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묘 아닙니다… 왕을 위해 대신 전사한 장군을 기리는 4만 5180㎡ 유적지
신숭겸장군 묘.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신숭겸장군 묘.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대구에서 주말 나들이 장소를 찾는 이들에게 흔한 고민이 하나 있다. 사람 많은 유명 관광지 대신, 비용 부담 없이 여유롭게 걸을 수 있는 곳을 찾는 일이다. 숨 막히는 무더위가 이어지는 7월과 8월 사이, 대구 동구 지묘동 일대를 지나다 보면 붉은 꽃송이가 가득 매달린 나무 아래로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곳은 대구 동구 신숭겸길에 자리한 신숭겸장군 유적지다. 고려를 세운 태조 왕건을 대신해 목숨을 내놓은 신숭겸 장군을 기리는 자리로, 평소에는 조용한 산책로로 쓰이다가 여름이 되면 배롱나무 꽃으로 뒤덮인다.

입장료·주차비 없이 열려있는 '신숭겸장군 유적지'

신숭겸장군 유적지 초입에 위치한 홍살문.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신숭겸장군 유적지 초입에 위치한 홍살문.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신숭겸장군 유적지는 경내 관람에 요금을 받지 않는다. 유적지 옆에 마련된 주차장도 요금 없이 이용할 수 있어, 나들이 비용을 아끼려는 방문객에게 부담이 적다. 개방 시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유적지 초입에 들어서면, 붉은 기둥의 홍살문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홍살문을 지나면 짙은 붉은빛 배롱나무가 길게 늘어선 산책로가 이어진다.

이곳 배롱나무 가운데 일부는 수령 400년에 이르러 보호수로 지정돼 있다. 나무가 오래 자란 만큼 줄기가 굵고 가지가 넓게 퍼져 짙은 그늘을 만든다. 초록빛 소나무 숲 사이로 붉은 배롱나무 꽃이 더 해진 이 길은 유적지 안에서도 방문객이 오래 머무는 자리다. 꽃은 7월 중순 무렵 피기 시작해 8월 말까지 이어진다.

태조를 대신해 전사한 장군을 기린 표충재

대구 신숭겸장군 충렬문.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대구 신숭겸장군 충렬문.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신숭겸은 고려를 세운 공신 가운데 한 명이다. 918년 배현경, 홍유, 복지겸 등과 함께 궁예를 몰아내고 왕건을 왕으로 세우는 데 함께했다. 927년 대구 공산에서 후백제 견훤의 군대와 맞서 싸우던 왕건이 포위돼 위태로운 처지에 놓이자, 신숭겸은 왕건의 옷으로 갈아입고 대신 나서 싸우다 목숨을 잃었다.

왕건은 신숭겸의 시신을 거둬 광해주, 지금의 춘천에 묻었다. 또한 그가 목숨을 잃은 자리에 순절단과 지묘사를 세워 명복을 빌었다. 1607년에는 경상도관찰사 유영순이 옛 절터에 표충사를 짓고 신숭겸을 모셨다. 이후 1871년 서원철폐령으로 표충사가 헐리자, 후손들이 표충재를 다시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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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숭겸장군 유적지 내에 위치한 동상.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현재 유적지 안에는 표충재와 순절단, 충렬비 등이 남아 있고, 전체 지정 면적은 4만5180㎡에 이른다. 1982년 3월 4일 대구시 기념물 제1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유적지 관람 마치고 들르기 좋은 지묘동 국숫집

신숭겸장군 유적지를 둘러본 뒤에는 걸어서 멀지 않은 지묘동에서 점심을 해결할 수 있다. 이 일대에는 콩국수를 파는 연천콩국수가 있어, 여름철 방문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다. 이곳은 경기도 연천에서 재배한 콩을 매일 삶고 갈아 국물을 낸다.

메뉴는 콩국수와 메밀콩국수를 중심으로 동죽칼국수·메밀막국수·비빔국수 등이 있다. 매주 목요일은 정기 휴무다. 나머지 요일에는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하며,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는 브레이크타임이다. 붉은 배롱나무 꽃을 둘러본 뒤 시원한 콩국수 한 그릇으로 더위를 식히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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