이었다. 서울대학교가 학술 연구와 교육을 위해 만든 곳으로, 서울대는 우리나라 최초의 수목원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후 수목학과 식물 분류학 실습, 생태 연구, 수목 유전자원 보존 등에 이용됐다.

연구와 교육을 위한 시설이어서 일반인이 평소 자유롭게 드나들기는 어려웠다. 서울대와 안양시는 2018년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시민 개방 방안을 논의했고, 이후 여섯 차례에 걸쳐 시범 개방을 진행했다. 관련 절차를 마친 뒤 2025년 11월 5일부터 약 20만㎡ 규모의 구역을 시민에게 열었다.

기존 서울대 관악수목원이라는 이름도 서울대학교 안양수목원으로 바뀌었다. 현재 수목원에는 약 1158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으며, 오랜 기간 연구와 교육을 위해 심고 관리해 온 수목과 초본류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단풍나무길과 참나무 관찰로 등 10개 구역 공개

시민이 걸을 수 있는 구역은 따로 정해져 있다. 현재 공개된 곳은 리기테다시험지, 진달래길, 관목원, 단풍나무길, 참나무속 관찰로, 중앙로, 소잔디원, 습지식물원, 숙근초원, 벚나무길 등 10곳이다.

가을에는 단풍나무길을 중심으로 나뭇잎이 붉은색과 노란색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중앙로를 따라 안쪽으로 들어가면 관목원과 참나무속 관찰로까지 이어서 걸을 수 있어 한 코스 안에서도 서로 다른 나무를 볼 수 있다.

단풍이 드는 시기는 구역마다 조금씩 다르다. 햇볕을 많이 받는 나무는 먼저 색이 바뀌고, 숲 안쪽은 초록 잎이 조금 더 오래 남는다. 10월 초에는 초록과 노랑, 붉은색이 한 길에서 함께 보이기도 하고 기온이 더 내려가면 단풍나무길을 중심으로 색이 한층 짙어진다.

모든 시설이 시민에게 열린 것은 아니다. 목공체험장, 남부수종온실, 증식하우스, 철쭉원, 잣나무숲, 대잔디원, 삼성천보, 수우길, 온대중부 교목원, 도요지는 현재 출입할 수 없다.

과거 방문 후기에서 잣나무숲을 산책 코스로 소개한 사례가 있지만 현재 공식 공개 구역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시범 개방 당시 이용할 수 있었던 길과 현재 운영 구간이 다를 수 있어 방문할 때는 입구 안내도와 현장 표지판을 기준으로 이동하면 된다.

하루 입장 정원과 계절별 운영시간

숲 한가운데 설치된 조형물과 주변 산책로 풍경. / 안양시 공식 SNS
숲 한가운데 설치된 조형물과 주변 산책로 풍경. / 안양시 공식 SNS

서울대학교 안양수목원은 지난 3월 1일부터 탐방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다. 방문 전 수목원 예약 페이지에서 날짜와 인원을 등록한 뒤 발급된 QR코드로 입장하는 방식이다.

하루 입장 정원은 평일 1500명, 주말과 공휴일 4000명이다. 예약을 마치면 휴대전화로 QR코드가 발급되며 정문이나 후문에서 코드를 인식한 뒤 들어가면 된다.

예약 안내에 따르면 방문 당일에도 신청할 수 있다. 한 사람이 본인을 포함해 최대 20명까지 예약할 수 있으며, 신청을 마친 뒤에는 날짜와 인원을 바꿀 수 없다. 퇴장한 뒤 같은 예약으로 다시 들어가는 것도 불가능하다. 20명을 넘는 단체는 수목원 연구·교육 관련 기관에 한해 별도 신청을 받는다.

입장료는 무료지만 하루 입장 인원이 정해져 있어 가을 주말에는 예약이 일찍 마감될 수 있다. 방문 날짜를 정했다면 남은 예약 인원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 좋다. 예약과 함께 운영시간도 확인해야 한다.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입장은 오후 5시에 마감된다. 오는 11월부터 내년 3월까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열고, 마지막 입장은 오후 4시까지 가능하다.

입장료 무료
예약 방식 사전 예약 후 QR 입장
평일 정원 하루 1500명
주말·공휴일 정원 하루 4000명
4~10월 오전 9시~오후 6시
11~3월 오전 10시~오후 5시

생수만 허용되는 수목원, 방문 전 확인할 반입 기준

곤충이 머물 수 있도록 나무와 대나무 등을 채워 만든 수목원 내 곤충호텔. / 안양시 공식 SNS
곤충이 머물 수 있도록 나무와 대나무 등을 채워 만든 수목원 내 곤충호텔. / 안양시 공식 SNS

서울대학교 안양수목원은 연구와 식물 보존을 위해 운영되는 곳이라 일반 공원과 이용 방식이 다르다. 숲 안에 돗자리를 펴고 도시락을 먹거나 장시간 머무는 형태의 나들이는 허용되지 않으며, 들어갈 때 가져갈 수 있는 물품도 제한된다.

가장 먼저 확인할 부분은 음식물이다. 수목원 안에는 생수만 가지고 들어갈 수 있으며 과자나 과일, 도시락을 포함한 음식물과 다른 음료는 반입할 수 없다. 돗자리와 대형 삼각대 역시 가져갈 수 없어 숲 안에서 자리를 잡고 쉬거나 장비를 설치해 촬영하는 것도 어렵다.

자전거와 킥보드 같은 개인 이동장치도 이용할 수 없다. 다만 유아차와 휠체어는 출입이 가능하다. 반려동물은 함께 들어갈 수 없으며, 야영과 취사, 화기 사용도 모두 금지된다.

수목원 안에 있는 식물을 꺾거나 채취해서도 안 된다. 공개된 탐방로를 벗어나 연구 구역으로 들어가거나 시설물을 훼손하는 행동도 제한된다. 쓰레기통을 찾기 어려운 구간도 있어 산책 중 생긴 쓰레기는 직접 가지고 나오는 방식으로 이용해야 한다.

사진을 찍을 때는 휴대전화나 손에 들고 사용하는 카메라를 이용하면 된다. 대형 삼각대를 펼칠 수 없기 때문에 길을 막지 않는 범위에서 촬영해야 하며, 다른 방문객이 오가는 산책로에서는 한곳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 것이 좋다.

수목원 산책 뒤 이어지는 안양예술공원 코스

서울대학교 안양수목원은 안양예술공원 위쪽에 자리해 두 곳을 한 번에 돌아보기 좋다. 수목원에서 숲길을 걷고 다시 내려오면 계곡을 따라 조성된 안양예술공원 산책로와 바로 연결돼 하루 일정으로 묶기 어렵지 않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지하철 1호선 안양역에서 마을버스 2번을 타고 안양예술공원 종점까지 이동할 수 있다. 안양시 공식 교통 정보에 따르면 버스로 약 20분이 걸리며, 종점에서 수목원까지는 걸어서 약 30분 정도 잡으면 된다. 예술공원 계곡길을 따라 올라가는 구간이라 수목원에 도착하기 전부터 주변 풍경을 함께 볼 수 있다.

자동차를 이용한다면 목적지는 경기 안양시 만안구 예술공원로 280으로 설정하면 된다. 다만 안양예술공원 일대는 주말과 단풍철에 차량이 몰릴 수 있고 수목원 가까운 곳의 주차 공간도 넉넉하지 않다. 차량을 가져갈 경우 예술공원 주변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걸어 올라가는 방법도 있다.

수목원 산책을 마친 뒤에는 올라왔던 길을 따라 안양예술공원으로 내려오면 된다. 계곡 옆 산책로 곳곳에 야외 공공예술 작품이 설치돼 있어 숲길에서 보던 풍경과는 또 다른 분위기로 이어진다. 공원 아래쪽에는 식당과 카페도 모여 있어 수목원 안에서 할 수 없었던 식사나 휴식도 여기서 해결할 수 있다.

오늘의 여행 팁 3가지

- 가을 성수기 주말은 모바일 입장 정원이 빠르게 소진되므로 방문 계획이 있다면 2주 전에는 예약한다.

- 상부 노상주차장은 공간이 좁아 만차가 잦으니, 하구 공영주차장에 주차한 뒤 예술공원 산책로를 따라 걸어 올라간다.

- 내부에서 식음료를 전혀 판매하지 않고 생수 외 음식물 반입이 철저히 금지되니 출발 전 마실 물을 챙겨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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