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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동해안을 달리다 보면 바다와 사찰이 나란히 보이는 곳이 있다. 강원도 양양군 해안가에 자리한 낙산사다. 7번 국도를 따라 강릉 방향으로 가다 보면 소나무 숲 너머로 동해가 보이고, 바다를 마주한 절벽 위에 낙산사가 서 있다.
낙산사는 의상대사가 671년에 세운 사찰로 전해진다. 낙산사는 국내 3대 관음성지로 불리며, 세 사찰 모두 바다나 산을 곁에 두고 있지만, 낙산사는 동해를 바로 앞에 둔 사찰이라 일출 여행지로도 많이 찾는다.
관음보살 설화가 남은 낙산사
낙산사에는 의상대사가 이곳에서 관음보살의 진신을 만났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의상대사가 671년 사찰을 세운 뒤 858년 범일국사가 다시 고쳐 지었고, 조선 세조 때 큰 규모의 중건이 이뤄졌다고 알려져 있다.
경내 발굴 조사에서는 통일신라와 고려 시대 건물터, 기와 조각이 나왔다. 낙산사가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사찰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흔적들이다. 바다를 향한 풍경뿐 아니라 신라 시대 불교 유적의 자취도 경내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2005년 산불 뒤 다시 세운 전각들
낙산사는 2005년 4월 큰 산불을 겪었다. 강원 지역을 덮친 산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빠르게 번졌고, 낙산사도 큰 피해를 입었다. 당시 전체 건물 38동 가운데 21동이 불에 탔다.
2005년 산불 피해 이후 낙산사는 긴 복원 과정을 거쳤다. 불에 탔던 전각은 다시 세워졌고, 지금 경내는 대형 산불이 지나간 자리라는 사실이 쉽게 떠오르지 않을 만큼 말끔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고려 석탑과 동해 바라보는 해수관음상
낙산사 중심부에는 보물 제499호 칠층 석탑이 서 있다. 고려 시대에 만든 석탑으로, 오랜 세월 낙산사 경내를 지켜온 문화재다. 석탑 근처에는 보물 제1723호 해수관음공중사리탑과 사리장엄구도 있다.
낙산사에서 가장 크게 보이는 조형물은 해수관음상이다. 1977년에 완공된 높이 16m의 화강암 불상으로, 동해를 향해 서 있다. 대좌에는 쌍룡과 사천왕 조각이 새겨져 있어 가까이서 보면 세부 장식까지 확인할 수 있다.
이른 아침에는 해수관음상 뒤편으로 해가 오른다. 붉은빛이 바다 위에 번지고 관음상 주변까지 밝아지는 시간대라 낙산사를 찾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풍경이다.
파도 소리 들리는 홍련암과 의상대
낙산사 절벽 끝에는 강원도 문화재자료 제36호로 지정된 홍련암이 있다. 작은 암자지만 낙산사 안에서도 오래 머무는 사람이 많은 곳이다. 법당 바닥에는 아래 바다와 통하는 구멍이 있어 절벽 아래에서 부서지는 파도 소리가 안쪽까지 올라온다. 여름에는 바닷바람까지 함께 스며들어 더위를 피해 잠시 쉬어가기 좋다.
홍련암에서 멀지 않은 절벽 위에는 의상대가 있다. 1925년에 세운 정자로, 동해 수평선을 바라보기 좋은 자리에 놓였다. 2007년에는 홍련암 일대와 함께 국가지정 명승으로 지정됐다.
입장료 없이 둘러보는 낙산사
낙산사는 매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문을 연다. 입장은 오후 5시 30분까지 가능하다. 2023년 5월부터 입장료가 없어지면서 동해안 여행 중 부담 없이 들를 수 있는 사찰이 됐다.
주차장은 정문과 후문 두 곳에 있다. 승용차 기준 주차요금은 4000원이다. 홍련암과 의상대를 먼저 볼 계획이라면 후문 주차장을 이용하면 걷는 거리를 조금 줄일 수 있다. 경내에서는 휠체어를 빌릴 수 있고 장애인 전용 주차 구역도 있다. 보조견과 함께 들어가는 것도 가능하다. 여름철 오후에는 방문객이 몰릴 수 있어 마감 시간에 맞춰 가기보다 조금 일찍 도착하는 편이 좋다.
낙산사 둘러본 뒤 들르기 좋은 주변 식당 3곳
낙산사를 둘러본 뒤에는 사찰 주차장과 낙산해수욕장 주변에서 식사를 이어가기 좋다.
아침 일찍 해수관음상과 의상대 일대를 둘러본 뒤 따뜻한 국물을 찾는다면 '바람꽃해녀마을 낙산점'을 들를 수 있다. 전복뚝배기와 성게미역국을 내는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오징어순대도 함께 맛볼 수 있다.
낙산해수욕장 쪽으로 내려가면 물회와 활어회를 내는 '낙산바다회마을'도 있다. 살얼음이 낀 육수에 횟감을 넣어 먹는 물회는 여름철 동해안 여행객이 많이 찾는 메뉴다.
매콤한 생선구이 정식을 먹고 싶다면 낙산사 인근 상가의 '전라도식당'도 선택지에 넣을 수 있다. 황태양념구이 정식과 황태해장국을 내는 곳으로, 사찰을 둘러본 뒤 한식 메뉴를 찾는 여행객에게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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