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시원할 줄 몰랐습니다…" 한여름 더위 식히는 3km 화강암 계곡길
기암괴석과 맑은 물이 어우러져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화양구곡의 풍경. / 충북 공식 블로그, ai
기암괴석과 맑은 물이 어우러져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화양구곡의 풍경. / 충북 공식 블로그, ai

한여름에는 햇볕이 강한 해변보다 숲그늘 아래 물소리를 들으며 걷는 계곡을 찾는 사람도 많다. 충북 괴산은 그런 여름 여행지로 잘 맞는 지역이다. 산이 깊고 계곡이 길게 이어져 한낮에도 도심보다 서늘한 공기를 느낄 수 있다.

괴산군 청천면 화양리에 있는 화양구곡은 속리산국립공원 구역 안에 자리한 계곡 명소다. 화양천을 따라 난 길로 들어서면 나무 그늘이 먼저 길을 덮고, 물길 옆으로 너른 바위와 맑은 계류가 가까이 따라온다. 계곡 곳곳에는 이름이 붙은 아홉 지점이 남아 있어 산책하듯 걸으며 여름 계곡 풍경을 볼 수 있다.

경천벽에서 시작하는 화양천 물길

기괴한 암석이 하늘을 찌를 듯 수직으로 솟아 있는 제1곡 경천벽. / 충북 공식 블로그
기괴한 암석이 하늘을 찌를 듯 수직으로 솟아 있는 제1곡 경천벽. / 충북 공식 블로그

화양구곡 탐방로는 경천벽에서 시작된다. '하늘을 떠받치는 벽'이라는 이름처럼 계곡 입구에는 수직에 가까운 암벽이 서 있다. 화강암이 판 모양으로 갈라진 뒤 물과 바람에 깎이면서 계곡 주변에는 절벽과 너른 바위 지형이 만들어졌다.

숲길을 따라 완만하게 이어져 천천히 걷기 좋은 화양천의 고즈넉한 물길. / 충북 공식 블로그
숲길을 따라 완만하게 이어져 천천히 걷기 좋은 화양천의 고즈넉한 물길. / 충북 공식 블로그

경천벽을 지나면 길은 화양천을 따라 안쪽으로 들어간다. 구간마다 데크와 흙길, 임도가 섞여 있고 물길 옆으로 바위와 숲이 계속 따라온다. 길이 험한 편은 아니어서 여름철 계곡 풍경을 보며 천천히 걷기 좋다.

운영담과 읍궁암에 남은 효종과 송시열의 이야기

맑은 수면 위로 구름과 나무 그림자가 거울처럼 비치는 제2곡 운영담. / 충북 공식 블로그
맑은 수면 위로 구름과 나무 그림자가 거울처럼 비치는 제2곡 운영담. / 충북 공식 블로그

운영담은 맑은 물에 구름 그림자가 비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물빛이 깊고 맑아 날씨가 좋은 날에는 하늘과 나무 그림자가 물 위에 비친다.

넓게 펼쳐진 흰 바위 위로 효종을 향한 송시열의 일화가 얽힌 제3곡 읍궁암. / 충북 공식 블로그
넓게 펼쳐진 흰 바위 위로 효종을 향한 송시열의 일화가 얽힌 제3곡 읍궁암. / 충북 공식 블로그

화양구곡의 세 번째 지점인 읍궁암은 효종과 송시열의 일화가 전해지는 바위다. 효종이 세상을 떠난 뒤 송시열이 이 바위 위에서 크게 울었다는 이야기가 남아 있다. 계곡을 따라 놓인 바위 가운데 하나지만, 조선 후기 정치사와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함께 생각하게 하는 자리로 소개된다.

금사담과 암서재, 계곡 위에 놓인 옛 공부방

금가루가 깔린 듯한 제4곡 금사담 곁, 큼직한 바위 위에 자리 잡은 암서재다. / 충북 공식 블로그
금가루가 깔린 듯한 제4곡 금사담 곁, 큼직한 바위 위에 자리 잡은 암서재다. / 충북 공식 블로그

네 번째 지점인 금사담은 물속 모래가 금가루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맑은 물 아래로 밝은 모래와 바위가 비치고, 그 위쪽 바위에는 송시열이 제자를 가르쳤다고 전해지는 암서재가 있다.

암서재는 계곡 물길을 내려다보는 자리에 놓인 작은 건물이다. 바위와 물길, 숲이 한 화면에 담기는 위치라 화양구곡을 찾는 사람들이 사진을 많이 남기는 곳이다.

첨성대와 능운대, 와룡암으로 이어지는 바위 지형

도명산 산자락에 거대한 바위들이 층층이 위태롭게 쌓여 있는 제5곡 첨성대. / 충북 공식 블로그
도명산 산자락에 거대한 바위들이 층층이 위태롭게 쌓여 있는 제5곡 첨성대. / 충북 공식 블로그

다섯 번째 지점인 첨성대는 도명산 자락에 바위가 층층이 쌓여 있는 곳이다. 평평한 바위 위에서 별을 살폈다는 이야기가 함께 전해진다.

산책로 바로 옆에서 구름을 뚫을 듯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아오른 제6곡 능운대. / 충북 공식 블로그
산책로 바로 옆에서 구름을 뚫을 듯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아오른 제6곡 능운대. / 충북 공식 블로그

여섯 번째 지점인 능운대는 하늘 가까이 솟은 큰 바위다. 계곡 입구의 경천벽이 수직 절벽에 가깝다면, 능운대는 물길 안쪽에서 바위가 높게 솟아오른 모습으로 눈에 들어온다. 일곱 번째 지점인 와룡암은 용이 누운 모습과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학소대를 지나 파곶까지 걷는 아홉 굽이

아찔한 바위 절벽 틈새로 소나무가 자라나며 백학의 전설을 품은 제8곡 학소대. / 충북 공식 블로그
아찔한 바위 절벽 틈새로 소나무가 자라나며 백학의 전설을 품은 제8곡 학소대. / 충북 공식 블로그

여덟 번째 지점인 학소대는 절벽과 소나무가 함께 보이는 곳이다. 옛날 백학이 둥지를 틀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며, 화양천 물길과 바위 절벽을 가까이 볼 수 있는 구간이다.

아홉 번째 지점인 파곶은 넓은 흰 바위 위로 얕은 물이 흐르는 곳이다. 폭포처럼 물이 떨어지는 지형은 아니지만, 오랜 시간 물길에 깎인 바위와 잔잔한 계류가 이어져 화양구곡 탐방의 끝 지점으로 많이 찾는다.

울창한 나무 그늘이 터널을 이루며 탐방객을 맞이하는 국립공원 입구 전경. / 충북 공식 블로그
울창한 나무 그늘이 터널을 이루며 탐방객을 맞이하는 국립공원 입구 전경. / 충북 공식 블로그

화양구곡 탐방로는 전체 약 3km다. 빠르게 왕복하면 2시간 안팎이 걸리고, 각 지점에서 사진을 찍거나 물가에 머물며 걸으면 3~4시간 정도 잡는 편이 좋다.

여름에 찾아가기 전에 챙겨야 할 것들

잔잔한 에메랄드빛 계곡물. / 충북 공식 블로그
잔잔한 에메랄드빛 계곡물. / 충북 공식 블로그

화양구곡은 버스 배차 간격이 길고 탐방로 입구까지 이동 시간이 걸리는 편이라 자가용으로 찾는 방문객이 많다. 주차 요금은 소형 4000원, 대형 6000원 수준으로 안내되지만 계절과 현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방문 전 확인해야 한다.

물놀이는 지정된 구역과 정해진 기간 안에서만 허용된다. 비가 내린 뒤에는 반석이 미끄러워지고 화양천 수량도 빠르게 늘 수 있어 물가에 가까이 갈 때 조심해야 한다. 계곡길을 걸을 때는 미끄럼이 덜한 운동화나 트레킹화가 알맞고, 벌레 기피제와 생수도 미리 챙기는 편이 좋다.

화양구곡 탐방 뒤 찾기 좋은 맛집 3곳

화양구곡을 걷고 난 뒤에는 계곡 주변 식당에서 식사를 이어갈 수 있다. 탐방로 안쪽과 청천면 일대에는 산채비빔밥, 올갱이국, 능이백숙을 맛볼 수 있는 식당이 모여 있다.

동원식당은 화양구곡 탐방로 안쪽에 있는 식당이다. 산나물을 넣은 산채비빔밥과 맑은 올갱이국을 맛볼 수 있다. 계곡과 가까워 탐방을 마친 뒤 이동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예약 방문 시 차량으로 식당 근처까지 이동할 수 있다.

청천면 소재지에 있는 황금정은 올갱이국으로 알려진 식당이다. 올갱이는 다슬기를 뜻하는 충청도 사투리다. 이곳에서는 올갱이를 넣고 끓인 해장국을 맛볼 수 있다. 쌉싸름한 맛과 구수한 국물이 있어 계곡을 걷고 난 뒤 따뜻한 식사로 어울린다.

화양식당은 화양구곡 탐방로 입구에 자리한 식당이다. 여름 계곡 여행 뒤 든든한 음식을 찾는다면 능이백숙이 잘 맞다. 푹 끓인 닭 국물에 능이 향이 더해져 부모님을 모시고 찾는 식사 자리에도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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