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 사이로 길이 열립니다… 한탄강 협곡 위 1.5km 이어지는 가을 물윗길
철원 한탄강 협곡 위로 이어진 물윗길을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 / 철원군 문화관광
철원 한탄강 협곡 위로 이어진 물윗길을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 / 철원군 문화관광

10월이 끝나가면서 강원도 산과 계곡에도 늦가을 풍경이 짙어지고 있다. 붉고 노랗게 물든 산길을 걷는 것도 좋지만, 가을에는 강을 따라 펼쳐진 절벽과 기암괴석을 구경하는 여행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강물이 흐르는 바로 위에서 주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길이라면 산 정상에 오르지 않고도 깊은 협곡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다.

강원도 철원군 한탄강에 자리한 물윗길은 강 위에 설치된 부교를 따라 걸으며 현무암 절벽과 주상절리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양쪽으로 높게 솟은 절벽 사이를 흐르는 강물 위에서 걷는 만큼 일반적인 강변 산책로와는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가을에는 협곡 주변으로 단풍이 물들고, 겨울에는 눈과 얼음이 어우러진 한탄강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올해 한탄강 물윗길은 오는 31일부터 개방을 시작한다. 먼저 송대소와 은하수교를 돌아보는 1.5km 구간이 열리며, 이후 탐방 구간을 차례로 넓혀 12월 12일에는 직탕폭포부터 순담까지 총 8.5km를 걸을 수 있게 된다. 

두루미 모양 은하수교에서 횃불전망대까지

철원 한탄강 물윗길 부교 너머로 은하수교와 횃불전망대가 보인다. / 철원군 문화관광
철원 한탄강 물윗길 부교 너머로 은하수교와 횃불전망대가 보인다. / 철원군 문화관광

한탄강은 북한 강원도에서 발원해 철원과 포천, 연천을 거쳐 임진강으로 흘러드는 강이다. 이 일대는 화산 활동으로 흘러나온 용암이 식으며 넓은 현무암 대지가 만들어졌고, 강물이 그 단단한 바위를 오랜 세월 깎아 지금의 깊은 협곡이 됐다. 협곡 벽면에는 기둥을 세운 듯 갈라진 주상절리가 층층이 드러나 있다.

한탄강 일대는 2020년 국내 네 번째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았고, 범위는 철원·포천·연천에 걸쳐 1165.61㎢에 이른다.

은하수교~송대소 구간은 이런 지질 경관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곳이다. 두루미 모양으로 지은 은하수교에 서면 협곡 아래로 흐르는 강이 내려다보이고, 횃불전망대에 오르면 한탄강 물줄기와 절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부교를 따라 걸을 때는 눈높이가 수면과 비슷해 절벽이 머리 위로 솟아 보이지만, 전망대에서는 반대로 협곡 전체를 위에서 내려다보게 된다. 같은 1.5km 안에서 높이가 다른 두 가지 풍경을 모두 볼 수 있는 셈이다. 철원은 겨울이면 두루미가 찾아오는 곳으로 알려져 있어, 두루미 모양의 은하수교와 물윗길의 겨울 운영 시기도 서로 겹친다.

물윗길의 지금 모습은 2017년부터 태봉대교~순담계곡 전 구간으로 부교 설치가 넓어지면서 갖춰졌다. 예전에는 전체 길이를 8km로 안내했으나 이번 시즌 기준은 8.5km다. 연간 10만여 명 이상이 찾는 철원의 손꼽히는 관광지이며, 겨울에만 한시 운영한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2022년에는 '한국관광의 별'에 선정됐다.

걸을 수 있는 거리가 늘수록 만나는 명소도 늘어난다

철원 한탄강 물윗길 부교를 따라 방문객들이 걷고 있다. / 철원군 문화관광
철원 한탄강 물윗길 부교를 따라 방문객들이 걷고 있다. / 철원군 문화관광

물윗길 주변에는 한탄강을 알리는 지질 명소와 문화재가 줄지어 있다. 직탕폭포는 강을 가로질러 일직선으로 떨어지는 폭포로, 폭이 약 80m에 이르고 높이는 3m 안팎이어서 '한국의 나이아가라'로 불린다. 송대소는 주상절리 절벽이 강을 따라 병풍처럼 이어지는 곳이며, 첫 개방 구간에서 바로 만날 수 있다.

고석바위는 고석정 앞 강 한가운데 솟은 큰 바위로, 의적 임꺽정이 은거지로 삼았다고 전해진다. 승일교는 1948년 공사를 시작해 한국전쟁 이후인 1958년 완공된 다리로, 아치 구간과 보 구간의 모양이 서로 달라 두 시기에 걸쳐 놓인 다리임을 알 수 있다. 현재는 등록문화재로 보존되고 있다. 협곡을 이루는 현무암 지대는 천연기념물이어서, 걷는 동안 절벽을 만지거나 돌을 가져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명소 볼거리 닿는 개방 단계
송대소 주상절리 절벽 1차(10월 31일)
직탕폭포 폭 약 80m 직선형 폭포 2차(11월 14일) 출발점
승일교 등록문화재 다리 3차(11월 21일)
고석바위 고석정 앞 강 한가운데 바위 4차(12월 5일) 인근

2차부터 5차까지, 구간이 길어질수록 올라가는 요금과 돌려받는 상품권

철원 한탄강 협곡 사이 강물 위로 부교가 길게 이어져 있다. / 철원군 문화관광
철원 한탄강 협곡 사이 강물 위로 부교가 길게 이어져 있다. / 철원군 문화관광

요금은 걷는 거리에 맞춰 단계마다 달라진다. 1차와 2차는 출발점으로 되돌아오는 순환 코스여서 셔틀 없이 한 바퀴 돌아볼 수 있고, 환급 없이 요금만 내면 된다. 3차부터는 편도 코스로 바뀌어 요금이 오르는 대신 일부를 상품권으로 돌려준다. 환급분을 쓰면 실제로 부담하는 금액은 아래 표의 마지막 칸과 같다.

철원군민은 신분증을 가져가면 어느 단계에서든 요금이 전액 무료다. 외지 방문객은 환급 상품권을 철원 안에서 쓰는 만큼 점심이나 간식 비용으로 돌려 쓰면 되므로, 구간이 길수록 요금이 부담스럽지는 않다.

단계 개방일 구간 요금 상품권 환급 실제 부담
1차 10월 31일 송대소~은하수교 순환 1.5km 무료 없음 무료
2차 11월 14일 직탕폭포~은하수교 순환 4km 2000원 없음 2000원
3차 11월 21일 직탕폭포~승일교 편도 5.2km 5000원 2000원 3000원
4차 12월 5일 직탕폭포~고석정합수지 편도 6.9km 5000원 2000원 3000원
5차 12월 12일 직탕폭포~순담 편도 8.5km 1만 원 5000원 5000원

편도로 걷고 셔틀로 돌아오는 일정 짜는 법

철원 한탄강 물윗길 부교가 주상절리 절벽을 끼고 휘어져 이어진다. / 철원군 문화관광
철원 한탄강 물윗길 부교가 주상절리 절벽을 끼고 휘어져 이어진다. / 철원군 문화관광

물윗길은 매표소가 4곳 있지만 이용객이 가장 많이 거치는 곳은 태봉대교 주차장과 은하수교 주차장 매표소다. 첫 개방일인 10월 31일은 토요일이어서 휴무일과 겹치지 않는다. 다만 이후에는 매주 화요일이 휴무이고 오후 4시에 입장이 끝나므로, 평일에 간다면 요일과 시간을 먼저 맞춰 두어야 한다.

3차 개방부터는 출발지와 도착지가 다른 편도 코스로 운영돼 돌아오는 교통편도 함께 알아두는 편이 좋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탐방객을 위한 셔틀버스가 운행돼 같은 길을 다시 걷지 않고도 출발지로 돌아올 수 있다.

셔틀버스는 태봉대교와 순담계곡 주차장에서 출발한다. 태봉대교에서는 은하수교와 고석정을 거쳐 순담으로 이동하며, 반대 방향은 순담에서 승일교와 고석정, 은하수교를 지나 태봉대교로 돌아오는 노선이다. 물윗길 트레킹이나 주상절리길 입장권을 소지한 방문객은 별도의 요금 없이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자가용으로 방문한다면 순담계곡이나 승일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탐방을 시작할 수 있다. 물윗길을 따라 원하는 구간을 걸은 뒤 셔틀버스를 타고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방식으로 일정을 짜면 된다. 다만 셔틀은 주말과 공휴일에 운행하므로 평일에 방문할 계획이라면 돌아오는 교통편을 미리 확인해야 한다.

항목 내용
운영 시간 오전 9시~오후 5시 (입장 마감 오후 4시)
휴무 매주 화요일
태봉대교 주차장 매표소 철원군 갈말읍 상사리 522-13
은하수교 주차장 매표소 철원군 동송읍 장흥리 2581
셔틀 주말·공휴일, 오전 10시~오후 5시 30분, 30분 간격

단풍이 남은 10월 말과 협곡 전체가 열리는 12월 중순

단풍과 협곡을 함께 보고 싶다면 1.5km 구간이 열리는 10월 말이 가장 가깝다. 이 시기에는 절벽 위쪽 나무가 붉게 물든 채 현무암 벽면과 한 화면에 들어오고, 입장료도 들지 않는다. 협곡 전체를 걷고 싶다면 8.5km 구간이 모두 열리는 12월 12일 이후가 알맞다. 

11월 중에는 구간이 2주 안팎 간격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같은 달이라도 날짜에 따라 갈 수 있는 곳이 다르다. 걷고 싶은 명소가 있다면 그곳이 어느 단계에서 열리는지부터 확인하고 날짜를 잡는 것이 순서다.

부교 위 길이라 수위나 기상 상황에 따라 운영이 조정될 수 있으므로, 출발하는 날 아침에 철원군 문화관광 안내 채널에서 개방 여부를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오늘의 여행 팁 3가지

1. 첫 개방일 오전 일찍 도착

무료로 열리는 첫 주말에는 이용객이 몰릴 수 있다. 태봉대교와 은하수교 주차장은 오전에 도착해야 자리를 구하기 쉽고, 부교 위도 덜 붐빈다.

2. 환급 상품권 사용처와 기한 확인

3차부터는 요금 일부를 상품권으로 돌려받는다. 받을 때 매표소에서 사용처와 사용 기한을 물어 두면 걷고 난 뒤 식사나 간식에 바로 쓸 수 있다.

3. 미끄럽지 않은 신발과 얇은 겉옷 준비

부교는 물에 젖어 미끄러울 수 있어 바닥이 단단한 운동화가 필요하다. 협곡 사이로 강바람이 불어 11월 이후에는 체감온도가 더 낮아지므로 입고 벗기 쉬운 겉옷을 챙기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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