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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산행의 즐거움은 정상에 오르는 순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나무 사이로 붉은 단풍이 보이는 숲길을 걷거나, 바위 절벽 아래 자리한 오래된 사찰을 만나는 시간도 특별한 추억이 된다. 특히 10월 말부터 11월까지는 산자락의 나무들이 색을 바꾸면서 평소와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산행 중 높은 곳에 설치된 다리를 건너는 경험도 빼놓을 수 없다. 깊은 계곡을 사이에 두고 떨어진 두 봉우리를 연결한 다리는 멀리서 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다리 위에서는 발아래 숲과 주변 산봉우리가 한눈에 들어와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과는 다른 감동을 느끼게 한다.
경북 봉화군 청량산에는 해발 약 800m 높이에 두 바위 봉우리를 연결한 다리가 있다. 길이 90m에 달하는 하늘다리로, 가을에는 거대한 암봉과 단풍 숲이 어우러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입석에서 하늘다리·장인봉까지 5.1km 트레킹
경상북도 봉화군 명호면에 자리한 청량산은 12개의 바위 봉우리가 솟아 있는 산이다. 최고봉은 해발 870m 장인봉이며, 산 중턱에는 오래된 사찰인 청량사가 자리하고 있다.
청량산의 가장 큰 특징은 짧은 거리에서도 바위산과 사찰, 숲길, 하늘다리를 함께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하늘다리와 장인봉을 모두 방문하려면 입석에서 출발하는 3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산행 동선은 입석 → 청량사 → 뒷실고개 → 하늘다리 → 장인봉(870m) → 청량폭포 순서다. 전체 거리는 5.1km이며, 안내 소요시간은 약 3시간이다.
다만 실제 산행에서는 청량사와 하늘다리에서 사진을 찍고 휴식하는 시간이 추가된다. 가을 풍경을 충분히 감상할 계획이라면 4시간 이상 확보하는 편이 좋다.
입석에서 출발하면 처음에는 청량사로 이어지는 산길을 걷는다. 경사가 있는 숲길이지만 주변에 나무가 많아 가을에는 낙엽과 단풍을 감상하며 올라갈 수 있다.
청량사를 지나 뒷실고개로 향하는 구간부터는 등산로의 경사가 가팔라진다. 능선에 가까워질수록 계단이 이어지고, 주변 바위 봉우리도 점차 모습을 드러낸다.
뒷실고개에 도착하면 하늘다리로 향하는 길을 따라 이동한다. 이곳부터는 능선길이 이어져 청량산 특유의 가파른 지형과 넓은 전망을 함께 만날 수 있다.
12개 바위 봉우리 아래 자리한 천년 고찰 청량사
하늘다리로 올라가는 길에 만나는 청량사는 청량산을 대표하는 사찰이다.
청량사는 거대한 바위 봉우리들이 둘러싼 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다. 일반적인 평지 사찰과 달리 산비탈에 건물이 들어서 있어 경내에서 주변 산세가 가깝게 보인다.
특히 사찰 뒤쪽으로 솟아 있는 바위 봉우리는 청량사의 풍경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단풍이 물드는 가을에는 회색빛 암벽과 붉은 나무, 전통 목조건물이 한 장면에 담긴다.
청량산은 조선시대 학자들이 즐겨 찾았던 산으로도 유명하다. 퇴계 이황이 공부했던 장소와 관련된 청량정사가 남아 있으며, 신라시대 서예가 김생이 글씨를 익혔다고 전해지는 김생굴도 있다.
청량산이라는 이름은 맑고 시원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옛 기록에는 수산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다가 조선시대에 청량산으로 이름이 바뀐 것으로 전해진다.
산에는 장인봉을 비롯해 자소봉, 연적봉, 자란봉, 선학봉 등 여러 암봉이 솟아 있다. 12개 봉우리가 자리하고 있어 육육봉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
청량사 주변에서 보는 산은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모습과 차이가 있다. 아래에서는 바위 봉우리가 하늘을 향해 솟은 모습이 강조되고, 높은 능선에서는 그 바위들이 겹겹이 이어지는 모습이 펼쳐진다.
청량사를 방문한 뒤에는 뒷실고개 방향의 이정표를 확인해 하늘다리로 올라가면 된다.
해발 800m에 설치된 90m 하늘다리
청량산 트레킹에서 가장 유명한 장소는 하늘다리다.
하늘다리는 자란봉과 선학봉 사이에 설치된 산악형 현수교다. 해발 약 800m 지점에 있으며, 다리 길이는 90m, 높이는 약 70m, 폭은 1.2m다.
2008년 설치된 이 다리는 멀리서 보면 두 바위 봉우리 사이를 가로질러 길게 이어져 있다. 양쪽으로 높은 암벽이 자리하고 아래에는 깊은 골짜기가 펼쳐져 있다.
특히 다리 주변에는 숲이 넓게 펼쳐져 있어 가을에는 붉은색과 노란색으로 물든 산자락을 감상할 수 있다.
다리 위에 올라서면 주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가까이에는 거대한 바위 봉우리와 소나무가 보이고, 멀리에는 여러 산줄기가 이어져 있다.
하늘다리는 높은 곳에 설치돼 있어 다리를 건너는 동안 아찔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다만 폭이 좁은 편이라서 다른 탐방객과 간격을 유지하며 천천히 이동하는 것이 좋다.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에는 다리 위에서 사진을 찍기보다 주변의 안전한 장소에서 풍경을 감상하는 편이 낫다.
하늘다리를 건넌 뒤에는 선학봉 방향으로 이동해 장인봉까지 산행을 이어갈 수 있다. 다리 자체가 산행의 끝은 아니며 정상으로 향하는 능선길이 남아 있다.
높은 곳이 부담스럽거나 체력이 떨어졌다면 무리해서 정상까지 이동하기보다 지나온 등산로를 따라 되돌아가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해발 870m 장인봉에서 만나는 낙동강과 산줄기
하늘다리를 지나면 청량산 최고봉인 장인봉으로 향하게 된다.
장인봉은 해발 870m에 자리한 봉우리다. 산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계단과 오르막이 이어지며, 일부 구간에서는 바위가 드러난 산길을 걸어야 한다.
정상에 도착하면 주변 산봉우리와 멀리 이어지는 산줄기를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산자락 아래로 낙동강이 굽이쳐 흐르는 지형도 청량산의 특징 가운데 하나다.
청량산은 산봉우리마다 모양이 달라 보는 장소에 따라 풍경이 크게 달라진다. 뾰족하게 솟은 바위와 길게 이어지는 능선, 아래쪽에 자리한 숲이 함께 어우러진다.
가을에는 산비탈을 따라 단풍이 번지면서 바위산의 윤곽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산줄기가 여러 겹으로 이어지고, 계곡을 따라 나무들이 서로 다른 색으로 물든 모습도 볼 수 있다.
장인봉에서 산행을 마쳤다면 청량폭포 방향으로 하산한다. 하산길은 가파른 구간이 있어 무릎에 부담이 갈 수 있으며, 낙엽이 쌓인 곳에서는 미끄러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청량폭포 방향으로 내려서면 입석에서 시작한 5.1km 종주 코스가 마무리된다.
다만 출발점인 입석과 도착점인 청량폭포는 서로 다른 장소다. 자가용을 이용한 여행객이라면 산행을 마친 뒤 출발지로 돌아갈 방법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청량사만 둘러보는 2.3km 짧은 코스도 가능
청량산은 하늘다리까지 올라가는 산행 외에도 비교적 짧게 걸을 수 있는 코스가 마련돼 있다.
장인봉까지 오르기 부담스럽다면 입석에서 청량사를 거쳐 선학정으로 내려오는 5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전체 거리는 약 2.3km, 안내 소요시간은 약 1시간이다.
이 코스는 하늘다리와 정상을 거치지 않는 대신 청량산의 숲길과 청량사를 둘러볼 수 있다. 오래 걷기 어려운 여행객이나 가을 사찰 풍경을 감상하려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다만 청량사로 올라가는 길에는 오르막이 있어 기본적인 보행 체력은 필요하다.
반대로 장거리 산행을 원한다면 입석에서 응진전과 김생굴, 자소봉을 지나 하늘다리와 장인봉까지 오르는 2코스를 고려할 수 있다. 전체 거리는 6.4km이며 안내 소요시간은 약 5시간이다.
이 코스에서는 청량산의 문화유적과 바위 능선을 폭넓게 둘러볼 수 있다. 다만 계단과 급경사가 포함돼 있어 충분한 체력을 갖춘 등산객에게 적합하다.
청량산도립공원의 주소는 경북 봉화군 명호면 청량로 255다. 자가용으로 방문한다면 도립공원 주차장과 등산로 입구 위치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봉화에서 청량산 방면으로 운행하는 농어촌버스도 있지만 배차 횟수가 많지 않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봉화공용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노선과 돌아오는 버스 시간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청량산은 하늘다리와 장인봉까지 오르는 본격적인 트레킹부터 사찰을 둘러보는 짧은 산책까지 선택할 수 있는 여행지다. 가을에는 바위 봉우리와 단풍이 함께 어우러져 산을 오르는 길 자체가 특별한 볼거리가 된다.
※ 오늘의 여행 팁 3가지
① 하늘다리는 해발 약 800m 지점에 설치돼 있어 고소공포증이 있는 여행객은 방문 전에 다리의 높이와 우회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② 입석에서 출발해 청량폭포로 내려오는 종주 코스는 출발점과 도착점이 달라 차량 회수 방법이나 버스 이용 시간을 미리 계획하는 편이 좋다.
③ 청량산은 가을철 해가 일찍 지고 능선에 바람이 강하게 불 수 있어 오후 늦게 산행을 시작하기보다 오전에 출발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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