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에 안 가면 아쉬운 곳입니다…" 460년 은행나무가 황금빛으로 물드는 국내 가을 명소
노란 잎이 가득한 밀양 금시당 은행나무와 방문객들. / 대한민국 구석구석
노란 잎이 가득한 밀양 금시당 은행나무와 방문객들. / 대한민국 구석구석

가을이 깊어지면서 전국 곳곳의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고 있다. 산과 공원뿐 아니라 오래된 고택이나 정자 주변에서도 가을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시기다. 특히 수백 년 동안 한자리를 지켜온 은행나무는 크고 넓게 뻗은 가지마다 노란 잎이 달려 있어 멀리서도 눈에 띈다. 

경남 밀양시 활성동의 밀양강변에 자리한 금시당은 수령 460여 년의 은행나무로 유명한 곳이다. 오래된 정자 앞에 커다란 은행나무가 서 있어 가을이면 노란 은행잎과 기와지붕이 어우러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나무 아래에 낙엽이 쌓이면 정자 주변까지 노랗게 물들어 가을 산책을 즐기거나 사진을 찍기에도 좋다.

금시당은 1566년에 처음 세워진 곳으로, 조선시대 건축물과 오래된 은행나무를 함께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인근 백곡재와 함께 '밀양 금시당 백곡재'라는 이름으로 경상남도 문화유산자료에 지정돼 있으며, 밀양강을 따라 펼쳐지는 주변 풍경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입장료와 주차요금이 모두 무료인 강변 누정

푸른 숲에 둘러싸인 밀양 금시당 일대 항공 사진. / 대한민국 구석구석
푸른 숲에 둘러싸인 밀양 금시당 일대 항공 사진. / 대한민국 구석구석

금시당은 경상남도 밀양시 활성로 24-183에 자리하고 있다. 뒤편으로는 울창한 소나무 숲이 이어지고 앞으로는 밀양강이 흘러 주변 경치를 감상하기 좋은 곳이다. 금시당처럼 경치 좋은 곳에 지어 쉬거나 학문을 논하던 누각과 정자를 통틀어 누정이라고 부른다. 금시당에서는 오래된 건물과 은행나무뿐 아니라 밀양강을 따라 펼쳐진 자연 풍경도 함께 볼 수 있다.

금시당은 입장료와 주차요금이 모두 무료이며, 차량을 세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다만 여주 이씨 종중에서 소유하고 관리하는 곳으로, 일반 관광시설과 달리 관람 가능한 시간이 일정하지 않을 수 있다. 방문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밀양시청 관광 안내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구분 내용
주소 경상남도 밀양시 활성로 24-183(활성동)
이용 시간 10:00~17:00 (연중무휴, 사유시설이라 달라질 수 있음)
입장료·주차요금 모두 무료 (주차 가능)
문의 밀양시청 문화예술과 

높이 22m 은행나무가 가을을 맡고 봄에는 매화가 핀다

돌담 옆에 높이 선 밀양 금시당 보호수 은행나무. / 대한민국 구석구석
돌담 옆에 높이 선 밀양 금시당 보호수 은행나무. / 대한민국 구석구석

금시당 정원에 있는 은행나무는 높이 22m, 둘레 5.1m에 이르는 큰 나무로, 1982년 보호수로 지정됐다. 수령은 약 460년으로 알려져 있으며, 오랜 세월 금시당과 함께 자리를 지켜왔다. 여름에는 가지마다 푸른 잎이 무성하지만 가을이 되면 나무 전체가 노랗게 물든다. 특히 은행잎이 떨어지는 시기에는 정자 주변으로 노란 낙엽이 쌓여 가을 풍경을 사진에 담으려는 방문객들이 찾는다.

금시당에서는 가을 은행나무뿐 아니라 봄에 피는 매화도 볼 수 있다. 금시당과 백곡재 사이에 매화나무가 자리하고 있어 봄이면 꽃이 피고, 가을에는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든다. 계절마다 정원의 모습이 달라져 봄에는 매화를 구경하고 가을에는 은행나무를 보러 찾아가기에도 좋다.

벼슬을 내려놓고 고향으로 내려온 이광진이 지은 별업

대문 사이로 전각이 보이는 밀양 금시당 입구. / 대한민국 구석구석
대문 사이로 전각이 보이는 밀양 금시당 입구. / 대한민국 구석구석

금시당은 1566년 조선 중기의 문신 이광진이 별업으로 지은 건물이다. 별업은 살던 집과 따로 경치 좋은 곳에 마련한 집을 뜻한다. 이광진은 명종 때 학자로 좌승지를 지냈다. 좌승지는 왕의 비서 기관인 승정원에서 일하는 정3품 벼슬이다. 그는 1565년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내려왔고, 이듬해 쉬면서 학문을 가르칠 이곳을 지었다.

건물 이름은 중국 시인 도연명의 「귀거래사」에 나오는 '각금시이작비(覺今是而昨非)'에서 따왔다. 지금이 옳고 지난날이 그른 줄 깨달았다는 뜻이다. 「귀거래사」는 도연명이 관직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가며 지은 글로 알려져 있어, 벼슬을 접고 낙향한 이광진의 처지와 맞닿아 있다. 건물은 종남산을 정면으로 마주하도록 서쪽을 향해 앉혔다.

구분 내용
건립자 이광진 (명종 때 좌승지)
건립 연도 1566년 (1565년 낙향)
이름의 출처 도연명 「귀거래사」 '각금시이작비'
건물 방향 서향, 종남산을 정면으로 마주함

임진왜란 때 불탄 건물을 다시 세우고 후학을 가르친 강학소로 이어 썼다

밀양강 건너편에서 본 노란 은행나무와 밀양 금시당. / 대한민국 구석구석
밀양강 건너편에서 본 노란 은행나무와 밀양 금시당. / 대한민국 구석구석

금시당은 1592년 임진왜란 때 불에 탔다. 이를 이광진의 5대손 이지운이 1744년에 복원했다. 1744년은 조선 영조 20년으로, 불탄 지 150여 년 만에 다시 선 셈이다. 이광진이 세상을 떠난 뒤에는 아들 이경홍이 아버지의 뜻을 이어 이곳을 후진을 가르치는 강학소로 썼다. 쉬려고 지은 집이 대를 이어 학문을 가르치는 자리가 된 것이다.

금시당은 밀양의 옛 정자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밀양에서는 1520년경 월연정이 세워지고 주변 경치를 노래한 시가 지어졌으며, 1566년 금시당이 세워진 뒤에는 주변 풍경을 담은 「금시당십이경」이 지어졌다.

두 정자 모두 밀양강변에 자리하고 있어 금시당을 둘러본 뒤 월연정까지 방문하면 조선시대 사람들이 강변의 경치를 즐기며 시를 짓던 모습을 떠올려 볼 수 있다.

아리랑길 3코스로 이어 걷고 장날에 맞춰 일정을 짜는 방법

금시당 일대는 밀양아리랑길 3코스가 지나는 구간이다. 이 코스에는 용두목, 금시당수변길, 금시당, 월연정, 추화산 등산로, 추화산성, 용두연유원지가 들어 있다. 강변을 걷다가 산길로 올라 산성까지 닿을 수 있어 가벼운 산책과 등산을 한 코스로 즐길 수 있다. 금시당유원지 주변에는 밀양시국궁장과 암새들, 월연정도 있어 은행나무를 본 뒤 걸어서 이어 둘러보기 좋다.

장 구경을 곁들이려면 밀양장을 찾으면 된다. 장날은 매월 2일과 7일이다. 2일은 이미 지났고 이달 가까운 장날은 7일 토요일이다.

이후로는 12일 목요일, 17일 화요일, 22일 일요일, 27일 금요일에 장이 선다. 은행잎이 물드는 시기는 해마다 기온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장날에 맞춰 일정을 잡았더라도 출발 전에 은행잎 상태와 운영 여부를 함께 확인하면 좋다.

구분 내용
아리랑길 3코스 용두목·금시당수변길·금시당·월연정·추화산 등산로·추화산성·용두연유원지
금시당유원지 주변 밀양시국궁장·암새들·월연정
밀양장 장날(11월) 7일(토)·12일(목)·17일(화)·22일(일)·27일(금)

오늘의 여행 팁 3가지

1. 오후 3시 전후까지 도착

이용 시간이 오후 5시까지이고 11월에는 해가 일찍 진다. 3시 전후에 도착해야 빛이 비스듬히 드는 시간대에 노란 은행잎을 보고 강변길까지 걸을 수 있다.

2. 떨어진 은행 열매 밟지 않기

은행나무는 암나무와 수나무가 따로 있어, 열매가 달린 나무 아래에는 떨어진 열매가 쌓일 수 있다. 밟으면 냄새가 신발 바닥에 오래 남고 맨손으로 만지면 피부가 가려울 수 있으니, 바닥을 보며 걷는 것이 좋다.

3. 굽 낮은 운동화와 얇은 겉옷 준비

아리랑길 3코스는 강변길과 추화산 등산로가 섞여 있어 굽 낮은 운동화가 편하다. 해가 기울면 강변에 바람이 차가워지므로 입고 벗기 쉬운 얇은 겉옷을 하나 챙기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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