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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일 일요일 오전 7시 무렵, 경북 청송군 주왕산면 주산지길 167 주산지 탐방지원센터 일원에 도착했다. 해가 아직 능선 위로 올라오지 않아 골짜기에는 찬 공기가 가라앉아 있었고, 저수지 수면에서는 하얀 물안개가 낮게 피어올랐다.
10월 25일부터 31일까지 이어진 단풍 절정이 하루 전에 끝난 시점이라, 가지에는 붉고 노란 잎이 일부 남아 있었고 물 위에는 먼저 떨어진 잎이 겹겹이 떠 있었다.
11월 초인 지금은 낙엽이 지는 단계이고, 11월 중순부터는 잎이 거의 떨어진 초겨울 모습으로 넘어간다. 가지에 남은 단풍과 수면의 낙엽을 한 장면에서 볼 수 있는 시기는 이번 달 초가 마지막인 셈이다.
해 뜨기 전 주차장에 먼저 도착해야 하는 이유
새로 지은 주차장은 이전보다 진입로 초입에 가까운 곳으로 자리를 옮겨 있었다. 차에서 내려 탐방로 입구로 걷는 동안 계곡 쪽에서 내려오는 바람이 차가워 겉옷 지퍼를 끝까지 올렸다. 이날도 시간이 지날수록 차량이 하나둘 들어와 주차장이 채워지고 있었고, 단풍철 주말에는 오전 8시 이전에 도착해야 기다리지 않고 세울 수 있다.
이른 아침을 권하는 이유는 물안개에 있다. 새벽에는 공기가 차갑고 저수지 물은 그보다 따뜻해서, 두 온도가 맞닿는 수면 위로 김이 오르듯 안개가 생긴다. 낮 기온이 오르면 안개는 빠르게 걷히고, 바람이 없던 수면에 잔물결이 일기 시작한다.
산 능선과 나무가 위아래로 똑같이 비치는 반영도 해가 높아지기 전의 잔잔한 수면에서 가장 또렷하게 보인다.
| 구분 | 내용 |
|---|---|
| 방문일 | 11월 1일 일요일 |
| 위치 | 경북 청송군 주왕산면 주산지길 167 |
| 물안개 감상 권장 | 오전 7시~8시 30분 |
| 단풍 시기 | 10월 25~31일 절정, 11월 첫째 주 낙엽, 11월 중순 초겨울 |
안개가 걷히자 줄기부터 드러난 왕버들
주산지는 골이 깊은 지형이라 인근 상의지구보다 단풍이 먼저 물들고 먼저 진다. 그래서 이날 가지에 남은 잎은 많지 않았지만, 대신 물가를 따라 떨어진 잎이 두껍게 깔려 있었다. 낙엽이 바람에 밀려 한쪽으로 모이자 맑은 수면과 붉게 덮인 수면이 선을 그은 듯 나뉘었다.
물속에 뿌리를 내린 왕버들은 안개가 옅어지면서 줄기부터 가지까지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 왕버들은 물에 잠긴 채로도 쉽게 썩지 않고 버티는 나무이고, 주산지에서는 고사를 막으려고 어린 후계목을 옮겨 심어 관리하고 있다.
이 연못은 2003년 개봉한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배경으로 알려져 있으며 명승 제105호로 지정돼 있다. 계절마다 사진을 찍으려는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어서, 이른 시간에도 삼각대를 세워 둔 사람들이 전망대 난간을 따라 자리를 잡고 있었다.
주산지가 300년 전 사람 손으로 쌓은 저수지라는 사실
겉으로는 오래전부터 있던 호수처럼 보이지만, 주산지는 가뭄과 기근을 이겨내려고 조선 시대에 쌓은 농업용 저수지다. 조선 경종 원년인 1720년 8월에 공사를 시작해 이듬해 10월에 마쳤고, 비가 적은 청송에서 협곡을 막아 물을 가둬 논밭에 대는 용도로 만들었다. 이곳 지반은 화산재가 굳어 생긴 치밀한 응회암이라 물이 잘 빠지지 않는데, 당시 사람들이 이런 땅의 성질을 알고 자리를 골랐다는 점이 놀랍다.
제방에는 최근 주변 정비로 풀숲에서 말끔히 드러난 비석이 있다. 저수지 축조를 이끈 이진표 공의 공덕을 기리는 비석으로, 300년이 넘도록 바닥을 드러내지 않고 하류 농경지를 적셔 온 저수지의 내력을 알려 준다. 주왕산이 자리한 청송은 2017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된 지역이어서, 지질 이야기를 곁들여 걸으면 풍경이 달리 보인다.
| 항목 | 내용 |
|---|---|
| 착공 | 1720년 8월(조선 경종 원년) |
| 완공 | 1721년 10월 |
| 용도 | 가뭄 극복용 농업 관개 |
| 지질 | 물이 잘 빠지지 않는 응회암 |
| 제방 비석 | 이진표 공의 공덕 기록 |
유모차도 휠체어도 들어가는 편도 0.9km 흙길
탐방로 입구에서 저수지 전망대까지는 편도 0.9km로 걸어서 15분쯤 걸린다. 길은 완만한 흙길이라 오르막 부담이 적었고, 걷는 내내 산새 소리와 계곡 바람 소리 외에는 큰 소음이 없었다.
주차장에서 전망대까지 왕복하면 약 2km이며 쉬지 않고 걸으면 40분 안팎이다. 제방과 비석을 둘러보고 전망대에서 머문 시간까지 더하면 한 바퀴에 1시간 정도가 든다.
주차장 앞 무인 보관소에서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과 영유아를 위해 휠체어와 유모차를 무료로 빌려준다. 다만 비가 오는 날에는 대여하지 않는다. 전망대 쪽 화장실에는 세면 시설이 없어서 손을 씻거나 몸을 정돈하려면 주차장 옆 공용화장실을 먼저 이용하는 편이 낫다.
주산지는 국립공원 구역이라 반려동물 출입이 전면 금지되고 드론 비행과 촬영도 엄격히 막혀 있으므로, 장비를 챙겨 왔다가 입구에서 돌아서는 일이 없도록 미리 알아 두어야 한다.
| 구분 | 내용 |
|---|---|
| 입구~전망대 | 편도 0.9km(도보 15분) |
| 주차장~전망대 왕복 | 약 2km(순수 보행 약 40분, 체류 포함 약 1시간) |
| 휠체어·유모차 | 무료 대여(우천 시 불가) |
| 화장실 | 주차장 옆 공용화장실 이용(전망대는 세면 시설 없음) |
| 금지 사항 | 반려동물 출입, 드론 비행·촬영 |
주산지 다음 코스로 절골계곡과 송소고택을 고른 이유
주산지를 나와 바로 이웃한 절골계곡으로 향했다. 주왕산의 숨은 보석으로 불리는 원시 계곡이며, 징검다리를 건너며 호젓하게 걷는 길이 이어진다. 주산지처럼 골이 깊은 곳이라 11월 초에는 낙엽이 깔린 길을 걷게 된다. 계곡 바닥의 돌이 젖어 있는 구간이 있어 걸음을 천천히 옮겨야 한다.
이어 차로 25분 거리인 파천면 덕천리의 송소고택을 찾았다. 조선 시대에 지은 99칸 한옥이고 청송 심씨 가문의 내력이 담긴 집으로,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흙돌담길을 따라 걸으면 고택의 모습과 함께 청송 사과 향이 스친다. 청송은 사과 산지로 알려져 있고 사과 수확이 이어지는 늦가을이라 인근 농산물 판매처에서 직접 맛볼 수 있다. 주산지, 절골계곡, 송소고택 순으로 움직이면 당일치기로도 일정이 빠듯하지 않다.
출발 전에는 주왕산국립공원사무소에 전화해 당일 탐방 여건과 휠체어·유모차 대여 상황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낙엽 덮인 지금의 풍경은 11월 중순이면 초겨울 모습으로 넘어가므로, 보고 싶다면 이번 달 첫째 주 안에 일정을 잡아야 한다.
| 순서 | 장소 | 내용 |
|---|---|---|
| 1 | 주산지 | 제방·비석 관람, 전망대 반영 감상(약 1시간) |
| 2 | 절골계곡 | 징검다리 건너는 계곡 트레킹 |
| 3 | 송소고택 | 차로 25분, 99칸 한옥과 흙돌담길 |
오늘의 여행 팁 3가지
1. 오전 7시 전후 주차장 도착
물안개와 수면 반영은 해가 오른 뒤에는 보기 어렵다. 주말에는 주차장도 일찍 차므로 7시 전후에 도착하면 주차와 감상을 여유 있게 마칠 수 있다.
2. 보온 겉옷과 굽 낮은 운동화 준비
골짜기에서 내려오는 바람이 차고 이른 아침 흙길에는 젖은 낙엽이 깔려 미끄럽다. 입고 벗기 편한 겉옷과 굽이 낮은 운동화를 신으면 편하게 걷는다.
3. 전망대 오르기 전 주차장 화장실 이용
전망대 쪽 화장실에는 세면 시설이 없다. 주차장 옆 공용화장실을 먼저 들르고 출발하면 왕복 1시간 코스를 끊김 없이 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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