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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따라 걷는 산책로를 찾는 사람들 사이에서 경북 포항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이 눈길을 끌고 있다. 포항 남구와 호미곶면 일대를 잇는 이 해안 산책로는 낡았던 일부 구간이 정비되면서 다시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지난 2월 메트로신문 보도에 따르면, 포항시는 12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탐방로 곳곳의 노후 시설을 손보고 절벽 구간 안전시설을 보강했다. 방문객이 많이 찾는 구간에는 바다 위로 뻗은 데크길도 새로 놓였다.
12억 들인 정비사업, 바다 위로 뻗은 새 데크길
정비 이후 눈에 띄게 달라진 구간은 2코스 '선바우길'이다. 전체 길이 6.5㎞인 이 코스 가운데, 약 1.3㎞ 구간에 바다 위를 걷는 해상 데크길이 새로 놓였다. 파도가 바로 아래에서 부서지는 모습을 보며 걷는 구간으로, 선녀가 내려와 놀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하선대와 사람 형상을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은 미인바위 등 바위 지형이 이어진다.
이곳은 오후 5시부터 6시 사이에 걷는 사람이 많다. 해가 기울면서 바위와 바다가 붉은빛으로 물드는 시간대이기 때문이다. 코스 끝에는 흥환간이해수욕장이 있는데, 백사장이 넓고 인적이 드물어 야영이나 차박을 하는 이들도 종종 눈에 띈다. 2코스는 초입에 완만한 언덕이 있지만, 이후로는 대부분 평탄한 데크길이라 걷는 부담이 크지 않다.
설화와 전설이 이어지는 1·3코스
포항 남구 일월동에서 시작하는 1코스 '연오랑세오녀길'은 삼국유사에 나오는 연오랑과 세오녀 설화를 소재로 조성됐다. 길이 6.1㎞, 소요 시간은 1시간 30분 안팎이며 난이도가 낮아 아이나 부모를 동반한 나들이객이 걷기에 무리가 없다. 도구해수욕장의 모래사장과 소철 군락을 지나 임곡리 마을 골목에 그려진 벽화를 볼 수 있고, 종점인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에 오르면 영일만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2코스에서 이어지는 3코스 '구룡소길'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길이 7.5㎞로 소요 시간이 2시간 30분 정도로 길고, 해안절벽을 따라 난 바윗길과 대동배1리·2리 사이의 산길을 지나야 해 난이도가 1코스보다 높다. 이름의 기원이 된 구룡소는 고려 충렬왕 때 아홉 개의 돌개구멍에서 아홉 마리 용이 하늘로 올랐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이다. 발산리 구간에는 천연기념물 제371호로 지정된 병아리꽃나무 군락과 모감주나무도 자리하고 있어, 여름철에는 노란 꽃을 함께 볼 수 있다.
해가 가장 먼저 닿는 4코스 호미길 '상생의 손'
4코스 '호미길'은 대동배마을에서 시작해 호미곶 해맞이광장까지 이어진다. 길이는 5.3㎞, 소요 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다. 이 구간에서는 계단 모양으로 층을 이룬 해안단구 지형을 볼 수 있는데, 오랜 세월 바닷속에 잠겨 있던 땅이 솟아오르며 만들어진 지형이다. 독수리 부리를 닮은 독수리바위는 일몰 촬영지로 유명하고, 대보 방파제의 붉은 등대 옆에는 트릭아트 포토존도 마련돼 있다.
코스 끝에 자리한 국립등대박물관은 국내외 등대 자료를 모아 전시하는 국내 하나뿐인 시설이다. 광장 인근에는 5만 평 규모의 유채꽃밭이 있어, 노란 꽃이 피는 시기에는 걷는 즐거움이 더 커진다. 광장에 세워진 조형물 ‘상생의 손’은 해맞이 명소로 이름나 있어 이른 아침부터 찾는 사람도 많다.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전 구간은 해파랑길 13·14코스와 맞닿아 있다. 구룡포항과 양포항을 지나 경주 경계인 장기면 두원리까지 걸으면 전체 길이가 58㎞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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