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까지 갈 필요 없겠네…" 397m 산에서 한려수도 전체가 펼쳐지는 트레킹 코스
사량도 지리망산의 아찔한 바위 암릉을 따라 목재 데크 계단길이 길게 이어져 있다. / 지역N문화,  ai
사량도 지리망산의 아찔한 바위 암릉을 따라 목재 데크 계단길이 길게 이어져 있다. / 지역N문화,  ai

경남 통영항에서 배를 타고 40분가량 가면 상도와 하도로 나뉜 사량도가 보이기 시작한다. 포구로 들어설 무렵에는 섬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바위 능선이 눈앞에 펼쳐진다. 사량도 지리산은 해발 397.6m로 높지 않지만, 산길에는 가파른 바위 구간과 폭이 좁은 능선이 많다.

산림청이 선정한 100대 명산 가운데 섬에 자리한 산으로, 높이에 비해 암릉 구간이 길고 경사도 가파른 편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 안에 있어 능선에 오르면 남해 바다와 주변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섬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바위 능선

사량대교가 내려다보이는 산 정상부의 험준한 바위 능선 전경. / 한국관광공사,  ai
사량대교가 내려다보이는 산 정상부의 험준한 바위 능선 전경. / 한국관광공사,  ai

사량도 지리산은 상도 중앙에 자리한 해발 397.6m 봉우리다. 정상에서 서쪽으로 길을 잡으면 달바위와 가마봉, 연지봉, 옥녀봉이 차례로 나오고, 이 산줄기가 섬을 동서로 길게 가른다. 능선에서는 남해 바다와 주변 섬을 여러 방향에서 바라볼 수 있다.

산길에는 바위가 드러난 좁은 구간과 가파른 오르막이 번갈아 나온다. 봉우리 하나를 넘을 때마다 길의 높낮이와 모양도 달라지고, 파도와 바람에 깎인 바위들이 능선 곳곳에 남아 있다.

로프와 출렁다리가 놓인 암릉 코스

바위 봉우리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연결하고 있는 사량도 지리망산 출렁다리의 모습. / 한국관광공사
바위 봉우리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연결하고 있는 사량도 지리망산 출렁다리의 모습. / 한국관광공사

사량도 지리산 등산로에는 로프를 잡고 바위를 오르는 구간이 여러 곳 있다. 경사가 심한 바위에는 철계단이 놓여 있고, 폭이 좁은 능선에서는 발을 디딜 자리를 살피며 천천히 걸어야 한다. 바위길이 부담스럽거나 높은 곳이 어려운 사람을 위한 우회로도 따로 마련돼 있다.

향봉과 연지봉 사이에는 길이 39m와 22m인 출렁다리 두 개가 놓여 있다. 다리 아래로 해안과 바다가 내려다보이고, 바람이 강한 날에는 흔들림도 커진다. 난간을 잡고 두 다리를 건넌 뒤 뒤를 돌아보면 지나온 봉우리와 바위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체력과 일정에 맞춘 코스 선택

체력에 맞춰 코스를 선택해 오를 수 있는 사량도의 가파르고 거친 암릉 산세. / 지역N문화
체력에 맞춰 코스를 선택해 오를 수 있는 사량도의 가파르고 거친 암릉 산세. / 지역N문화

사량도 지리산 등산로는 출발지와 산행 시간에 따라 네 개 코스로 나뉜다. 가장 많이 걷는 1코스는 돈지에서 출발해 지리산 정상과 달바위, 가마봉, 옥녀봉을 지난 뒤 진촌 금평항으로 내려간다. 거리는 선택하는 길에 따라 약 6.5~8㎞이며, 완주까지 4시간 30분가량 걸린다. 바위길과 철계단이 많아 밑창이 잘 미끄러지지 않는 등산화와 장갑을 챙겨야 한다.

긴 종주가 부담스럽다면 옥동에서 출발하는 2코스를 고를 만하다. 불모산과 가마봉을 지나 내려오는 약 5㎞ 코스로, 산행 시간은 3시간 안팎이다. 3코스와 4코스도 3시간가량 걸려 당일 배편에 맞춰 산을 둘러보려는 사람에게 알맞다. 섬을 빠져나가는 마지막 배 시간을 먼저 확인한 뒤 하산 지점과 산행 코스를 정해야 여유 있게 움직일 수 있다.

비가 내린 뒤에는 바위와 철계단이 미끄럽고, 바람이 강한 날에는 좁은 능선과 출렁다리를 건너기 힘들다. 출발 전 통영시와 사량면사무소 안내를 살펴보고, 현장에서 산길 통제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옥녀봉에 남은 설화와 최영 장군 사당

기와지붕과 붉은 문이 돋보이는 통영 사량도의 최영 장군 사당 입구 모습. / 지역N문화
기와지붕과 붉은 문이 돋보이는 통영 사량도의 최영 장군 사당 입구 모습. / 지역N문화

능선 끝에 자리한 옥녀봉에는 고려 말 최영 장군과 옥녀에 얽힌 설화가 있다. 최영 장군을 사모하던 옥녀가 오랜 기다림 끝에 봉우리가 됐다는 이야기다. 진촌마을에는 최영 장군을 모신 사당도 남아 있으며, 경남 문화재자료로 지정돼 있다. 

돌탑들과 '옥녀봉'이라 적힌 석조 정상석이 세워져 있는 사량도 옥녀봉 정상의 풍경. / 지역N문화
돌탑들과 '옥녀봉'이라 적힌 석조 정상석이 세워져 있는 사량도 옥녀봉 정상의 풍경. / 지역N문화

산에서 내려온 뒤에는 대항해수욕장으로 이동해 더위를 식힐 수 있다. 2001년 문을 연 사량도의 해수욕장으로 야영장과 샤워 시설이 마련돼 있으며 차량도 들어갈 수 있다. 해변에서 쉬거나 바닷물에 발을 담근 뒤 금평항 주변 식당으로 이동하면 통영 앞바다에서 잡은 생선과 해산물로 식사할 수 있다.

배편과 준비물, 이용 안내

통영 사량도 풍경. / 지역N문화
통영 사량도 풍경. / 지역N문화

사량도로 가는 배는 통영 가오치항과 사천 삼천포항, 고성 용암포항에서 탈 수 있다. 가오치항에서 금평항까지는 약 40분이 걸리며, 평일에는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 50분 사이에 운항한다. 주말에는 한 시간 간격으로 배가 다니는 경우가 많다. 삼천포항과 용암포항에서는 내지항으로 들어갈 수 있고, 용암포항에서 출발하면 약 20분으로 이동 시간이 가장 짧다.

지리산 산행에는 별도 입산료가 없다. 계절에 관계없이 오를 수 있지만 배 운항 시간과 날씨는 먼저 확인해야 한다. 섬 안에는 매점이나 편의시설이 많지 않아 물과 간식을 미리 챙겨야 하며, 바위 구간이 많은 만큼 긴소매와 긴바지, 장갑, 바람막이도 준비하는 편이 좋다.

산행 뒤 들르기 좋은 금평항 식당 3곳

사량도 지리산 산행을 마치고 금평항으로 내려오면 진촌마을 주변에서 식사할 수 있다. 항구 인근에는 멍게비빔밥과 회덮밥, 해물짬뽕 등을 파는 식당이 모여 있어 배 출항 전 들르기 좋다.

'옥녀봉식당'은 멍게비빔밥과 회덮밥을 주로 내는 곳이다. 멍게와 채소를 밥에 넣고 양념과 함께 비벼 먹으며, 지리탕이나 매운탕을 곁들이기도 한다. 

'금평반점'은 해물짬뽕으로 알려진 중국집이다. 오징어와 조개 등 해산물을 넣은 국물에 면을 담아 내며, 산행을 마친 등산객이 많이 찾는다. 

'명동식당'은 진촌마을 골목에 자리한 오래된 식당이다. 낚시객과 등산객이 주로 찾으며, 금평항에서도 멀지 않다. 배 시간을 확인한 뒤 항구 주변에서 식사를 마치고 이동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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