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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지면서 숲과 강을 찾아 주말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많아진다. 산자락에는 붉고 노란 잎이 번지고, 강변에서는 서늘한 바람을 맞으며 걷기 좋은 날이 늘어난다. 다만 해가 짧아지는 시기인 만큼 여러 장소를 둘러보려면 방문 순서와 이동 시간을 함께 따져야 한다.
경북 청송과 안동은 서로 다른 풍경을 하루씩 나눠 구경하기 좋은 지역이다. 청송에는 커다란 바위가 솟아오른 주왕산과 왕버들이 물속에 서 있는 주산지가 있다. 안동에서는 낙동강이 감싸는 하회마을의 고택 골목을 걷고, 저녁에는 월영교에서 강물에 비친 조명을 볼 수 있다.
산과 마을을 모두 둘러보는 일정이지만 주왕산 정상까지 오르는 코스는 넣지 않았다. 첫날에는 계곡을 따라 걷고 저수지를 구경한 뒤 안동으로 이동한다. 둘째 날은 하회마을에서 오전을 보내고 월영교 주변에서 오후와 저녁을 보내는 구성이다. 지금부터 자가용으로 떠나는 청송·안동 1박 2일 여행 코스를 알아본다.
1일차|기암절벽 아래 계곡길과 주산지 왕버들
첫날은 오전 9시 무렵 주왕산 상의지구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잡는다. 주차장에서 상가 구간을 지나 대전사 쪽으로 걸으면 사찰 지붕 뒤로 거대한 바위 봉우리가 나타난다. 숲에 가려 있던 산세가 입구부터 드러나 잠시 멈춰 주변을 둘러보게 되는 곳이다.
주왕산은 1976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바위 봉우리와 깊은 계곡이 함께 자리한 산으로, 정상에 오르지 않아도 계곡 탐방로에서 바위산의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이번 일정에서는 대전사에서 용추폭포 방향으로 걷고 같은 길로 돌아온다. 오후에 주산지까지 둘러볼 계획이라면 오전 산행을 길게 잡지 않는 편이 좋다.
대전사 앞에서 기암을 보고 계곡 안쪽으로 들어가면 풍경이 조금씩 달라진다. 입구에서는 멀리 솟은 봉우리를 올려다보지만, 안쪽에서는 길 가까이 다가온 바위와 그 사이를 흐르는 물을 보며 걷는다. 용추폭포를 향하는 구간에서는 협곡의 바위벽도 만날 수 있어 숲길만 걷는 산책과는 또 다른 볼거리가 있다.
오전 탐방에는 주차장에서 오가는 시간과 휴식을 포함해 약 3시간을 배정한다. 정해진 소요 시간이 아니라 여행 일정에 확보해 두는 시간이다. 사진을 찍거나 일행과 쉬어가는 횟수에 따라 걸리는 시간이 달라지니 점심 예약을 너무 촉박하게 잡지 않는다.
계곡길은 정상으로 오르는 산행보다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모든 구간이 평탄하지는 않다. 경사와 계단이 있는 곳에서는 걸음 속도를 늦추고, 부모님이나 어린아이와 함께라면 돌아갈 거리까지 생각해 걷는다. 출발 전에는 입산 가능 시간과 탐방로 통제 여부를 확인한다.
주왕산에서 내려온 뒤에는 주산지로 이동한다. 점심은 일행의 식사 시간에 따라 순서를 조절하면 된다. 배가 고프다면 주왕산 입구에서 먼저 먹고, 달기약수 닭백숙을 먹을 계획이라면 주산지를 둘러본 뒤 청송읍으로 향한다. 달기약수탕은 주왕산 바로 앞에 있는 곳이어서 잠깐 들르는 식당가와는 동선이 다르다.
주산지는 농사에 쓸 물을 모으기 위해 1721년에 만든 저수지다. 물속에 뿌리를 내린 왕버들이 자라고 있어 산자락과 나무가 수면에 함께 비치는 풍경으로 알려져 있다. 바위벽 사이를 걷던 오전과 달리 오후에는 저수지 가장자리에서 물과 나무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낸다.
입구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에는 걸어서 들어간다. 왕복 보행과 관람을 합쳐 약 1시간을 잡으면 서두르지 않고 둘러볼 수 있다. 나무를 가까이 찍고 싶어 물가로 내려가기보다 정해진 관람 구간에서 자리를 옮겨가며 구도를 찾는다. 같은 왕버들도 산자락을 함께 담을 때와 수면의 반영을 담을 때 모습이 달라진다.
주산지의 수위는 방문 시기에 따라 달라 왕버들 밑동이 항상 같은 깊이로 잠겨 있지는 않다. 물안개 역시 날씨에 따라 생기는 현상이다. 오후에 찾는 이번 일정에서는 물안개보다 저수지와 주변 숲을 구경하는 데 시간을 쓰는 편이 현실적이다.
관람을 마치면 청송읍 달기약수탕 일대에서 늦은 점심을 먹는다. 달기약수 닭백숙은 약수로 닭을 끓여내는 청송의 지역 음식이다. 식당마다 주문 단위와 곁들이는 음식이 달라 인원에 맞춰 메뉴를 고른다. 백숙은 조리에 시간이 걸릴 수 있어 출발 전에 식사 가능한 시간을 확인하면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식사 뒤에는 안동으로 이동해 숙소에 짐을 푼다. 두 지역 사이의 이동 시간은 어느 관광지에서 출발하고 어디에 묵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청송에서 안동까지 1시간’처럼 지역 이름만으로 계산하기보다 식당과 숙소 주소를 넣어 경로를 확인한다. 저녁에 안동찜닭을 먹을 계획이라면 숙소에 도착한 뒤 잠시 쉬었다가 나가는 일정으로 잡는다.
2일차|하회마을 고택 골목에서 월영교 야경까지
둘째 날은 아침 식사를 마친 뒤 하회마을로 향한다. 오전 9시 30분 무렵 도착하는 일정으로 잡되 숙소 위치에 따라 출발 시간을 조절한다. 마을 안에서 고택과 강변을 함께 둘러보려면 약 2~3시간을 배정하는 편이 여유롭다.
하회마을은 낙동강이 크게 굽어 마을을 감싸는 곳에 자리 잡았다. 풍산 류씨가 모여 살던 마을로, 2010년 경주 양동마을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기와집과 초가집이 골목을 사이에 두고 남아 있어 집과 담장, 주변 자연을 함께 구경할 수 있다.
마을 입구에서는 관광안내도로 양진당과 충효당 등 고택의 위치를 먼저 확인한다. 가까운 골목부터 둘러본 뒤 강변으로 나가는 순서로 걸으면 같은 길을 여러 번 오가는 일을 줄일 수 있다. 대문과 지붕만 빠르게 보고 지나가기보다 공개된 구역에서 마당과 건물 배치를 살펴보면 집마다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골목에서는 주민의 생활 공간과 관람 구역을 구분해야 한다. 하회마을은 건물만 보존한 전시장이 아니라 사람이 사는 마을이다. 문이 열려 있어도 출입이 허용된 곳인지 확인하고, 거주 공간의 창문 안쪽을 들여다보거나 촬영하는 행동은 피한다.
고택을 구경한 뒤에는 마을 북서쪽 강변의 만송정 숲으로 향한다. 소나무 사이로 강 건너 부용대 절벽이 보이는 곳이다. 담장 사이의 좁은 골목에서 나와 강변에 서면 시야가 넓어지고, 마을을 감싸는 낙동강의 모양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만송정 숲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부용대에서 하회마을을 내려다보고 싶다면 별도 이동과 걷는 시간을 더해야 한다. 이번 코스에서는 마을과 만송정 숲을 충분히 둘러본 뒤 점심을 먹고 시내 방향으로 이동한다. 오전에 고택 관람을 마치지 못했다면 다른 장소를 추가하기보다 마을에서 시간을 더 보내는 편이 낫다.
점심은 하회마을 입구 식당가에서 간고등어 구이를 먹는 일정이다. 정식에 포함되는 음식과 최소 주문 인원은 식당마다 다르니 주문 전에 확인한다. 식사 후에는 월영교 주변으로 이동하되 바로 야경을 기다리기보다 안동민속박물관 관람과 휴식을 먼저 넣는다.
안동민속박물관에서는 안동의 생활문화와 민속 관련 전시를 볼 수 있다. 오전에 고택을 둘러본 뒤 옛 생활도구와 풍습을 구경하는 순서라 장소 간 연결도 자연스럽다. 방문일의 개관 여부와 입장 마감 시간을 확인하고, 휴관일이라면 주변에서 쉬거나 수변을 걷는 일정으로 바꾼다.
해가 기울기 시작하면 월영교로 향한다. 길이 387m, 너비 3.6m의 나무다리로 가운데에는 월영정이 있다. 밝을 때 건너면 다리 양쪽으로 펼쳐진 물과 산자락을 볼 수 있고, 해가 진 뒤에는 조명이 켜진 다리가 강물에 비친다. 점등은 일몰에 맞춰 이뤄져 계절에 따라 시간이 달라진다.
월영교는 다리 위와 강변에서 보는 풍경을 나눠 구경한다. 먼저 월영정을 지나 반대편까지 걸어갔다가 돌아오고, 조명이 켜진 뒤에는 강변에서 다리 전체를 바라본다. 늦가을에는 해가 일찍 져 야경을 보기 위해 밤늦게까지 머물지 않아도 된다. 다만 강바람이 불면 체감 온도가 내려가니 차에서 내릴 때 겉옷을 챙긴다.
숙소 위치와 귀가 시간에 따라 일정 조절하기
청송·안동 1박 2일 여행은 첫날 숙소 위치에 따라 둘째 날 아침 이동이 달라진다. 안동 시내에서 묵으면 저녁 식당을 찾기 편하고, 하회마을 주변에 숙소를 잡으면 다음 날 오전 이동 거리를 줄일 수 있다. 숙박비만 비교하기보다 저녁 식사 장소와 다음 날 첫 목적지를 함께 보고 고른다.
고택에서 하룻밤 보내고 싶다면 객실별 시설을 확인한다. 같은 숙소 안에서도 화장실 위치와 난방 방식이 다를 수 있고, 차를 세운 뒤 방까지 걸어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 부모님과 함께라면 객실에 화장실이 있는지, 문턱이나 계단이 많은지부터 확인하는 편이 편하다.
이동할 때는 관광지 이름보다 실제 이용할 주차장을 목적지로 설정한다. 내비게이션에 표시되는 운전 시간에는 주차 대기와 관광지 입구까지 걷는 시간이 빠져 있을 수 있다. 주왕산 탐방이 길어졌다면 주산지 관람 시간을 조금 줄이고, 하회마을에서 오래 머물렀다면 오후 실내 관람을 빼는 식으로 조절한다.
월영교 야경을 본 뒤에는 남은 운전 거리에 맞춰 출발한다. 귀가에 오래 걸리는 지역이라면 다리 조명이 켜진 직후 풍경을 보고 일찍 나설 수 있다.
오늘의 여행 팁 3가지
- 주왕산에서 오래 걸은 뒤 갈아 신을 수 있도록 여분의 양말을 준비한다.
- 하회마을 고택 설명을 함께 듣고 싶다면 문화관광해설 예약 가능 여부를 확인한다.
- 간고등어 등 냉장 식품을 구입할 계획이라면 보냉가방을 차에 싣고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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