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이 아니라 바다를 등지고 서 있다니”… 경남 3대 절경 품은 해안 절벽 명소
보현암 금동 약사여래대불. / 고성군 문화관광 제공
보현암 금동 약사여래대불. / 고성군 문화관광 제공

남해안을 따라 운전하다 보면, 좌우로 펼쳐진 바다 색이 시시각각 달라진다. 짙푸른 수면 위로 햇살이 부서지고, 도로 옆으로는 섬 그림자가 지나간다. 이 길을 따라가다 차를 세우고 잠시 걸어 올라가면, 산이 아니라 바다를 등지고 서 있는 건물 하나가 나타난다.

경남 고성군 하일면에 자리한 보현암 약사전이다. 국내 사찰 대다수가 산속에 자리 잡은 것과 달리, 이곳은 해안가 절벽 가까이에 세워졌다. 차량으로 입구까지 곧장 이동할 수 있고, 계단 몇 개만 오르면 바다가 시야에 들어온다.

보현암, 바다를 배경으로 세워진 사찰

보현암 전경. / ⓒ한국관광공사 제공
보현암 전경. / ⓒ한국관광공사 제공

보현암 약사전은 대한불교조계종 소속 사찰이다. 창건자는 휴암당 정천대사로, 국내 사찰은 보통 산을 등지고 건물을 배치하지만 이곳은 바다를 바라보도록 지었다.

주변에 시야를 가리는 높은 건물이 없어 사방이 트여 있고, 옥상에 오르면 수평선까지 막힘없이 펼쳐진다. 높이 13m에 이르는 금동 약사여래대불은 동양 최대급으로 소개된다.

지하 1층부터 옥상까지, 층마다 다른 공간

보현암 약사전 가는 길. / ⓒ한국관광공사 제공
보현암 약사전 가는 길. / ⓒ한국관광공사 제공

건물은 지하 1층부터 옥상 3층까지 단계별로 구성된다. 1층에는 정천대사의 영정을 모신 공간이 있고, 2층은 약사여래불을 중심으로 문수보살과 지장보살을 함께 모신 법당이다. 2층은 사방이 트여 있어 바람이 그대로 지나가며 참배객들이 잠시 머물며 쉬어 가기도 한다.

계단을 따라 옥상까지 올라가면, 13m 금동 불상이 바로 앞에 서 있다. 시야를 가리는 시설이 없어 바다와 불상이 한눈에 들어온다. 옥상에는 회전식 경전탑도 설치돼 있어, 손으로 직접 돌려볼 수 있으며 종교와 관계없이 참여할 수 있다.

청량산과 화랑, 그리고 창건 설화

보현암이 자리한 청량산은 신라시대 국선화랑이 무예를 닦았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인근 마을 이름인 무선리도 화랑들이 산기슭에서 수련하던 모습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가 남아 있다.

보현암에서 5분 거리에는 문수암이 있는데, 두 암자에는 신라 의상대사와 관련된 설화가 전해진다. 의상대사가 수행 중 노승에게서 얻은 현몽을 따라 걸인으로 나타난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의 안내를 받아 산에 올랐고, 한려해상의 섬들이 펼쳐진 풍경을 보고 문수암과 보현암을 지었다는 내용이다. 사찰 아래로는 자란만과 크고 작은 섬들이 한눈에 들어오며, 이 조망은 경남 3대 절경으로 꼽힌다.

이용 안내와 근처 로컬 맛집

보현암 약사전 전경. / 고성군 문화관광 제공
보현암 약사전 전경. / 고성군 문화관광 제공

보현암 약사전은 상시 개방하며, 입장료와 주차비는 모두 무료다. 예약 없이 방문할 수 있고 사찰 입구까지 차량으로 이동한 뒤 건물 내부 계단을 이용해 옥상까지 오를 수 있다. 사찰 안팎에 상업시설이 없어 여름철에는 자외선차단제와 음료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고성여객자동차터미널에서 고성-하이(부포·상리·고봉·동산) 방면 버스를 타고 가동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주차는 보현암 입구에 마련된 전용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보현암에서 차로 이동 가능한 거리에는 상리면에 자리한 '부촌돼지국밥'이 있다. 가마솥에서 24시간 우려낸 국물은 잡내가 없고 담백하다. 돼지 간과 허파가 기본 찬으로 함께 나오며, 돼지수육은 오겹살 껍질의 쫄깃한 식감이 살아 있다. 순대도 속이 꽉 차 있어 국밥과 곁들이기 좋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하고, 넓은 전용 주차장을 갖춰 가족 단위 방문객이나 단체 모임도 이용하기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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