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아래 풍경 때문에 자꾸 멈춰 서게 됩니다…" 깊은 협곡 옆으로 이어지는 가을길 명소
푸른 숲과 거대한 암벽이 어우러진 두타산 협곡 전경. / 대한민국 구석구석 
푸른 숲과 거대한 암벽이 어우러진 두타산 협곡 전경. / 대한민국 구석구석 

가을이 깊어지는 10월이면 강원도 산자락도 조금씩 붉은빛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산 정상에서 내려오는 단풍을 보기 위해 이름난 명산을 찾는 사람이 많지만, 깊은 계곡과 깎아지른 절벽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산행지도 있다. 높은 봉우리까지 오르지 않아도 험준한 암벽 사이로 이어지는 길을 걸으며 가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강원도 동해시에 자리한 두타산 협곡 마천루가 바로 그런 산행지다. 수직으로 솟은 바위 절벽 옆에 나무 데크로 길을 만들어, 협곡 안쪽까지 들어가 볼 수 있도록 했다. 발아래로 깊은 골짜기가 펼쳐지고 맞은편에는 거친 암벽과 소나무 숲이 이어져 걸음을 옮길 때마다 보이는 풍경이 달라진다.

두타산 협곡 마천루가 자리한 무릉계곡은 1977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동해의 오래된 관광 명소다. 지금부터 무릉계곡의 주요 볼거리와 마천루 산행 코스, 가을철 방문 정보를 알아본다.

1977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무릉계곡

거대한 바위 절벽 사이로 이어지는 두타산 탐방로의 나무 계단. / 대한민국 구석구석 
거대한 바위 절벽 사이로 이어지는 두타산 탐방로의 나무 계단. / 대한민국 구석구석 

두타산은 강원도 동해시와 삼척시에 걸쳐 있는 산으로, 해발 1357m에 이른다. 백두대간에서 동쪽으로 뻗은 산줄기에 자리하며 청옥산과 함께 험준한 산세를 이루고 있다. 산 아래로는 오랜 세월 물이 흐르며 깎아낸 무릉계곡이 펼쳐져 있다.

무릉계곡은 넓은 암반과 맑은 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곳이다. 계곡 입구에 있는 무릉반석은 수많은 사람이 함께 앉을 수 있을 만큼 넓으며, 바위 표면에는 옛사람들이 남긴 글씨가 새겨져 있다. 무릉반석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면 삼화사와 학소대, 관음폭포를 차례로 만날 수 있다.

무릉계곡은 2008년 명승 제37호로 지정됐다. 두타산과 청옥산 사이로 깊게 파인 골짜기를 따라 물길이 이어지며, 쌍폭포와 용추폭포를 비롯한 여러 폭포가 자리하고 있다. 산 전체를 오르지 않고 계곡 주변만 걷는 관광객도 많은 이유다.

가을에는 계곡 주변 활엽수가 노랗고 붉게 물들면서 회색빛 바위와 뚜렷한 색 대비를 이룬다. 햇빛이 들어오는 넓은 암반 주변과 그늘진 계곡 안쪽은 단풍이 물드는 속도도 조금씩 다르다. 

무릉계곡의 넓은 바위길을 따라 걷다가 산 쪽으로 방향을 틀면 풍경도 크게 달라진다. 완만한 계곡길과 달리 가파른 산비탈과 바위 능선이 나타나며, 산속으로 들어갈수록 두타산의 험준한 지형이 가까워진다. 협곡 마천루는 바로 이런 바위 절벽에 조성된 탐방로다.

해발 470m 절벽 옆에 놓인 협곡 마천루 잔도길

깎아지른 절벽 위에 설치된 두타산 협곡 마천루 전망 데크. / 유튜브 동해시
깎아지른 절벽 위에 설치된 두타산 협곡 마천루 전망 데크. / 유튜브 동해시

두타산 협곡 마천루는 2021년 6월 10일 일반에 개방됐다. 동해시와 동부지방산림청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산악 구간을 정비하고 안전시설을 설치하면서 일반 등산객도 협곡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됐다.

당시 베틀바위와 수도골, 박달령 입구, 용추폭포를 연결하는 총 5.34km의 순환 탐방로가 조성됐다. 가파른 암벽 주변에는 나무 계단과 데크, 전망시설을 설치해 기존 등산로와 연결했다.

마천루라는 이름은 협곡을 둘러싼 높은 암벽들이 하늘로 솟은 건물처럼 보이는 데서 비롯됐다. 실제로 산길을 걷다 보면 양옆의 절벽이 점점 가까워지고, 좁은 골짜기 너머로 높은 바위 봉우리들이 겹쳐 나타난다.

가장 인상적인 구간은 해발 약 470m 지점에 설치된 잔도길이다. 잔도는 절벽 옆에 사람이 걸을 수 있도록 만든 길을 말한다. 바위 사면을 따라 이어지는 데크에 올라서면 아래쪽으로 깊은 협곡이 내려다보인다.

일반적인 숲길에서는 나무에 가려 보이지 않던 지형도 잔도에서는 한눈에 들어온다. 계곡 아래쪽으로 이어지는 물길과 맞은편 암벽의 굴곡을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으며, 바위틈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들도 눈에 띈다.

베틀바위부터 쌍폭포와 용추폭포까지 이어지는 산행

깊은 계곡을 사이에 두고 수직으로 솟아 있는 두타산의 기암절벽. / 유튜브 동해시
깊은 계곡을 사이에 두고 수직으로 솟아 있는 두타산의 기암절벽. / 유튜브 동해시

협곡 마천루와 함께 두타산을 찾는 등산객들이 자주 들르는 곳은 베틀바위다. 두타산 자락의 해발 약 550m 지점에 자리한 베틀바위는 여러 암봉이 수직으로 솟아 있는 바위 지형으로, 중국 장가계를 떠올리게 하는 풍경으로 알려져 있다.

베틀바위라는 이름에는 하늘의 선녀가 내려와 베를 짰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바위 봉우리들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은 멀리서 보면 거대한 돌기둥이 겹쳐 있는 것처럼 보인다.

베틀바위 산성길은 2020년 일반에 개방됐다. 과거에는 험준한 지형 때문에 접근하기 어려웠지만 탐방로가 정비되면서 전망대까지 올라 주변 암봉을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전망대에서는 맞은편 산줄기와 무릉계곡 방향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넓게 바라볼 수 있다.

베틀바위에서 산성길을 거쳐 협곡 마천루까지 연결하면 두타산의 바위 지형을 깊숙이 살펴보는 산행이 된다. 다만 계곡 매표소를 출발해 두 곳을 모두 돌아오는 전체 산행은 정비된 탐방로 길이인 5.34km보다 길다. 선택한 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휴식 시간을 포함해 4~5시간 이상을 잡는 편이 좋다.

산행 시간이 부담스럽다면 무릉계곡 안쪽의 폭포를 중심으로 걷는 방법도 있다. 무릉계곡관리사무소에서 쌍폭포와 용추폭포까지는 안내된 기본 탐방 기준으로 편도 약 40분 거리다. 실제 소요 시간은 걸음 속도와 탐방로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쌍폭포는 두 갈래 물줄기가 암벽을 따라 흘러내리는 폭포다. 주변 바위와 숲이 가까이 둘러싸고 있어 물소리가 크게 들리며, 비가 내린 뒤에는 물줄기가 더욱 굵어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조금 더 안쪽에 자리한 용추폭포는 바위가 깊게 파인 곳으로 물이 떨어지는 폭포다. 여러 단으로 이어지는 암벽과 아래쪽에 형성된 소가 어우러져 무릉계곡의 주요 볼거리로 꼽힌다.

10월 중하순 단풍과 무릉계곡 입장 정보

두타산을 찾는 가을 여행객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정보 중 하나는 단풍 시기다. 강원도 산간 지역은 대체로 10월에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며, 높은 능선에서 계곡 아래쪽으로 색이 내려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두타산 역시 해발고도에 따라 단풍 상태가 달라진다. 산 위쪽에서 단풍이 진행되는 동안 계곡 입구에는 녹색 잎이 남아 있을 수 있다. 특히 깊은 협곡은 햇빛이 들어오는 시간과 기온이 주변 지역과 달라 단풍 시기가 일정하지 않다.

가을 산행은 10월 중순부터 하순까지를 중심으로 계획할 수 있지만, 단풍이 가장 짙어지는 날짜는 해마다 달라진다. 기온이 빠르게 떨어지거나 강한 비바람이 불면 잎이 예상보다 일찍 떨어질 수도 있다. 11월 초순까지 단풍이 남는 구간도 있으나 산 전체에서 같은 풍경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두타산 협곡 마천루로 들어가는 주요 출발점은 강원특별자치도 동해시 삼화로 538에 있는 무릉계곡관리사무소다. 관리사무소 주변에 주차장과 매표시설이 마련돼 있으며, 입장료를 내고 계곡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다.

무릉계곡 개인 입장료는 어른 4000원, 65세 이상 1500원, 청소년과 군인 1500원, 어린이 700원이다. 6세 이하 어린이는 무료로 입장할 수 있으며, 감면 대상자는 관련 증명서를 확인해야 한다.

주차요금은 소형차 2000원, 대형차 5000원이다. 동해시에 등록된 차량이나 배기량 1000cc 이하 경차는 주차요금 50% 감면 대상에 해당한다.

가을 산행에서는 입산 가능 시간뿐 아니라 하산에 걸리는 시간까지 계산해야 한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 나무가 우거진 계곡 안쪽은 평지보다 빨리 어두워진다. 특히 마천루와 베틀바위를 함께 돌아볼 계획이라면 오후 늦게 출발하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산행 후 차로 이동하는 무릉별유천지

두타산 산행을 마친 뒤 주변 관광지를 더 둘러보고 싶다면 가까운 무릉별유천지로 이동할 수 있다. 무릉별유천지는 강원도 동해시 이기로 97 일대에 조성된 관광지로, 무릉계곡에서 자동차로 이동하기 좋은 거리에 있다.

무릉별유천지는 과거 석회석을 채굴하던 광산이었다. 1968년부터 쌍용C&E가 무릉 3지구에서 시멘트 원료인 석회석을 채굴했으며, 50여 년 동안 이어진 채광 작업이 끝난 뒤 관광시설과 정원을 갖춘 공간으로 정비됐다.

광산에서 석회석을 캐내며 만들어진 거대한 절개면은 지금도 남아 있다. 깎아낸 바위 사이에 물이 고여 형성된 청옥호와 금곡호는 푸른빛 수면으로 잘 알려져 있다. 호수 주변에는 높은 석회석 암벽이 둘러서 있어 일반적인 자연 호수와는 다른 풍경을 볼 수 있다.

무릉별유천지에는 호수를 내려다보는 전망대와 산책 공간뿐 아니라 여러 체험시설도 마련돼 있다. 스카이글라이더는 높은 곳에서 호수와 암벽을 바라보며 이동하는 시설이며, 알파인코스터는 약 1.5km의 레일을 따라 내려오는 방식이다.

오프로드 루지는 옛 채석장 관리도로를 따라 내려가며, 롤러코스터형 집라인은 숲속에 설치된 곡선 구간을 이동한다. 시설마다 탑승 가능한 신장과 체중 기준이 있으며 입장료와 별도로 체험요금을 내야 한다.

무릉별유천지는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운영하고, 입장권 매표는 오후 4시 30분에 마감한다. 체험시설 탑승 마감은 오후 5시다. 매주 월요일은 정기 휴관일이며, 월요일이 공휴일이면 다음 날 쉰다.

10월은 비수기에 해당해 성인 입장료가 4000원이다. 경로·장애인·국가유공자 등은 3000원, 어린이와 청소년은 2000원, 유아는 1000원이다. 6월부터 9월까지 적용되는 성수기 요금보다 낮아 가을철에는 입장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무릉별유천지에는 두 곳의 주차장이 있다. 제1주차장은 동해시 삼화로 380, 제2주차장은 이기로 97에 자리한다. 방문하려는 시설에 따라 이용하기 편한 주차장이 다르며, 단지 안에서는 관람객을 위한 무릉별열차도 운행한다.

구분 내용
위치 강원 동해시 삼화로 538
무릉계곡관리사무소
주요 볼거리 협곡 마천루 · 베틀바위
쌍폭포 · 용추폭포
산행 시간 베틀바위·마천루 연계 4~5시간 이상
쌍폭포·용추폭포 편도 약 40분
무릉계곡 입장료 어른 4000원
65세 이상 1500원
청소년·군인 1500원
어린이 700원
6세 이하 무료
주차요금 소형차 2000원
대형차 5000원
무릉별유천지 운영시간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매표 마감 오후 4시 30분
매주 월요일 휴관
무릉별유천지 입장료
(10월 비수기)
어른 4000원
경로·장애인·국가유공자 3000원
어린이·청소년 2000원
유아 1000원
체험시설 별도 요금

오늘의 여행 팁 3가지

- 오후 4시 30분 이전에 입산하고, 해가 지기 전 하산할 수 있도록 산행 시간을 넉넉하게 잡는다.

- 무릉별유천지는 매주 월요일에 쉬므로 두 곳을 함께 방문하려면 화요일부터 일요일 사이로 일정을 잡는다.

- 잔도 데크길 외에도 가파른 계단과 바윗길이 있어 바닥이 잘 미끄러지지 않는 등산화를 신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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