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 전으로 돌아간 줄 알았습니다”… 5.3km 돌담길 따라 초가집이 펼쳐지는 국내 여행지
아산 외암민속마을(농촌체험휴양마을). / 사진=충남 관광
아산 외암민속마을(농촌체험휴양마을). / 사진=충남 관광

도심에서 벗어나 오래된 시골 마을을 걷다 보면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풍경을 만날 때가 있다. 나지막한 돌담 너머로 초가지붕이 보이고, 좁은 골목에는 기와집과 오래된 나무들이 자리한다. 현대적인 건물 대신 옛 농촌의 모습을 간직한 마을은 색다른 여행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충남 아산시 송악면에 자리한 외암민속마을은 약 5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전통마을이다. 설화산 자락에 형성된 마을에는 조선시대의 초가집과 기와집이 남아 있으며, 지금도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특히 마을 전체에 이어진 돌담의 길이가 약 5.3km에 이른다. 2000년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으로, 돌담길을 따라 걸으며 옛 농촌의 생활과 전통 건축물을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다.

5.3km 돌담길 따라 펼쳐지는 옛 농촌 풍경

아산 외암민속마을(농촌체험휴양마을). / 사진=충남 관광
아산 외암민속마을(농촌체험휴양마을). / 사진=충남 관광

외암민속마을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마을 골목마다 이어지는 돌담이다. 크고 작은 자연석을 차곡차곡 쌓아 만든 담장이 집집마다 이어져 있으며, 그 길이를 모두 합하면 약 5300m에 달한다.

돌담은 일정한 높이와 모양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골목의 지형에 맞춰 완만하게 굽어 있고, 담장 위로 감나무와 오래된 나무의 가지가 뻗어 있다.

길을 따라 걸으면 볏짚을 얹은 초가지붕과 검은 기와를 올린 전통가옥이 번갈아 나타난다. 담장 너머에는 장독대와 작은 텃밭이 자리하고 있어 옛 시골집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마을 뒤편에는 해발 441m의 설화산이 솟아 있다. 산자락 아래 초가집들이 모여 있고, 주변으로 논과 밭이 이어져 넓은 농촌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가을에는 돌담길 주변으로 감이 익고 나뭇잎이 노랗게 물든다. 담장 위에 쌓인 낙엽과 볏짚 지붕이 어우러져 고즈넉한 풍경을 만든다.

이곳의 돌담길은 한 줄로 이어진 5.3km 산책로가 아니라 마을 곳곳에 있는 담장의 길이를 합한 것이다. 골목을 자유롭게 걸으며 마을의 모습을 살펴보는 방식으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실제 주민들이 살아가는 500년 전통마을

아산 외암민속마을(농촌체험휴양마을). / 사진=충남 관광
아산 외암민속마을(농촌체험휴양마을). / 사진=충남 관광

외암민속마을은 관광을 목적으로 새롭게 만든 민속촌과 다르다. 오래전 형성된 마을에 주민들이 대를 이어 살면서 전통적인 생활공간을 보존하고 있다.

조선 중기에 예안 이씨가 정착하면서 집성촌으로 발전했으며, 조선 후기 충청지역 양반가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건축물들이 남아 있다.

대표적인 고택으로는 건재고택과 참판댁이 있다.

건재고택은 옛 양반가옥의 건축 구조와 정원이 어우러진 장소다. 높은 기와지붕과 솟을대문, 담장 밖으로 뻗은 오래된 나무들이 인상적인 풍경을 보여준다.

참판댁은 이조참판을 지낸 이정렬과 관련된 고택으로, 집주인의 관직에서 이름이 비롯됐다. 마을에는 이 밖에도 참봉댁과 송화댁 등 과거 거주자의 신분이나 출신 지역을 나타내는 이름을 가진 집들이 남아 있다.

마을 곳곳에서는 옛 농촌에서 사용하던 생활시설도 만날 수 있다. 디딜방아와 연자방아, 물레방아 등이 보존돼 있어 과거 주민들이 곡식을 찧고 생활용수를 이용하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외암민속마을은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영화 '취화선'과 '태극기 휘날리며', '클래식' 등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전통가옥과 돌담길이 실제 옛 마을의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어 영화 속 배경으로 활용된 것이다.

입장료 2000원에 즐기는 전통마을 여행 코스

아산 외암민속마을(농촌체험휴양마을). / 사진=충남 관광
아산 외암민속마을(농촌체험휴양마을). / 사진=충남 관광

외암민속마을은 충남 아산시 송악면 외암민속길 일대에 자리하고 있다. 성인 입장료는 2000원이며, 어린이와 청소년은 1000원이다. 65세 이상과 아산시민 등은 무료입장 대상이며, 주차장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관람시간은 11월부터 2월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아산 외암민속마을(농촌체험휴양마을). / 사진=충남 관광
아산 외암민속마을(농촌체험휴양마을). / 사진=충남 관광

추천 코스는 외암민속마을 입구 → 돌담길 → 건재고택 주변 → 참판댁 주변 → 민속관 → 외암저잣거리 순서다.

마을 입구에는 외암동천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바위와 오래된 석조물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을 지나 돌담길을 따라 걸으면 초가집과 기와집이 모여 있는 마을 중심부로 들어갈 수 있다.

골목을 둘러본 뒤에는 민속관에 들러 조선시대 충청지역의 주거문화와 생활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전통놀이와 공예를 경험할 수 있는 체험공간도 마련돼 있어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기에도 좋다.

마을을 둘러보는 데는 약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를 계획하면 좋다.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사진을 찍으며 천천히 걷는다면 더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마을 구경을 마친 뒤에는 입구에서 약 400m 떨어진 외암저잣거리로 이동할 수 있다. 조선시대 장터의 모습을 재현한 공간으로, 전통적인 건물 사이에 음식점과 휴식시설이 마련돼 있다.

외암민속마을에서는 전통가옥을 활용한 민박도 경험할 수 있다. 일부 주민들이 운영하는 숙소에서 하룻밤 머물며 조용한 농촌의 저녁과 아침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또한 마을 골목을 걸을 때는 집집마다 이어지는 작은 물길을 살펴보는 것도 좋다. 설화산에서 내려온 물을 마을 안으로 끌어들여 생활용수와 정원에 이용했던 수로가 남아 있어 옛 농촌마을의 구조를 더욱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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