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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는 요즘, 충남 보령 청라면에서는 계절과 어울리지 않는 풍경이 펼쳐진다. 냉풍욕장이라 불리는 이 공간에 들어서면 밖과는 완전히 다른 공기를 만나게 된다.
이곳은 과거 광산으로 쓰이던 갱도를 그대로 활용한 공간이다. 채굴이 끝난 지 오래됐지만 지하의 지형은 그대로 남아 사계절 내내 일정한 온도의 공기를 만들어낸다. 땅속은 계절에 따른 기온 변동 폭이 지상보다 훨씬 작아서,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덜 춥게 유지되는 셈이다.
여름에도 겉옷 챙겨야 하는 200m 갱도
냉풍욕장 내부에는 약 200m 길이로 만든 갱도 관람로가 있다. 방문객은 이 길을 따라 걸으며 폐광에서 나오는 찬바람을 그대로 몸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걷는 거리가 짧지 않지만 경사가 심하지 않아 아이나 어르신도 큰 어려움 없이 지나갈 수 있다. 다만 안쪽 온도가 낮다 보니 반팔이나 얇은 옷차림으로 들어갔다가 예상보다 서늘한 공기에 놀라는 경우가 많다.
갱도 안쪽에는 간단한 조형물과 쉼터도 마련돼 있어, 그냥 지나치기보다는 잠시 앉아 찬 공기를 즐기며 쉬어가는 방문객도 눈에 띈다. 사진을 남기기 좋은 지점도 곳곳에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이나 연인, 친구끼리 함께 찾아 추억을 남기기에도 좋다.
찬바람으로 키운 버섯, 직판장에서 만난다
냉풍욕장이 남다른 또 다른 이유는 이 찬바람이 관광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갱도에서 나오는 찬 공기와 물은 인근 농가에서 양송이버섯을 기르는 데도 쓰인다. 서늘한 환경에서 잘 자라는 버섯 특성상 이 공기가 재배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냉풍욕장 옆에는 농특산물 직판장이 자리하고 있어 이렇게 기른 양송이버섯을 비롯한 지역 농산물을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직판장에서는 양송이버섯 외에도 계절에 따라 지역에서 나는 다양한 농산물을 함께 만나볼 수 있어, 시원한 바람을 쐬고 나오는 길에 장바구니를 채우는 재미도 쏠쏠하다.
무료입장에 볼거리까지, 놓치면 아쉬운 두 달
냉풍욕장은 지난 6월 25일부터 오는 8월 31일까지 요일 구분 없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입장료는 따로 없어 누구나 부담 없이 들를 수 있다.
여름 성수기에는 보령시민이 참여하는 버스킹 공연과 농촌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열려, 그저 더위만 피하고 돌아가기보다 잠시 머물며 지역 분위기를 느끼기에도 좋다. 이런 부대 행사는 시기와 요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방문 전 확인해보는 게 안전하다.
자가용으로 움직이면 더 알찬 하루
찾아갈 때는 대중교통보다 자가용을 이용하는 편이 훨씬 수월하다. 대천해수욕장이나 보령머드축제 개최지와도 거리가 가까워 여름 보령 여행 코스에 함께 묶어 다니는 사람도 많다. 오전에는 대천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한낮 더위가 절정에 달할 무렵 냉풍욕장으로 이동해 더위를 식히는 식으로 일정을 짜는 경우도 흔하다.
오후 6시 이후에는 입장이 마감되니 오전이나 이른 오후 시간대에 여유 있게 방문하는 게 좋다. 여름 성수기 주말에는 방문객이 몰릴 수 있어, 평일이나 이른 시간대를 노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냉풍욕장 나들이 후 허기 달래줄 보령 현지인 추천 식당 3곳
보령 냉풍욕장에서 시원한 바람으로 더위를 식혔다면, 이제는 지역에서 이름난 식당을 찾아 든든하게 배를 채울 차례다.
가장 먼저 눈여겨볼 곳은 사골 육수의 깊은 맛을 자랑하는 '김가네사골수제비'다. 일반적인 해물 베이스가 아닌 푹 끓여낸 사골 국물을 사용해 국물이 진하고 고소하다. 부드러운 수제비 반죽과 도가니가 어우러져 냉풍욕장에서 차가워진 몸을 따뜻하게 데우기에 좋다.
보령 앞바다의 신선한 해산물을 맛보고 싶다면 '오양손칼국수'로 향하는 것도 좋다. 도톰한 갑오징어와 감자가 푸짐하게 들어간 칼국수로 오랜 시간 사랑받아 온 식당이다. 정성껏 담근 겉절이 김치와 칼국수의 궁합이 좋다.
마지막으로 짭조름한 밥도둑을 찾는다면 '수정식당'을 권한다. 이곳은 밴댕이조림 하나로 보령 일대를 꽉 잡은 향토 식당이다. 매콤달콤한 양념에 졸여낸 밴댕이와 정갈하게 차려지는 밑반찬들은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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