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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연화산 자락을 따라 오르면 산길 한가운데에서 황금빛 불두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높이만 8m에 달하는 불두는 몸통까지 완성될 경우 100m가 넘는 불상으로 조성될 예정이라고 알려져 있다. 입구에서부터 규모가 남다른 이 사찰이 대한불교 열반종의 본산인 와우정사다.
서울에서 한 시간 남짓 달려 닿는 와우정사는 거리만 놓고 보면 가까운 수도권 사찰이다. 하지만 경내에 들어서면 단청과 기와지붕 사이로 인도와 미얀마, 태국식 불상과 조형물이 함께 보여 한국 산사 안에 동남아 불교 문화가 들어온 듯한 풍경이 펼쳐진다.
분단을 겪은 실향민이 세운 사찰
와우정사는 한 실향민의 개인사에서 출발한 사찰이다. 창건자인 해월삼장법사는 남북 분단으로 고향을 떠난 인물로, 1970년 무렵 통일과 평화를 기원하며 이 절을 세웠다. 와우정사가 호국 사찰의 의미를 함께 지닌 것도 이 때문이다. 일반적인 사찰이 수행과 기도의 공간으로 알려져 있다면, 와우정사는 민족 화합이라는 메시지를 경내 곳곳에 담고 있다.
경내에 들어서면 무게 12톤에 이르는 대형 범종 '통일의 종'이 먼저 시선을 끈다. 세계 여러 성지에서 가져온 돌로 쌓았다는 '통일의 돌탑'도 함께 볼 수 있다. 두 조형물은 종교적 상징을 넘어 분단의 현실과 평화에 대한 바람을 함께 담은 공간으로 남아 있다.
48개 봉우리가 감싼 연화산 자락
와우정사가 자리한 연화산은 48개의 봉우리가 사찰 주변을 감싸는 산세로 알려져 있다. 산길을 따라 경내로 들어서면 바깥 도로의 소음이 멀어지고, 절 안쪽으로 갈수록 숲에 둘러싸인 느낌이 짙어진다. 7월에는 나무가 가장 푸르게 우거져 산 전체가 짙은 초록빛을 띠고, 그 사이로 황금빛 불상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산중에 있는 사찰이지만 이동이 어렵지는 않다. 절 입구 가까이까지 차량으로 들어갈 수 있고, 주차 공간도 마련돼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도 찾기 편하다.
인도네시아산 향나무로 만든 거대한 목조 와불
와우정사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불상은 목조 와불이다. 인도네시아에서 들여온 향나무를 깎아 만든 불상으로, 길이 12m, 높이 3m 규모에 이른다.
경내에는 목조 와불 외에도 큰 규모의 불교 조형물이 곳곳에 자리한다. 황동 10만 근을 들여 약 10년에 걸쳐 만들었다는 장육오존불, 백옥과 청옥을 함께 써서 조성한 석가모니 불고행상도 볼 수 있다.
세계 불교 박물관처럼 둘러보는 세계만불전
절 안쪽의 세계만불전에는 인도와 미얀마, 스리랑카, 중국, 태국 등 여러 나라에서 가져온 불상 3000여 점이 놓여 있다. 불상은 나라에 따라 표정과 자세, 옷 주름, 손 모양이 조금씩 다르다.
경내에는 팔리어와 산스크리트어로 기록된 경전, 진신사리를 모신 공간도 있다. 팔리어는 남방 상좌부 불교권에서 많이 쓰인 언어로 알려져 있다. 여러 나라의 불상과 경전 자료가 함께 남아 있어, 불교문화에 관심이 있는 여행객이라면 천천히 둘러볼 만하다.
무료입장과 방문 전 알아둘 점
와우정사는 매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열며,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입장료와 주차비를 받지 않고 별도 예약 절차도 없어 당일 나들이 코스로 찾기 쉽다.
경내는 입구에서 시작해 황금빛 불두와 열반전, 세계만불전, 목조 와불을 차례로 둘러보는 동선으로 잡으면 된다. 전체를 천천히 돌아보는 데는 대략 1시간 30분 정도가 걸린다. 다만 사찰이 산자락에 자리한 만큼 일부 구간은 계단과 오르막이 있어 편한 신발을 신고 가는 편이 안전하다.
와우정사 나들이의 여운을 더해줄 맛집 3선
와우정사 경내를 따라 걷다 보면 황금빛 불두와 목조 와불, 세계만불전까지 둘러보는 데 생각보다 시간이 걸린다. 산자락을 오르내리는 구간도 있어 관람을 마친 뒤에는 가까운 식당에서 한 끼를 더하기 좋다.
가볍게 한식 한 그릇을 먹고 싶다면 해곡동의 '수벌산채비빔밥'을 추천한다. 와우정사와 가까운 곳에 있는 식당으로, 나물과 채소를 넣은 산채비빔밥을 중심으로 차려낸다.
시원한 면 요리가 생각난다면 '막국수예원'을 찾으면 된다. 들깨 막국수와 동치미 막국수를 내는 곳으로, 산길을 걸은 뒤 부담 없이 먹기 좋은 메뉴가 많다. 막국수와 함께 수제 돈가스도 많이 찾는 편이라 아이와 함께 온 가족도 메뉴를 고르기 어렵지 않다.
고기 메뉴로 식사를 마무리하고 싶다면 운학동 쪽의 '와우고기'가 있다. 정육식당으로 운영되는 곳이라 고기를 골라 바로 구워 먹을 수 있다.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주차 공간도 마련돼 있어 차량으로 움직이는 와우정사 방문객이 식사 장소로 잡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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