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붐비는 제주도가 부담스럽다면…" 기암괴석과 노을을 함께 보는 조용한 섬 여행지
한적한 모래해변 위로 에메랄드빛 바닷물이 밀려오고 있다. / 인천섬포털
한적한 모래해변 위로 에메랄드빛 바닷물이 밀려오고 있다. / 인천섬포털

인천 연안부두에서 배를 타고 덕적도에 도착한 뒤, 작은 여객선으로 갈아타 15분쯤 더 가면 문갑도가 나온다. 인천 옹진군 덕적면에 자리한 섬으로 육지에서는 약 54.6㎞ 떨어져 있다. 배를 두 번 타야 한다는 번거로움 때문에 다른 섬에 비해 방문객이 적고, 여름 성수기에도 비교적 조용한 편이다.

문갑도는 면적 3.54㎢의 작은 섬이지만 해안선은 11㎞에 이르며, 섬 한가운데 솟은 해발 276m 깃대봉을 중심으로 숲길과 해변, 갯벌이 가까이 이어진다. 이동 거리가 길지 않아 산길을 걷다가 해변으로 내려가 쉴 수 있고, 갯벌과 해안 바위까지 한 번에 둘러볼 수 있다.

덕적도에서 배를 갈아타야 만나는 문갑도

해안 절벽과 울창한 숲 사이에 아늑하게 자리 잡은 문갑도 해변의 전경 사진. / 인천섬포털
해안 절벽과 울창한 숲 사이에 아늑하게 자리 잡은 문갑도 해변의 전경 사진. / 인천섬포털

문갑도로 가려면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덕적도행 배를 탄 뒤, 덕적진리선착장에서 나래호로 갈아타야 한다. 덕적도에서 문갑도까지는 약 15분이 걸리지만 배를 두 번 타야 하는 만큼 출발 시간과 환승 시간을 미리 살펴봐야 한다.

나래호는 날짜에 따라 섬을 들르는 순서가 달라진다. 짝수일에는 문갑도를 시작으로 지도와 울도, 백아도, 굴업도 순서로 운항하고, 홀수일에는 반대 방향으로 섬을 돈다. 같은 배를 타더라도 방문 날짜에 따라 문갑도에 도착하는 시간과 돌아오는 시간이 달라질 수 있어 당일 일정이라면 시간표 확인이 빠질 수 없다.

문갑도는 덕적도와 소야도, 굴업도, 백아도, 울도, 지도 등이 모인 덕적군도에 속한다. 날짜별 운항 순서와 숙박 일정을 잘 맞추면 문갑도만 둘러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인근 섬까지 함께 여행할 수 있다.

인천 연안권 여객선은 '가보고 싶은 섬' 온라인 예매 시스템을 통해 예약할 수 있는데, 여름 성수기 주말에는 배편이 금세 매진되는 경우가 많아 미리 예약해두는 편이 안전하다.

깃대봉을 돌아 나오는 7.3㎞ 해누리길

해누리길 산책로를 따라 기와지붕 정자와 작은 생태연못이 조성돼 있다. / 인천섬포털
해누리길 산책로를 따라 기와지붕 정자와 작은 생태연못이 조성돼 있다. / 인천섬포털

문갑도에서 산길을 걷고 싶다면 해발 276m 깃대봉으로 이어지는 해누리길을 따라가면 된다. 한월리해변에서 출발해 문갑리마을과 깃대봉 정상, 진고개해변을 거쳐 다시 한월리해변으로 돌아오는 7.3㎞ 코스로, 같은 장소에서 걷기 시작해 돌아올 수 있다. 

깃대봉 정상에 탁 트인 서해 바다를 사방으로 내려다볼 수 있는 목재 전망대. / 인천섬포털
깃대봉 정상에 탁 트인 서해 바다를 사방으로 내려다볼 수 있는 목재 전망대. / 인천섬포털

깃대봉 정상에는 전망 데크가 마련돼 있다. 데크에 오르면 문갑도의 굽이진 해안과 바다 건너 작은 섬들이 넓게 보인다. 해누리길 곳곳에는 표지석과 안내판이 설치돼 있어 처음 방문한 사람도 길을 찾기 어렵지 않다. 

모래해변 세 곳과 해안에 남은 기암괴석

오랜 세월 바람과 파도에 깎여 멍에처럼 구멍이 숭숭 뚫린 해안 기암괴석. / 인천섬포털
오랜 세월 바람과 파도에 깎여 멍에처럼 구멍이 숭숭 뚫린 해안 기암괴석. / 인천섬포털

문갑도에는 문갑해수욕장과 이루너머해수욕장, 한월리해수욕장이 있다. 문갑해수욕장은 길이 약 700m, 너비 약 50m로 모래밭이 넓어 여름철 물놀이 장소로 많이 찾는다. 해변 주변에 텐트를 칠 만한 공간도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이 머물기 좋다.

이루너머해수욕장은 마을에서 바로 이어지지 않아 등산로를 따라 걸어가야 한다. 이동이 조금 번거로운 대신 방문객이 적어 조용히 바다를 보고 싶은 사람에게 어울린다. 한월리해수욕장 주변에서는 벼락바위와 얼굴바위, 사자바위 등 이름 붙은 바위도 볼 수 있다.

사자바위는 표면 곳곳이 작은 구멍처럼 파여 있어 벌집바위라고도 불린다. 흑운모 화강암이 오랜 시간 바닷물과 소금기 섞인 바람을 맞으며 깎여 지금의 모양이 만들어졌다.

물때 맞춰 즐기는 갯벌 체험과 무료 야영

헬기 착륙장과 선착장 시설 옆으로 활처럼 완만하게 휜 문갑도 마을 앞 해안선이 펼쳐져 있다. / 인천섬포털
헬기 착륙장과 선착장 시설 옆으로 활처럼 완만하게 휜 문갑도 마을 앞 해안선이 펼쳐져 있다. / 인천섬포털

문갑도 갯벌은 썰물 때 바지락과 낙지, 소라 등을 잡아볼 수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이 찾는다. 바닷물이 빠지는 시간이 날마다 달라 출발 전 물때표를 확인해야 하며, 체험 시간도 그에 맞춰 잡는 편이 좋다. 아이와 함께 간다면 장화와 장갑, 작은 호미를 챙기고 물이 다시 들어오기 전 갯벌에서 나와야 한다.

한월리해수욕장에는 화장실과 개수대가 마련돼 있으며 별도의 야영료 없이 텐트를 칠 수 있다. 숙박 시설이 많지 않은 섬이라 해변 야영을 계획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낮에는 바다와 갯벌을 둘러보고, 밤에는 불빛이 많지 않은 해변에서 별을 볼 수 있다.

마을 벽화에 담긴 문갑도의 생활 모습

문갑리 골목을 걷다 보면 오래된 담장에 그려진 벽화가 이어진다. 문갑벽화마을로 불리는 곳으로, 고기잡이와 굴 채취, 새우잡이, 빨래, 다듬이질, 우물가 풍경 등 섬 주민들이 살아온 모습이 담겨 있다.

벽화는 별도의 전시 공간에 모여 있지 않고 주민들이 생활하는 골목 곳곳에 그려져 있다. 해누리길과 해변을 둘러본 뒤 마을길로 들어서면 산과 바다에서는 볼 수 없던 문갑도의 생활 풍경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지금도 주민들이 오가는 길인 만큼 큰 소리를 내거나 집 안쪽을 들여다보는 행동은 피하는 편이 좋다.

배 타기 전 들르기 좋은 인천 연안부두 식당 3곳

문갑도로 가는 배가 출발하는 인천 연안여객터미널 주변에는 회무침과 해산물, 매운탕을 파는 식당이 모여 있다. 

'금산식당'은 밴댕이회무침으로 알려진 곳이다. 밴댕이회에 양념과 채소를 넣어 무친 뒤 밥과 함께 비벼 먹는다. 상추와 참기름을 더하면 매콤하고 고소한 맛이 살아난다. 

'충청도7호'에서는 활어회와 낙지, 전복, 조개가 들어간 탕 요리를 먹을 수 있다. 여러 해산물이 들어간 국물 메뉴를 찾는 사람에게 맞고, 회와 매운탕을 함께 주문하기도 한다. 

'맘모스회센터'는 여러 횟집이 한곳에 모인 형태다. 수족관에서 고른 생선을 바로 손질해 회로 내며, 식사 끝에는 매운탕을 곁들일 수 있다. 메뉴와 가격을 비교한 뒤 원하는 횟집을 골라 들어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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