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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더투어
10월 하순에 접어들면서 아침저녁으로 찬 바람이 불고 일교차도 커지고 있다. 낮에는 가벼운 옷차림으로 나들이를 즐길 수 있지만 해가 지면 금세 쌀쌀해져 따뜻한 곳을 찾게 된다. 가을 단풍을 구경하거나 야외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뒤 뜨끈한 온천수에 몸을 담그는 여행도 생각나는 계절이다.
특히 온천 여행은 멀리 산을 오르거나 긴 거리를 걷지 않아도 여유롭게 하루를 보낼 수 있어 가족과 함께 떠나기 좋다. 따뜻한 물에서 피로를 풀고 주변 음식점에서 식사를 즐긴 뒤 숙소에서 쉬어가는 일정도 짤 수 있다. 온천시설과 숙박시설이 한곳에 모여 있는 지역이라면 당일치기부터 1박 2일 여행까지 여행 일정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
경남 창녕군 부곡면에는 한때 '부곡하와이'로 이름을 알렸던 부곡온천 관광특구가 자리하고 있다. 땅속에서 자연적으로 솟아나는 온천수의 최고 수온이 78℃에 달해 국내에서 가장 뜨거운 온천으로 알려진 곳이다. 부곡하와이는 문을 닫았지만 주변에는 온천수를 사용하는 호텔과 숙박시설, 대중 사우나가 남아 있어 지금도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가마솥을 닮은 마을, 옛 책에 '영산온정'으로 남은 온천
부곡(釜谷)이라는 이름은 마을 지형에서 나왔다. 가마 부(釜)에 골 곡(谷)을 쓰는데, 둥글고 오목한 땅의 생김새가 가마솥과 닮았다는 뜻이다. 바로 이 땅 아래에서 78℃의 온천수가 별도의 가열 없이 올라온다. 탕에는 이 물을 자연 냉각하고 온도를 조절해 공급한다.
온천의 내력은 옛 기록에도 남아 있다. 조선 시대 지리지인 『동국여지승람』의 영산현 항목과 『동국통감』 고려기에 '영산온정'이라는 이름이 보인다. 영산은 지금의 창녕군 영산면 일대에 있던 옛 고을이니, 이 물이 오래전부터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었던 셈이다. 마을에서는 '옴샘'이라 불리던 뜨거운 우물 이야기도 전해 온다. 물이 좋다는 소문이 나자 피부질환을 앓던 사람들이 전국에서 찾아와 몸을 씻었다는 이야기다. 이런 내력을 바탕으로 부곡온천은 1981년 관광특구로 지정됐고, 이후 국내 온천 관광을 이끄는 지역으로 자리 잡았다.
| 구분 | 내용 |
|---|---|
| 위치 | 경남 창녕군 부곡면 거문리·온정리 일대 |
| 온천수 수온 | 자연 분출 최고 78℃ 유황 온천수 |
| 관광특구 지정 | 1981년 |
| 옛 기록 | 『동국여지승람』 영산현조, 『동국통감』 고려기 |
'부곡하와이'의 기억에서 '키즈 온천'으로
부곡온천을 말할 때 부곡하와이를 빼놓기 어렵다. 1973년 문을 연 이 유원지는 오랫동안 전국에서 손님이 찾던 대표 관광지였지만, 2017년 영업을 마쳤다. 이후 시설은 낡고 발길도 뜸해졌다.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숙박업소들이 객실을 새로 단장하면서부터다. 어르신이 대중탕을 찾던 온천 마을이 30~40대 부모가 아이와 함께 오는 '키즈 온천' 여행지로 다시 이름을 올리게 됐다. 한국관광공사와 로얄관광호텔 홈페이지 소개를 종합하면 연간 누적 방문객은 300만 명을 넘어섰다. 특구 안에는 24개 숙박업소, 약 1,500실이 영업 중이며 대부분 리모델링을 마쳤다.
객실 안 정글짐과 타일 가족탕, 아이와 가기 좋은 이유
변화의 중심에는 가족 단위 객실이 있다. 객실에는 아이 서너 명이 함께 들어갈 만큼 큰 타일 가족탕이 놓여 있고, 한쪽에는 정글짐과 미끄럼틀, 볼풀장 같은 실내 놀이시설이 마련돼 있다. 날이 쌀쌀해져도 밖에 나가지 않고 방 안에서 온천수에 몸을 담글 수 있어, 감기를 걱정하는 부모들에게 특히 반응이 좋다. 이런 객실은 가을 주말이면 가장 먼저 예약이 차므로 일정이 정해지는 대로 방부터 잡는 편이 좋다.
가족탕을 쓸 때는 물 온도를 꼭 확인해야 한다. 원탕 수온이 78℃인 만큼 뜨거운 물을 그대로 받으면 아이가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찬물을 먼저 충분히 받은 뒤 어른이 손으로 온도를 확인하고 나서 아이를 들여보내야 한다.
지하 1층에서 바로 탕으로, 로얄관광호텔 대중 사우나
숙박 없이 온천만 즐기려면 특구 중심부의 로얄관광호텔 사우나가 가장 접근하기 쉽다. 단지 안에서 규모가 큰 편인 이 호텔은 로비 프런트에서 요금을 내고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곧바로 사우나 입구가 나와 길을 헤맬 일이 없다.
탕에는 자연 분출한 78℃ 유황수를 식혀 온도를 맞춰 채운다. 몸을 담그면 은은한 유황 냄새가 나고 물이 피부를 부드럽게 감싸는 듯한 느낌이 든다. 열탕, 온탕, 냉탕이 각각 넉넉한 크기로 나뉘어 사람이 몰려도 서로 부딪힐 일이 적고, 고온 사우나와 건식 사우나, 휴식 공간도 함께 갖췄다.
건물은 오래됐지만 청결 관리가 꾸준해, 탈의실에는 헤어드라이어와 기초 스킨케어 용품, 빗이 정돈돼 있고 세탁한 수건도 현장에서 넉넉히 준다. 그래서 갈아입을 속옷과 세안 용품만 챙겨 가볍게 들러도 불편함이 없다. 가족과 함께 온 여행객 중에는 아이는 객실 가족탕에서 놀게 하고, 부모가 번갈아 대중 사우나에서 쉬어 가는 경우도 많다. 탕 밖 공기가 서늘한 계절이니 나온 뒤에는 따뜻한 물로 한 번 헹구고 바로 몸을 닦는 것이 좋다.
| 구분 | 내용 |
|---|---|
| 사우나 위치 | 로얄관광호텔 지하 1층 |
| 운영 시간 | 매일 오전 5시 30분~오후 8시, 연중무휴 |
| 탕 구성 | 열탕·온탕·냉탕, 고온 사우나, 건식 사우나 |
| 결제 | 로비 프런트에서 결제 후 입장 |
이용 요금과 예약·주차 요령, 하루 더 있다면 창녕의 가을 명소로
사우나 요금은 성인 기준 평일과 주말이 1,000원 차이가 나므로, 당일 사우나만 계획한다면 요금이 저렴하고 한산한 평일이 낫다. 요금은 운영 사정에 따라 바뀔 수 있으니 출발 전에 호텔에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주차는 각 호텔 전용 주차장과 부곡온천 공영주차장을 모두 무료로 쓸 수 있다. 키즈 테마룸과 가족탕 객실은 가을 주말에 가장 먼저 마감되니, 최소 2~3주 전에는 예약을 마쳐야 한다.
| 구분 | 내용 |
|---|---|
| 성인 요금 | 평일 8000원 / 주말·공휴일 9000원 |
| 소인 요금 | 5000원 |
| 할인 | 창녕 군민 신분증 제시 시 |
| 주차 | 호텔 전용 주차장·공영주차장 무료 |
| 숙박 예약 | 가을 주말 최소 2~3주 전 |
온천 여행에 하루를 더 쓸 수 있다면 창녕의 다른 명소도 함께 둘러볼 만하다. 우포늪은 국내 최대 규모의 자연 늪으로, 1998년 람사르 습지로 등록됐고 가을이면 갈대와 억새가 어우러진 풍경을 볼 수 있다.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2023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가야고분군' 가운데 창녕 교동·송현동 고분군도 가깝다. 온천에서 몸을 녹이고 늪과 고분을 걷는 코스로 일정을 짜면 하루가 알차게 채워진다.
오늘의 여행 팁 3가지
① 가족탕은 찬물부터 틀기
원탕 수온이 78℃라 뜨거운 물을 그대로 받으면 위험하다. 찬물을 먼저 충분히 받고 어른 손으로 온도를 확인한 뒤 아이를 들여보낸다.
② 가을 주말 객실은 2~3주 전 예약
키즈 테마룸과 가족탕 객실이 가장 먼저 찬다. 날짜가 정해지면 예약부터 하는 것이 좋다.
③ 오후 6시 전 도착해 사우나 즐기기
사우나는 오후 8시에 닫는다. 탈의와 샤워 시간까지 생각하면 늦어도 오후 6시 전에 도착해야 느긋하게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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