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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장마가 지나면 강원 영월 동강 상류의 물길은 평소보다 빠르게 흐른다. 물은 절벽 아래를 따라 크게 휘고, 곳곳에서 바위에 부딪히며 흰 물거품을 만든다.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거운리 일대에 자리한 어라연은 이런 동강의 굽이와 절벽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협곡이다.
어라연의 물줄기는 정선 아우라지에서 내려온 뒤 동강 상류를 지난다. 이 구간에서는 강물이 산을 피해 돌아가듯 크게 굽고, 물길 옆으로는 오랜 침식으로 깎인 퇴적암 절벽이 서 있다. 숲 사이로 강물이 크게 휘어 흐르는 모습 때문에 '한국의 아마존'이라는 이름도 붙었다.
댐 계획이 멈춘 뒤 지켜진 동강
어라연이 지금의 모습을 남길 수 있었던 데에는 동강댐 건설 계획 철회가 있다. 정부는 2000년 6월 동강댐 건설 계획을 거둬들였다. 이후 동강 유역은 대규모 개발을 피했고, 자연 지형과 생태 환경을 보전하는 방향으로 관리됐다.
동강 일대는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보호 면적은 72.85㎢다. 어라연은 그 안에서도 협곡과 물길, 절벽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구간이다. 이곳에는 멸종위기종인 삵과 희귀식물 백부자가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연경관과 생태 가치를 인정받아 2004년 12월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14호로 지정됐다.
잣봉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동강 물길
어라연을 위에서 보려면 해발 537m 잣봉 전망대에 오르면 된다. 산행은 거운분교 앞이나 거운리 주차장에서 시작하며, 장성산을 지나면 잣봉 정상이 보인다.
정상 부근에 서면 동강 물길이 절벽 아래를 따라 크게 휘어 도는 모습이 내려다보인다. 강물은 C자 형태로 산자락을 감싸고, 굽은 물길 가운데에는 삼선암이 놓여 있다. 삼선암은 보는 위치에 따라 사람이나 동물 형상처럼 보인다는 이야기가 남아 있다.
봄에는 산길 주변에 진달래가 피고, 여름에는 절벽 위 소나무와 푸른 강물이 함께 시야에 들어온다. 장마 뒤 물이 불어나면 강줄기와 바위, 숲이 더 가까워 보인다.
물 위에서 보는 동강 협곡
동강 상류 문산리 문산나루터에서는 래프팅을 타고 어라연 협곡을 지나는 코스를 이용할 수 있다. 보트가 물길을 따라 내려가면 절벽은 머리 위로 높게 솟아 보이고, 바위 사이 여울은 몸 가까이에서 지나간다.
강 위에서는 잣봉 전망대에서 보이지 않던 절벽의 높이와 물살의 방향이 더 크게 느껴진다. 장마 전후에는 수위와 유속이 달라질 수 있어 방문 전 운행 여부와 안전 장비 착용 기준을 확인해야 한다.
강변 따라 걷는 어라연길 생태숲길
잣봉 정상에서 능선을 내려오면 어라연 전망대를 지나 삼거리로 돌아온다. 여기서 절벽 옆 길을 따라 내려가면 동강 물가와 가까운 숲길이 나온다. 숲길은 강물과 가까운 곳을 지나고 길 옆에는 활엽수가 많아 한낮에도 그늘이 생긴다. 협곡 사이로 강바람이 들어와 산길보다 서늘하게 느껴진다.
거운리 주차장에서 출발해 장성산, 잣봉 전망대, 어라연길을 지나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코스는 보통 3시간 정도 걸린다.
무료 입장·무료 주차, 방문 전 확인할 것들
어라연은 입장료가 없고, 거운리 공공 전용 주차장도 무료로 쓸 수 있다. 주차장은 약 60대 규모다. 명승지 구역에는 별도 운영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지만, 동강 일대는 생태·경관보전지역이라 차량 진입이 제한된다.
방문객은 지정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탐방로를 따라 걸어 들어가야 한다. 7월 장마철에는 강물이 빠르게 불어 탐방로 일부가 막힐 수 있다. 비가 많이 온 뒤라면 영월군 관광 안내나 현지 안내처를 통해 기상 상황과 수위를 먼저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어라연 트레킹 뒤 들르기 좋은 영월 맛집 3곳
어라연을 둘러본 뒤 거운리에서 영월 읍내로 돌아오면 식사를 할 만한 곳도 여럿 있다. 영월역 주변에는 다슬기 해장국 식당이 모여 있고, 읍내와 인근 지역에서는 막국수와 오징어불고기 같은 메뉴도 많이 찾는다.
영월역 맞은편에 있는 '성호식당'은 다슬기 해장국으로 알려진 곳이다. 동강 일대에서 나는 다슬기를 넣고 끓인 국물에 부추를 올려 낸다. 쌉싸름한 다슬기 맛과 시원한 국물이 어우러져 산행 뒤 허기진 속을 채운다.
더운 날씨에 면 요리를 찾는다면 '상동막국수'도 들러볼 만하다. 메밀면 위에 양념장을 올리고, 살얼음 낀 육수를 따로 내주는 곳이다. 육수를 조금씩 부어 먹을 수 있어 산행 뒤 남은 열기를 식히기에 알맞다.
매콤한 식사를 원한다면 '사랑방식당'의 오징어불고기를 찾을 만하다. 40년 넘게 영업해 온 이곳은 양념에 버무린 오징어를 불판에서 볶아 먹는 메뉴로 알려져 있다. 달짝지근한 맛과 매콤한 맛이 함께 나 밥과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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