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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은 제주도 중심부에 솟아 있는 해발 1947m의 산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정상에 자리한 백록담을 비롯해 거대한 바위 절벽과 넓은 고산평원, 계절마다 달라지는 자연 풍경을 볼 수 있어 제주를 찾는 여행객들의 주요 산행 목적지로 꼽힌다.
한라산을 찾는 탐방객도 지난해보다 늘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한라산국립공원을 방문한 누적 탐방객은 61만5951명으로, 2025년 같은 기간보다 10만1493명 증가했다. 10월 중순에 접어들면서 산자락에도 가을빛이 번지고 있으며, 단풍철을 맞아 한라산을 찾으려는 등산객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영실·어리목 낮 12시 입산 마감, 하산 시간도 앞당겨져
한라산국립공원은 지난 1일부터 주요 탐방로의 입산 마감 시간을 조정했다. 낮이 짧아지는 시기에 맞춰 탐방객들이 해가 지기 전에 산에서 내려올 수 있도록 운영 시간을 변경한 것이다. 모든 탐방로의 입산 시작 시각은 오전 5시로 같지만 마감 시간은 코스마다 다르다.
영실과 어리목 탐방로는 낮 12시에 입산을 마감한다. 9월까지 적용된 하절기보다 3시간 빨라진 시간이다. 백록담 정상으로 향하는 성판악과 관음사는 오전 11시 30분, 돈내코 탐방로는 오전 10시부터 입산이 통제된다.
산에 오른 뒤에도 주요 지점별 통제 시각을 지켜야 한다. 백록담 동능 정상에서는 오후 1시 30분, 남벽분기점에서는 오후 2시부터 하산해야 한다. 윗세오름의 최종 하산 시각은 오후 3시이며, 진달래밭대피소와 삼각봉대피소는 오후 3시 30분이다.
입산 마감 시간에 맞춰 늦게 출발하면 산 위에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이 짧아진다. 특히 영실 코스는 오르막 구간에 계단이 많고, 탐방객이 몰리는 주말에는 좁은 산길에서 이동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 단풍을 감상하거나 사진을 찍으며 걷는 시간까지 생각하면 오전 일찍 산행을 시작하는 편이 여유롭다.
가을 한라산은 해발고도에 따라 기온 차이가 크고 바람도 강한 편이다. 산 아래에서 따뜻하게 느껴지는 날에도 능선에 올라가면 기온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 오후 늦게까지 산에 머물기보다 정해진 하산 시간을 지키면서 여유 있게 내려오는 일정이 좋다.
영실휴게소에서 윗세오름까지 3.7km, 남벽분기점까지 5.8km
영실탐방로는 한라산 서남쪽에 자리한 등산 코스다. 출발 지점인 영실휴게소는 해발 1280m에 있으며, 윗세오름대피소를 거쳐 남벽분기점까지 올라갈 수 있다. 비교적 높은 곳에서 산행을 시작하지만 중간에 가파른 오르막이 있어 편안한 산책길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영실휴게소에서 윗세오름대피소까지 거리는 편도 3.7km로 약 1시간 30분이 걸린다. 윗세오름에서 남벽분기점까지 2.1km를 더 걸으면 전체 거리는 편도 5.8km가 된다. 남벽분기점까지 예상 소요 시간은 약 2시간 30분이며, 걷는 속도와 휴식 시간에 따라 실제 도착 시간은 달라질 수 있다.
영실휴게소에서 출발하면 처음에는 숲 사이로 비교적 완만한 길이 나타난다. 영실계곡을 지나 병풍바위 방향으로 올라가면서 경사가 급해지고, 계단이 이어지는 구간도 만난다. 영실계곡에서 병풍바위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은 코스 가운데 힘든 구간으로, 가파른 계단을 오르는 동안 충분히 쉬어가며 이동하는 편이 좋다.
병풍바위 정상을 지나면 경사가 완만해지고 주변 시야도 넓어진다. 키 큰 나무가 점차 줄어들면서 한라산의 넓은 고산지대가 나타나고, 윗세오름 방향으로 이어지는 탐방로를 따라 걸을 수 있다. 가을에는 주변 식생의 색이 달라지면서 산 아래 숲길과는 다른 풍경을 볼 수 있다.
윗세오름대피소에 도착하면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남벽 방향으로 더 올라가거나 영실·어리목 방향으로 하산할 수 있다. 남벽분기점까지 걸었다가 출발 지점으로 돌아오는 경우 전체 산행 거리는 약 11.6km다. 영실은 백록담 정상까지 연결되지 않으므로 정상 등반을 원한다면 성판악이나 관음사 코스를 이용해야 한다.
가을빛 물드는 영실기암, 선작지왓 지나 남벽까지
영실 코스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볼거리는 영실기암이다. 한라산 서남쪽 산허리에 크고 작은 바위기둥이 줄지어 솟아 있으며, 멀리서 바라보면 거대한 병풍을 펼쳐놓은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수많은 사람이 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뜻에서 오백나한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영실기암과 오백나한 일대는 국가유산 명승 제84호로 지정된 곳이다. 높은 바위기둥과 가파른 절벽이 이어져 있으며, 주변에 자라는 나무들이 가을빛으로 물들면 회색 암벽과 붉고 노란 단풍이 어우러진 풍경을 볼 수 있다. 단풍이 물드는 시기는 해마다 기온과 날씨에 따라 달라진다.
영실기암을 지나 능선 위로 올라가면 선작지왓이 나타난다. 넓은 평원에 크고 작은 바위가 흩어져 있는 고산지대로, 봄에는 털진달래와 산철쭉이 피어나는 장소로 알려져 있다. 가을에는 낮게 자라는 풀과 관목이 갈색과 붉은빛으로 바뀌면서 탁 트인 평원 사이로 탐방로가 길게 이어진다.
선작지왓에서는 날씨가 맑을 때 한라산 남벽과 주변 오름도 바라볼 수 있다. 높은 나무가 많지 않아 시야가 넓고, 완만하게 굽이치는 지형을 따라 걸으며 주변 산세를 감상하기 좋다. 특히 윗세오름으로 향하는 길에서는 계절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고산평원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남벽분기점까지 이동하면 한라산 정상부 남쪽에 형성된 거대한 절벽이 눈앞에 나타난다. 영실기암이 여러 바위기둥이 모여 있는 풍경이라면 남벽에서는 높고 가파른 암벽이 길게 펼쳐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주변으로 방애오름과 넓은 고산지대가 이어져 있어 한라산의 지형을 살펴보기에도 좋다.
가을철에는 맑은 날과 흐린 날의 풍경 차이도 크다. 안개가 걷히면 멀리 떨어진 오름과 능선까지 보이지만, 구름이 낮게 내려앉으면 가까운 암벽도 보이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선작지왓과 남벽순환로는 주변을 가리는 나무가 적어 바람이 강하게 불 수 있으므로 정해진 탐방로를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
10월 한라산 산행 전 알아둬야 할 복장과 준비물
한라산은 탐방로에 따라 사전 예약 여부가 다르다. 백록담 정상까지 오르는 성판악과 관음사 코스는 탐방예약제를 운영하지만 영실 코스는 별도의 예약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입산이 가능한 시간 안에 탐방로를 찾으면 산행을 시작할 수 있다.
10월 가을 산행에서는 기온 차이에 대비한 복장이 중요하다. 해발고도가 높아질수록 기온이 내려가고, 능선에서는 바람도 강하게 불 수 있다. 산 아래에서 입던 얇은 옷만으로는 추위를 느낄 수 있어 바람을 막는 외투와 보온 의류를 준비하는 편이 좋다.
오르막을 걸을 때는 땀이 나지만 휴식을 취하면서 바람을 맞으면 몸이 빠르게 식을 수 있다. 두꺼운 외투 한 벌보다 얇은 옷을 겹쳐 입으면 걷는 동안 체온에 맞춰 옷을 벗거나 다시 입기 편하다. 장갑과 모자도 기온이 낮은 날에는 도움이 된다.
등산화는 바닥이 미끄럽지 않고 발목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제품을 신는 편이 좋다. 영실 코스에는 돌길과 계단이 있으며, 가을에는 떨어진 낙엽이나 비에 젖은 바위 때문에 미끄러운 구간이 생길 수 있다. 등산 스틱을 준비하면 가파른 내리막에서 균형을 잡는 데 도움이 된다.
물과 간식도 챙겨야 한다. 산행 중에는 오르막을 오래 걷게 되므로 충분한 식수와 함께 초콜릿, 에너지바, 견과류처럼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준비하면 좋다. 휴대전화 충전 상태를 확인하고 보조배터리를 준비하면 산행 중 배터리가 부족해지는 상황에도 대비할 수 있다.
240번 버스로 영실매표소 이동, 등산로 입구까지 약 45분
대중교통으로 영실 코스를 찾으려면 제주버스터미널에서 중문 방향으로 운행하는 240번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제주버스터미널에서 영실매표소까지는 약 50분이 걸리며, 영실매표소 정류장에서 내린 뒤 영실휴게소까지 도로를 따라 이동해야 한다.
영실매표소에서 실제 등산 시작 지점인 영실휴게소까지 거리는 약 2.4km다. 걸어서 이동하면 약 40~45분이 더 걸리며, 경사진 자동차도로를 따라 올라가는 구간이라 일반적인 평지보다 체력 소모가 큰 편이다. 버스를 이용한다면 이 시간을 전체 산행 일정에 포함해야 한다.
자가용을 이용하면 영실휴게소 부근까지 올라갈 수 있다. 다만 단풍철 주말이나 탐방객이 몰리는 날에는 위쪽 주차 공간이 부족할 수 있다. 상단에 차량을 세우지 못하면 아래쪽 주차 구역을 이용해야 할 수 있으므로 주차 상황을 고려해 일찍 도착하는 편이 좋다.
영실휴게소에는 식수와 간단한 먹거리, 일부 등산용품을 구입할 수 있는 시설이 있다. 화장실은 영실관리사무소와 영실휴게소, 윗세오름대피소에 마련돼 있다. 산행 중 편의시설이 있는 곳을 미리 알아두면 휴식 장소를 정하기에도 편하다.
하산 후 버스를 이용한다면 돌아가는 운행 시간표도 확인해야 한다. 240번 버스는 배차 간격이 있어 정류장에 도착한 뒤 기다려야 할 수 있다. 특히 영실매표소에서 제주 시내 방향과 중문 방향의 정류장을 구분해 이용해야 하므로 돌아갈 목적지에 맞는 버스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오늘의 여행 팁 3가지
- 가을철 등산로에는 낙엽이 쌓여 돌과 나무뿌리가 가려질 수 있으므로 발을 디딜 곳을 확인하며 걷는다.
- 산 위에서는 햇빛과 바람에 오래 노출될 수 있어 선글라스와 자외선 차단제를 챙기면 좋다.
- 하산한 뒤 갈아 신을 편한 신발과 여벌 양말을 차량이나 숙소에 준비해두면 돌아가는 길이 한결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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