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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봉화 명호면으로 들어서는 국도를 따라가면, 산자락 사이로 좁은 길이 이어진다. 청량산도립공원 초입에 차를 세우고 걷기 시작하면, 계곡을 타고 내려오는 서늘한 바람과 흙냄새가 먼저 몸을 감싼다. 장인봉과 금탑봉을 비롯한 12개 봉우리가 사방을 두르고, 그 안쪽 절벽이 병풍처럼 펼쳐진 자리에 청량사가 자리한다.
청량사는 신라 문무왕 3년인 663년에 처음 세워진 것으로 전해진다. 원효대사가 이곳을 골라 터를 잡았다는 이야기도 오래전부터 내려온다. 산세와 지형만 봐도 1300년 넘는 시간 동안 이곳이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온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초여름 녹음이 짙어지는 7월이면, 청량산의 산중 사찰은 한층 더 깊은 색을 띤다.
청량사, 663년 원효대사가 터를 잡았다는 산중 고찰
해발 약 870m 청량산 중턱에 자리한 청량사는 청량산도립공원 안에 있는 고찰이다. 창건 당시에는 승당을 비롯해 27개에 이르는 부속 건물을 갖춘 사찰로 전해진다. 인근 연대사를 비롯해 26개 안팎의 암자도 함께 자리해 신라 불교의 주요 수행처로 꼽혔다.
이후 여러 차례 화재와 중창을 거치면서 사찰 규모는 크게 줄었다. 지금은 내청량과 외청량 두 공간으로 나뉘어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유리보전에 봉안된 불상의 복장 기록에는 연대사라는 이름이 남아 있어 청량사가 본래 이 이름으로 불렸을 가능성도 전해진다.
유리보전과 보물로 지정된 불상
청량사 본전에 해당하는 유리보전은 경북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약사여래불을 봉안하고 있어 약사전으로도 불린다. 건물은 앞면 3칸, 옆면 2칸 규모이며 지붕 옆면이 팔(八)자 모양을 이루는 팔작지붕 형태를 갖췄다.
대들보 아래 사이기둥을 세워 후불벽을 만든 방식은 다른 사찰에서 보기 드문 구조다. 세찬 산바람을 견디도록 건물을 낮게 지었고, 법당 앞이 절벽과 맞닿아 있어 마당의 폭은 좁은 편이다.
유리보전 안에는 2016년 보물로 지정된 건칠약사여래좌상 및 복장유물이 봉안돼 있다. 유리보전 옆 지장전에는 조선 전기에 조성된 목조지장보살삼존상이 모셔져 있으며, 이 불상은 2010년 보물로 지정됐다. 여기에 경북 유형문화유산인 건칠보살좌상 및 복장유물까지 더해져 작은 산중 사찰 안에 문화유산 여러 점이 함께 남아 있다.
절벽 끝 응진전에서 보는 청량산 풍경
외청량에 자리한 응진전은 원효대사가 머물렀다고 전해지는 암자다. 663년에 세워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절벽 가장자리에 걸친 듯한 자리에 있다. 마루에 서면 발아래로 절벽이 드러나고, 시야 앞으로는 청량산 능선과 기암괴석이 펼쳐진다.
이곳은 청량산 안에서도 조망이 뛰어난 지점으로 꼽힌다. 청량사 주변에는 연대와 망선암 등 크고 작은 암자가 흩어져 있어, 이들을 잇는 길을 따라 걸으면 산 전체를 천천히 둘러볼 수 있다. 여름철 숲 내음과 산바람을 맞으며 걷다 보면, 도심의 분주함도 자연스럽게 멀어진다.
청량사 탐방 정보와 인근 산나물 식당
청량사는 연중무휴로 개방되며, 입장료는 무료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청량산도립공원 입구에는 주차장과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마련돼 있다.
청량사에서 내려오는 길목에는 산나물 비빔밥을 내는 '청포도식당'이 있다. 산행을 마친 방문객들이 자주 찾는 곳으로, 버섯을 활용한 반찬을 함께 내는 점이 눈에 띈다.
대표 메뉴인 산나물 비빔밥은 고추장을 적게 넣어, 나물 본연의 맛을 살리는 것이 특징이다. 된장찌개에는 두부가 넉넉히 들어가며, 인공 조미료 대신 직접 만든 조미료를 사용한다. 영업시간은 매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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