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근교에 이런 곳이 숨어 있었다니…" 남한강 따라 여주·양평을 한 번에 둘러보는 당일치기 여행 코스
여주와 양평을 잇는 남한강 강변 도로와 가을 풍경. (AI 생성) / 온더투어
여주와 양평을 잇는 남한강 강변 도로와 가을 풍경. (AI 생성) / 온더투어

10월 중순에 접어들면서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산과 들의 나무들도 조금씩 붉고 노랗게 물들면서 가을 나들이를 떠나기 좋은 시기가 찾아왔다. 멀리 단풍 명산을 찾아가지 않아도 서울 근교에서 강과 숲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경기도 여주와 양평은 남한강을 따라 이어져 있어 당일치기로 함께 둘러보기 좋은 여행지다. 여주에는 강가에 자리한 천년 사찰 신륵사와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세종대왕릉이 있다. 양평으로 넘어가면 남한강을 끼고 조성된 들꽃수목원과 남한강·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까지 둘러볼 수 있다.

여행은 여주에서 시작해 양평을 거쳐 서울 방향으로 돌아오는 순서로 잡으면 좋다. 오전에는 신륵사와 세종대왕릉을 둘러보고, 오후에는 들꽃수목원과 두물머리에서 강변 풍경을 즐기는 일정이다. 하루 동안 4곳을 돌아볼 수 있는 여주·양평 당일치기 여행 코스를 소개한다.

◇ 오전 10시|남한강 물줄기 곁에 둔 신륵사와 세종대왕릉 숲길 산책

남한강을 바라보며 걷기 좋은 여주 신륵사 강변 산책길. (AI 생성) / 온더투어
남한강을 바라보며 걷기 좋은 여주 신륵사 강변 산책길. (AI 생성) / 온더투어

여주 여행은 남한강 바로 옆에 자리한 신륵사에서 시작한다. 여주시 신륵사길 73에 있는 신륵사는 봉미산 기슭에 세워진 천년 사찰로, 강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는 곳이다. 경내로 들어서면 오래된 전각과 석탑이 나타나고, 강변을 따라 걸을수록 탁 트인 남한강 풍경이 펼쳐진다.

신륵사에서 가장 먼저 들러볼 곳은 강월헌이다. 강가 바위 위에 세워진 정자로,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어 남한강과 건너편 산자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가을에는 강 주변 나무들이 붉고 노랗게 물들어 산책하기에도 좋다. 강월헌 옆에는 벽돌을 쌓아 만든 다층전탑이 자리하고 있는데, 신륵사는 탑의 모습 때문에 예부터 '벽절'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다.

신륵사는 고려 말 고승 나옹선사와도 인연이 깊다. 나옹선사가 입적한 사찰로 알려져 있으며, 경내에는 나옹선사의 사리를 모신 보제존자석종을 비롯해 여러 문화유산이 남아 있다. 사찰을 둘러보는 데에는 약 1시간 정도를 잡으면 된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강월헌에 잠시 앉아 강을 바라보며 쉬어가도 좋다.

소나무 숲길이 고즈넉하게 이어지는 여주 세종대왕릉 영릉. (AI 생성) / 온더투어

신륵사에서 산책을 마쳤다면 다음 목적지는 세종대왕릉이다. 자동차로 약 15분 거리에 있는 세종대왕릉은 세종대왕과 소헌왕후가 함께 묻힌 조선 왕릉이다. 두 장소는 역사적으로도 인연이 있다. 1472년 신륵사가 세종대왕릉의 원찰로 지정되면서 보은사라는 이름으로 불렸기 때문이다. 원찰은 왕이나 왕비의 명복을 빌기 위해 지정하거나 세운 사찰을 뜻한다.

세종대왕릉에 도착하면 소나무가 우거진 산책길을 따라 왕릉으로 향하게 된다. 길 주변에는 잔디밭이 넓게 펼쳐져 있고, 왕릉 주변에는 문인석과 무인석을 비롯한 조선 왕릉의 석물들이 남아 있다. 신륵사에서 강변 풍경을 감상했다면 세종대왕릉에서는 소나무 숲을 걸으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왕릉을 둘러본 뒤에는 세종대왕역사문화관에도 들러보자. 세종대왕의 생애와 업적을 소개하는 전시 공간으로, 한글 창제와 조선시대 과학기술에 관한 내용도 살펴볼 수 있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이라면 왕릉 산책과 역사 공부를 함께 할 수 있다.

세종대왕릉은 10월 기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입장은 오후 5시에 마감된다. 매주 월요일은 정기 휴관일이다. 다만 월요일이 공휴일과 겹치면 다음 비공휴일에 문을 닫으므로 방문 날짜를 미리 확인하는 편이 좋다.

두 곳을 둘러보고 나면 점심시간이 가까워진다. 여주는 예부터 쌀로 이름난 지역인 만큼 여주쌀로 지은 쌀밥 정식을 점심 메뉴로 골라도 좋다. 신륵사 인근과 여주 시내에는 돌솥밥에 된장찌개와 나물, 생선구이 등을 곁들여 내는 식당들이 있다. 점심을 먹고 오후 1시 30분쯤 출발하면 다음 목적지인 양평 들꽃수목원으로 이동할 수 있다.

여행 팁| 세종대왕릉은 매주 월요일에 문을 닫으므로 주말이 아닌 평일에 방문할 계획이라면 요일을 확인해야 한다.

◇ 오후 2시 30분|남한강을 따라 걷는 양평 들꽃수목원

야생화와 정원이 강변 풍경과 어우러진 양평 들꽃수목원. (AI 생성) / 온더투어
야생화와 정원이 강변 풍경과 어우러진 양평 들꽃수목원. (AI 생성) / 온더투어

여주에서 점심을 먹고 양평으로 넘어가면 남한강변에 자리한 들꽃수목원을 만날 수 있다. 양평군 양평읍 수목원길 16에 있는 들꽃수목원은 꽃과 나무를 감상하며 산책할 수 있는 곳으로, 강을 따라 정원이 조성돼 있어 남한강 풍경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수목원에 들어서면 야생화 정원과 허브 정원, 자연생태박물관 등이 나온다. 야외 정원에는 계절에 따라 여러 종류의 꽃과 나무가 자라고 있으며, 실내에서는 날씨와 관계없이 식물을 관람할 수 있다. 정원을 따라 걷다가 강변 쪽으로 이동하면 넓게 펼쳐진 남한강을 바라보며 잠시 쉬어갈 수도 있다.

10월에는 나무들이 조금씩 가을빛으로 물들면서 봄이나 여름과는 다른 풍경을 볼 수 있다. 산책로 주변으로 단풍이 들기 시작한 나무들이 늘어서고, 정원 곳곳에서는 가을에 피는 꽃도 만날 수 있다. 꽃이 피는 시기는 식물마다 달라 방문 날짜에 따라 정원의 모습도 조금씩 달라진다.

수목원은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둘러보기에 좋다. 어린이와 함께 방문했다면 자연생태박물관에서 식물과 자연에 관한 내용을 살펴보고, 부모님과 함께라면 야외 정원을 걷다가 쉬어가는 일정으로 잡아도 좋다. 남한강과 가까운 곳에 있어 정원 관람과 강변 산책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들꽃수목원은 10월 기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입장은 폐장 1시간 전에 마감된다. 11월부터는 폐장 시간이 오후 5시로 앞당겨진다. 입장료는 성인 7000원, 청소년 5000원, 어린이 4000원이며 주차장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운영시간과 요금은 방문 전 다시 확인하는 편이 좋다.

수목원을 둘러보는 데에는 약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가 걸린다. 오후 2시 30분쯤 도착했다면 야외 정원과 강변을 충분히 둘러본 뒤 다음 장소로 이동할 수 있다. 수목원에서 나와 서울 방향으로 차를 달리면 양평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인 두물머리가 나온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곳으로, 오래된 느티나무와 넓은 강변 풍경을 감상하며 오후 일정을 마무리하기 좋다.

◇ 오후 4시|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가을 산책

들꽃수목원에서 나와 서울 방향으로 이동하면 양평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인 두물머리에 도착한다.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에 있는 두물머리는 남한강과 북한강이 하나로 합쳐지는 곳이다. 두 물줄기가 만난다는 뜻에서 이름이 붙었으며, 넓게 펼쳐진 강과 주변 산자락이 어우러져 양평에서도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장소로 꼽힌다.

두물머리는 이른 아침 강 위로 피어오르는 물안개와 일출로 유명하지만, 오후에 방문해도 볼거리가 많다. 강변을 따라 걷기 좋은 산책로가 조성돼 있고, 해가 서서히 낮아지는 시간에는 잔잔한 강물 위로 햇빛이 비쳐 또 다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가을에는 물가의 갈대와 단풍이 물든 나무들이 어우러져 산책하기 좋다.

두물머리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커다란 느티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높이 약 26m, 수령 400년이 넘는 나무로 오랫동안 두물머리를 지켜온 도당나무다. 원래는 두 그루가 나란히 서 있었지만 팔당댐이 완공되면서 한 그루가 물에 잠겼고, 지금은 남은 느티나무 한 그루가 강가에 자리하고 있다.

오래된 느티나무에는 두물머리의 역사도 담겨 있다. 과거 이곳은 강원도와 충청도에서 한양으로 향하던 배들이 잠시 머무는 나루터였다. 강을 따라 목재와 곡식 등을 운반하던 뱃사람들은 두물머리에서 쉬어갔으며, 멀리서도 눈에 띄는 느티나무는 배가 이동할 때 길을 알려주는 역할을 했다.

느티나무 주변에는 누런 돛을 단 황포돛배도 볼 수 있다. 옛날 한강에서 물자를 운반하던 배의 모습을 복원한 것으로, 길이 16m에 돛대 높이가 8m에 이른다. 커다란 느티나무와 황포돛배가 나란히 보이는 강변은 두물머리에서 사진을 찍기 좋은 장소로도 알려져 있다.

느티나무를 둘러봤다면 산책로를 따라 두물경까지 걸어보는 것도 좋다. 두물경은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지점으로, 한강 제1경으로 불린다. 강변을 따라 나무데크와 흙길이 조성돼 있어 물소리를 들으며 걷기 좋고, 강물이 합쳐지는 곳에서는 멀리 이어진 산자락까지 바라볼 수 있다.

산책로 주변에는 갈대가 자라는 갈대쉼터도 있다. 가을바람에 갈대가 흔들리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으며, 강 건너편으로는 북한강이 펼쳐진다. 걷다가 잠시 쉬고 싶다면 강가에 마련된 쉼터에서 주변 풍경을 감상해도 좋다.

두물머리는 입장료 없이 연중 상시 방문할 수 있다. 산책로는 비교적 평탄하지만 일부 구간에는 흙길과 자갈길이 있어 운동화처럼 걷기 편한 신발을 신는 편이 좋다. 느티나무와 황포돛배를 중심으로 둘러볼 수도 있고, 시간이 넉넉하다면 두물경까지 걸으며 산책 시간을 늘릴 수도 있다.

산책을 마친 뒤에는 두물머리의 유명한 간식인 연핫도그를 먹어도 좋다. 반죽에 연잎을 넣어 만드는 핫도그로, 매콤한 맛과 순한 맛을 골라 먹을 수 있다. 주변에 카페도 있어 강변을 걸은 뒤 커피를 마시며 쉬어가기에도 좋다.

다만 주말에는 두물머리 진입로와 주차장 주변에 차량이 몰리는 경우가 많다. 느티나무와 가까운 주차장까지 들어가려다가 좁은 진입로에서 오래 기다릴 수 있으므로, 혼잡한 시간에는 신양수대교 아래 공영주차장 등 주변 주차 공간을 확인하는 편이 좋다. 주차장에서 산책로까지 걸어야 할 수 있어 어린이나 어르신과 함께 방문한다면 이동 거리도 미리 살펴야 한다.

서울로 돌아가는 길 역시 교통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 주말 오후에는 양수리 일대와 서울 방향 도로에 차량이 몰려 귀가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오후 5시 30분쯤 산책을 마쳤다면 교통 상황을 확인한 뒤 출발하거나, 주변에서 저녁을 먹고 차량이 줄어든 시간에 이동하는 방법도 있다.

여행 팁|두물머리 입구로 들어가는 길은 왕복 2차선으로 좁아 정체가 잦으니 안쪽 주차장 대신 입구 근처 다리 밑 주차장에 차를 대고 걷는 편이 낫다.

오늘의 여행 팁 3가지

- 세종대왕릉은 매주 월요일 문을 닫으니 평일 나들이를 계획한다면 방문 요일을 미리 확인한다.

- 주말 오후에는 두물머리 안쪽까지 차량이 꽉 막히니 다리 밑 공영주차장에 차를 대고 걸어 들어간다.

- 남한강을 끼고 달리는 국도는 해가 지면 물안개가 짙게 깔리는 경우가 많으니 감속하며 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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