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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정선 산골짜기에는 물길을 따라 오래 걷는 계곡길이 있다. 정선군 정선읍 덕우리 일대에 자리한 덕산기 계곡이다. 화암면 북동리와 정선읍 덕우리를 잇는 약 12km 계곡으로, 양쪽에는 100m가 넘는 층암절벽이 길게 서 있다.
덕산기 계곡은 물길과 바위, 절벽을 가까이 두고 걷는 여름 트레킹 코스로 알려져 있다. 계곡 주변에 상업시설이 많지 않아 산길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물소리와 숲 그늘이 더 크게 느껴진다.
수억 년이 만든 절벽과 옥빛 물길
덕산기 계곡 초입에 들어서면 양쪽을 막아선 높은 절벽이 먼저 보인다. 정선 지역에서는 이런 가파른 벼랑을 '뼝대'라고 부른다. 이 절벽은 오랜 지각 변동과 풍화가 이어지며 만들어진 지형으로, 계곡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바깥 도로와 마을 풍경은 점점 멀어진다.
발아래에는 넓고 평탄한 바위 너래가 이어지고, 주변에는 낙엽송 숲이 그늘을 만든다. 자갈층을 따라 흐르는 물길은 곳곳에 작은 소를 이루며 고인다. 햇빛이 비치는 각도에 따라 물빛은 옥빛에 가깝게 보인다.
여름 한낮에도 계곡 안쪽 공기는 비교적 서늘하다. 높은 절벽과 숲이 직사광선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뙤약볕이 강한 날에도 계곡 안으로 들어서면 물소리와 함께 차가운 공기가 먼저 느껴진다.
석불암부터 용소폭포까지 이어지는 12km 계곡길
덕산기 계곡은 자갈밭과 숲길을 지나며 여러 바위 지형을 만나는 길이다. 중류 구간에는 석불암이 있다. 암벽 모양이 가부좌를 틀고 앉은 부처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계곡길을 걷다 보면 바위 윤곽이 눈에 띄어 잠시 멈춰 올려다보는 사람이 많다.
상류 쪽으로 더 올라가면 낙모암이 나온다. 누워 있는 여인을 닮았다고 전해지는 바위 지형으로, 물길 위로 절벽이 높게 솟아 있다. 이 구간부터는 계곡 폭이 좁아지고 바위가 가까워져 산골 안쪽으로 더 깊이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든다.
상류에는 용소폭포가 있다. 약 40m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아래쪽 소로 모이고, 주변 바위와 숲이 폭포를 감싼다.
계곡길 중간에서 만나는 숲 속 책방
덕산기 계곡을 걷다 보면 깊은 산골짜기 안에서 작은 책방을 만난다. 동화작가가 운영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규모는 크지 않지만 긴 계곡길을 걷는 여행객이 잠시 머물기 좋은 장소다.
자갈길과 숲길을 지나온 뒤 책방에 들르면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책을 펼쳐볼 수 있다. 화려한 카페나 대형 휴게 공간은 아니지만, 산골짜기 안에서 조용히 숨을 고를 수 있는 곳이라 덕산기 계곡을 찾는 여행객에게 또 다른 기억으로 남는다.
방문 전 확인해야 할 통제 정보
덕산기 계곡은 수생 생태계 보호를 위해 자연휴식년제가 시행 중이다. 계곡길을 따라 걷는 트레킹은 가능하지만, 물에 들어가 수영하거나 발을 담그는 행위는 금지된다. 맑은 물길을 오래 유지하기 위한 조치인 만큼 방문객도 정해진 탐방 구간을 지켜야 한다.
피서객이 몰리는 7월과 8월에는 단속도 엄격해진다. 오프로드 차량 주행과 취사, 야영, 차박, 낚시는 모두 단속 대상이다. 숙소 이용객이 아닌 일반 방문 차량은 진입이 제한될 수 있어 출발 전 정선군 콜센터나 현장 안내를 통해 차량 출입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장마철 방문 전 확인할 날씨와 준비물
덕산기 계곡은 골짜기가 좁고 상류에서 내려오는 물이 빠르게 모이는 지형이다. 비가 내리면 계곡 수위가 짧은 시간 안에 높아질 수 있다. 장마가 시작되고 국지성 호우가 잦아지는 시기에는 아침에 날이 맑아 보여도 갑자기 물이 불어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출발 전에는 정선 지역 기상 예보를 확인해야 한다. 비 예보가 있거나 상류 쪽에 많은 비가 내린 뒤라면 계곡 트레킹은 피하는 편이 안전하다. 현장 안내나 통제 문구가 있으면 정해진 구간 밖으로 들어가면 안 된다.
길은 자갈밭과 미끄러운 바위, 비포장 숲길이 이어져 슬리퍼나 샌들보다는 바닥 접지력이 있는 트레킹화나 등산화가 좋다.
계곡 트레킹 뒤 정선에서 먹기 좋은 3곳
계곡길을 오래 걷고 나면 따뜻한 국물이나 든든한 고기 메뉴가 먼저 떠오른다. 정선 하이원 인근에 있는 '650우화정'은 한우와 삼겹살을 함께 내는 고깃집이다. 한우 메뉴를 찾는 손님이 많고, 삼겹살과 밑반찬도 함께 차려져 산행 뒤 고기 메뉴로 식사하기 좋다.
국물 메뉴를 찾는다면 민둥산해돋이가마솥설렁탕이 있다. 정선 한우 설렁탕을 내는 식당으로, 가마솥에 오래 끓인 뽀얀 국물이 나온다. 고기가 부드러운 편이라 어린 자녀와 함께 먹기에도 부담이 덜하고, 계곡 트레킹 뒤 따뜻한 한 끼로 속을 채우기 좋다.
정선 식재료가 들어간 메뉴로는 '찬이네감자탕'을 들 수 있다. 곤드레와 시래기를 넣은 감자탕으로 알려진 곳이며, 뼈에 붙은 살코기도 넉넉하게 나온다. 얼큰한 국물에 곤드레와 시래기가 들어가 정선 여행 중 저녁 식사로 먹기 좋은 메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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