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이 극찬한 한국 최고 사찰… 부모님 모시고 걷기 좋은 800년 된 국내 명소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순천 선암사로 들어서는 길목의 자연 풍경이다. / 한국관광콘텐츠랩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순천 선암사로 들어서는 길목의 자연 풍경이다. / 한국관광콘텐츠랩

전남 순천시 승주읍 조계산 자락에는 화려한 단청보다 세월에 바랜 나무 빛깔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사찰이 있다. 선암사다. 조계산을 사이에 두고 서쪽에는 승보사찰 송광사, 동쪽에는 선암사가 자리한다. 

선암사는 백제 성왕 7년인 529년 아도화상이 비로암을 세운 데서 시작됐다고 전해진다. 이후 신라 헌강왕 때 도선국사가 지금의 터에 절을 다시 세웠다는 이야기가 남아 있다. 창건 설화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선암사는 1400년 넘는 역사를 지닌 사찰이다.

2018년에는 양산 통도사와 영주 부석사 등과 함께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CNN이 소개한 한국의 아름다운 사찰 목록에도 선암사가 포함됐다.

주차장에서 경내까지 이어지는 숲길

울창한 나무와 흙길이 어우러져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선암사 진입로의 전경이다. / 한국관광공사
울창한 나무와 흙길이 어우러져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선암사 진입로의 전경이다. / 한국관광공사

선암사를 찾으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은 숲길이다. 길은 완만한 흙길로 이어져 가파른 오르막이 거의 없고, 부모님을 모시고 온 가족 단위 방문객도 천천히 걷기 좋다.

이 길은 나무가 길게 이어지고 계곡 물소리가 들려, 주차장에서 경내까지 걷는 동안 주변 풍경을 천천히 살펴볼 수 있다.

자연 암반 위에 놓인 무지개다리, 승선교

자연 암반을 받침으로 삼아 정교하게 쌓아 올린 보물 선암사 승선교의 모습. / 한국관광공사
자연 암반을 받침으로 삼아 정교하게 쌓아 올린 보물 선암사 승선교의 모습. / 한국관광공사

숲길을 따라 계곡 쪽으로 걷다 보면 반원형 돌다리와 누각이 함께 보인다. 보물로 지정된 선암사 승선교다. 조선 숙종 39년인 1713년에 완공된 것으로 전해지며, 별도의 기단석을 세우지 않고 자연 암반을 받침으로 삼아 홍예석을 쌓아 올렸다.

다리는 둥근 아치 형태로 놓여 있어 계곡물 위에 무지개가 걸린 듯한 모습을 만든다. 아치 가운데에는 용머리 조각이 남아 있어 가까이에서 보면 돌다리의 세부 장식도 확인할 수 있다. 

국내에서 보기 드문 사찰 연못, 삼인당

승선교를 지나 경내로 향하는 길목에는 전남도 기념물로 지정된 삼인당이 있다. 긴 타원형 연못 가운데 알 모양의 섬이 놓인 모습으로, 불교의 삼법인 사상과 연결해 설명된다. 삼법인은 제행무상, 제법무아, 열반적정을 뜻한다.

삼인당은 이름과 형태가 함께 전해지는 사찰 연못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사찰 가운데 이런 모습과 이름을 함께 지닌 연못은 선암사 삼인당이 유일하다고 전해진다.

대웅전과 삼층석탑이 마주한 선암사 경내

화려한 단청과 장엄한 분위기가 돋보이는 선암사 대웅전 내부 모습. / 한국관광공사
화려한 단청과 장엄한 분위기가 돋보이는 선암사 대웅전 내부 모습. / 한국관광공사

경내로 들어서면 대웅전을 중심으로 삼층석탑과 팔상전, 원통전, 일주문을 차례로 볼 수 있다. 선암사는 새 단장을 크게 한 사찰보다 오래된 전각의 나무색과 기와, 마당의 여백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대웅전 앞마당에는 두 기의 삼층석탑이 동서 방향으로 놓여 있다. 통일신라 시대 석탑의 비례를 이어받아 9세기 무렵 조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두 탑은 대웅전 앞마당의 중심을 잡아주며, 선암사의 오래된 가람 배치를 보여주는 문화재로 남아 있다.

성보박물관에는 삼층석탑에서 나온 유물을 비롯해 금동향로와 금동관음보살상 등 통일신라와 고려 시대 불교 문화유산 2000여 점이 보관돼 있다. 경내 안쪽에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측간'으로 알려진 선암사 해우소도 있다. 전각과 석탑, 박물관, 해우소까지 함께 둘러보면 선암사가 지닌 사찰 건축과 생활문화의 흔적을 함께 볼 수 있다.

800년 야생차 군락지가 남은 선암사 뒤편

숲과 계곡이 어우러진 조계산 자락에서 스님이 걸음을 멈추고 자연을 살피고 있다. / 한국관광공사
숲과 계곡이 어우러진 조계산 자락에서 스님이 걸음을 멈추고 자연을 살피고 있다. / 한국관광공사

선암사 뒤편에는 800년 넘게 자생해 온 것으로 알려진 야생차 군락지가 있다. 조계산은 운무가 잦고 습도가 높은 편이라 차나무가 자라기 좋은 환경을 갖췄다.

삼나무와 참나무 그늘 아래에서 자란 찻잎은 향이 깊고 구수한 맛이 난다. 다만 수확량이 많지 않아 시중에서 쉽게 접하기는 어렵다. 

무료입장과 가는 길

선암사 대웅전 앞마당에 고즈넉하게 자리 잡고 있는 삼층석탑의 모습이다. / 한국관광공사
선암사 대웅전 앞마당에 고즈넉하게 자리 잡고 있는 삼층석탑의 모습이다. / 한국관광공사

선암사는 입장료와 주차요금을 받지 않는다. 연중무휴로 문을 열며, 관람 시간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자가용으로 이동할 경우 호남고속도로 승주IC에서 빠져나와 857번 지방도를 따라 약 6㎞를 가면 선암사 주차장에 닿는다.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경내까지는 숲길을 따라 20~30분 정도 걸어 들어가야 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순천종합버스터미널에서 1번이나 16번 버스를 타고 선암사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현장에는 장애인 주차장과 장애인 화장실도 마련돼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도 비교적 편하게 움직일 수 있다.

선암사를 둘러본 뒤에는 순천 도심 남쪽의 생태 관광지로 이동할 수 있다. 호남고속도로와 남해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차량 기준 약 27㎞ 거리이며, 이동 시간은 30분 안팎이다. 오전에는 선암사 숲길과 경내를 걷고, 오후에는 순천만 일대 생태 관광지로 향하는 하루 일정도 가능하다.

숲길 산책 후 즐기는 남도의 손맛… 선암사 근처 추천 맛집 3곳

선암사의 완만한 숲길과 차분한 경내를 둘러보며 쉬어 갔다면, 이제는 남도의 음식으로 여행을 이어갈 차례다. 부모님과 함께 들르기 좋은 선암사 인근 식당 3곳을 소개한다.

선암사 바로 인근에 위치한 '순천산식'은 순천시가 지정한 산사음식 전문점이다. 이곳의 대표 메뉴인 '산사정찬'은 더덕, 도라지, 연근 등 조계산 주변에서 나는 식재료로 상을 차린다. 구수한 솥밥과 함께 나오는 담백한 두부 떡갈비는 자극적이지 않아 어르신들도 부담 없이 먹기 좋다. 

전라도식 한 상 차림을 경험하고 싶다면 '길상식당'도 살펴볼 만하다. 산채정식을 주문하면 제철 나물과 꼬막무침, 홍어삼합, 고등어 무조림 등이 함께 나온다. 깊게 익은 묵은지와 갓김치도 식사에 곁들이기 좋다. 

부모님이 걷는 것을 좋아한다면 조계산 자락에 자리한 '조계산 보리밥 원조집'도 동선에 넣을 수 있다. 선암사에서 송광사로 이어지는 등산로 중턱에 있는 곳으로, 보리밥 한 끼를 먹기 위해 일부러 찾는 이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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